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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2 ㅣ 리처드 파인만 시리즈 5
리처드 파인만 지음, 김희봉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0년 5월
평점 :
1권과 2권 모두를 읽고난 후, 책의 내용을 제외한 느낌을 하나만 이야기 하자면,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시리즈의 책은 원래 한 권이었던 책을 고의로 두동강을 내놓은 책으로 느껴진다는 점이다. 분량이 많지 않아서, 두께가 그리 두껍지 않고 내용도 간단한 자서전 정도에 그치는데 굳이 2권으로 나워야 했을까? 싶다.
그래서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되었는데, 나름 아에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닌게, 일단 책의 내용상 출판사가 Targeting하는 독자의 Segmentation이 나이가 어리고 주의력이 낮은 어린 사람들이고 여기에 Positioning했기 때문인 듯 싶다.
여튼, 이 책에서는 1편에서의 내용이 주욱 이어져서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두번째 책에서 느끼는 것은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1 에서 느꼈던 듯 파인만씨는 다양한 인생을 추구했고, 이런 인생스타일은 어떤 면에서는 본받을 만하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 녹아있는 열정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된다.
어떻게 그는 다양한 인생을 살 수 있었을까? 나는 그가 공부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나는 미스터 파인만을 매력과 세련의 르네상스 맨으로 부른다. Mr. 승필씨의 정의에 따르자면 르네상스 맨은 사회, 정치, 경제, 과학, 철학, 문화 등 이 세상의 거의 모든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단순히 살기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닌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가는 사람을 이야기하며 내가 추구하는 인간상이기도 하다.
그는 여러국가들을 다니면서 기회가 될 때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그리고 끝까지 가보려는 열정과 힘이 있었다. 그리고 물리학, 수학 그리고 심리학을 하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새로운 경험에서 부딧치는 새로운 문제들을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 창의적인 방식으로 해결해간다. 이런 와중에서 그는 많은 것들을 배우는데, 그가 배우는 것은 이미 마음한 구석에 형체가 없이 존재하던 것이고 배우면서 이 존재가 모양을 갖춰가면서 자신의 명확한 정체성을 갖게 되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렇기때문에, 아직 세상 경험이 많이 부족한 나는, 이 책을 통해서 그가 터득한 많은 실제적인 것들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로스엔젤레스의 교과서 선정 그리고 브라질의 교육 사례가 대표적인 예인데, 브라질의 교육사례는 한국과 매우 비슷하므로 여기에 대해서 조금 자세하게 언급해보고자 한다.
SAT같은 정량적인 평가에서는 브라질 학생들이 미국 학생들 보다 매우 뛰어나다. 이는 브라질 학생들이 많은 지식들을 외우고 있음을 뜻한다. 아마 그들에게 정확한 용어로 교과서에 나온 어떤 부분을 설명하라고 하면, 매우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구술 시험과 실제적인 문제해결능력에 있어서 브라질 학생들은 꼴지를 달린다.
이유는 브라질 학생의 경우는 한국 학생들의 경우와 같이 공부를 단순히 외우고 끝내기 때문이다. 시험을 볼 때도, 벼락치기를 해서 외운 부분이 시험에 나오는 경우 외웠던 책 내용을 그대로 적으면 높은 점수가 나온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한계가 있다. 각 부분을 외우는 것은 전체를 아는데에 도움이 되지만 그 자체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선후 관계가 있고, 논리적인 연결점이 있는데, 여기에 대한 고민은 없다. 그냥 빨리 외워서 점수만 잘 맞으면 장땡의 문화가 만들어낸 병폐이다.
한국도 똑같다. 나는 대학시절동안 인생의 방향을 제대로 잡지못했었다. 그래서 어떤 식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큰 그림이 없었고 누구도 나에게 이것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어떤 공부가 왜 필요한지를 알지못했고, 수업시간이 배우는 것들은 조각화해서 머릿속에 들어왔다. 시험은 그 조각의 단서를 주면 나머지를 앵무새처럼 달달 외워서 적어내는 방식이었는데, 나는 그 방식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왜 이것이 필요하지? 라는 기초적인 질문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당췌 머릿속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노트에 필기를 정성들이고 배타적으로 혼자서만 달달 외워서 시험보는 세침떼기 여학생들처럼 학점이 좋지않다. 물론 지금이라면 나만의 방식으로 셀프 모티베이션을 해서 혼자서 큰 그림을 그리고 모든 관계를 엮어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왜 나는 그때 파인만처럼 공부하지 못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