극우 극단주의자 그룹이 꾸민 납치 시도가 내전이 임박했다는 징후라고 말한다면, 독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여길지 모른다. 하지만 현대의 내전은 바로 이런 자경단원들에서 시작된다. 무장한 전투원들이 사람들에게 직접 폭력을 행사하면서 시작되는 것이다. 민병대는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충돌을 규정하는 특징이다.

미국인이라면 모두 그렇겠지만, 나 역시 1월 6일 벌어진 사태에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무척 익숙한 광경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선거에서 패배한 뒤 뻗대는 모습을 보니 마두로나 그바그보 같은 다른 대통령들이 떠올랐다. 2015년 베네수엘라 선거를 몇 달 앞두고 마두로는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대통령 자리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그바그보는 2010년 코트디부아르 선거가 끝난 뒤 표를 도둑질당했다고 주장하면서 권력 이양을 거부했다. 베네수엘라는 권위주의로 치달았고, 코트디부아르는 내전으로 빠져들었다.

공화당은 총기 소유권 같은 핵심적인 정책에 호소하고, 이민과 미국의 인구 구성 변화(2045년에 이르면 백인이 과반수에 미달할 것으로 예상된다)에 대한 불안에 편승하면서, 농촌 백인들의 표를 점점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민주당은 본질적으로 정반대로 움직이면서 ─ 총기 접근성을 제한하고, 미국 도시의 풍경을 뒤바꾸는 다양성을 끌어안음으로써 폭력을 줄이려고 하면서 ─ 점점 도시 정당이 되었다. 오늘날 농촌과 도시의 분열이야말로 민족을 지향하는 시민과 글로벌을 지향하는 시민 사이의 분열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