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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의 기술
와다 히데키 지음, 하연수 옮김 / 김영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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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학창시절에 노트필기를 잘하는 친구를 부러워하거나 사회 생활을 하면서 대화의 맥을 매끄럽게 이끌며 논리정연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사람들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았던 경험을 누구나 한번쯤은 겪었을 것이다.

   정보의 요점을 파악하여 집약하고, 나아가 전체적인 형상을 확실히 이해하는 작업, 바로 '요약'이라는 작업에 능통했던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늘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요약의 기술이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 모두가 조금만 노력하면 계발할 수 있는 기술임을 강조한다.

   성적을 올리려고 해도 어떤 것이 중요하고 어떤 것을 외워야 하는 지 판단이 서지 않을 때, 혹은 비지니스 활동을 하면서 업무의 속도를 높이고 싶을 때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 바로 '요약의 기술'이다. 또한 '요약의 기술'은 정보의 홍수에 가치있는 정보를 취사선택하고자 할 때도 반드시 필요한 생존기술이다.

   이러한 요약의 기술은 수많은 정보를 정확하고 간결하게 압축하여 입력하는 제 1단계와 입력된 정보를 목적에 따라 정리·분류하여 통합시켜 새로운 정보를 가공하는 제 2단계(요약캡슐의 단계)로 나뉘어 진다. 결국 지혜의 축적과 흐름에 능숙해 지면서 정보에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새롭게 유통시킬 수 있는 작업이 바로 이 '요약의 기술'이다.

   저자는 이러한 요약의 기술을 습득하기 어려운 사회구조의 문제점들도 파헤치면서 메모와 반복 확인을 통한 요약의 생활화를 독자들에게 당부한다. 요약은 기억력과 능력이 아니라 누구나 훈련과 연습을 통해 익힐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한다.

   또한 기억이 작동하는 원리를 간략하게 설명하면서 독자 자신이 정보를 취합하고 가공하여 새롭게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세상과 사람들에게 따듯한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의문을 제기하며, 늘 정보를 도해화하여 정리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우리 모두 요약의 달인이 될 수 있다.

  요약의 기술은 '열심히 일 했는데 왜 성과가 없을까?', '그렇게 공부했는데 왜 성적이 좋지 않을까?'하고 걱정하는 직장인과 학생들에게 유용한 기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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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 사회 귀족의 나라에서 아웃사이더로 살기
홍세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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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영구 귀국한 사회비평가 홍세화의 세 번째 저서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은 현대 한국에서 지식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담고 있다.  한국 사회에 대한 그의 차가운 시선과 따듯한 시선을 함께 읽을 수 있는 이 저서는 한마디로 말해서 현대 한국 사회에 대한 보고서인 셈이다.

  이미 저자는 이전의 사회비평서『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를 통해 현대 프랑스 사회와 현대 한국 사회를 비교하였다. 저자는 한국사회에 부족한 '똘레랑스(관용)와 '노블리스 오블리제(지식인의 사회적 의무)'라는 사회윤리를 강조하면서 이러한 윤리의식의 실천을 역설하였다.

   저자는 이 책에서 현재 한국 사회를 사회귀족의 나라로 규정하고, 모순과 부조리가 만연한 한국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제기하는 악역을 자청한다.

   대한민국은 헌법에 명시되어 있듯이 분명 민주공화국이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은 공화주의와 양립할 수 없는 사회귀족의 성채가 되었다. 한국사회의 모든 부문을 장악하여 지배력을 행사하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실질적인 주인으로 군림하고 있는 이들 사회귀족은 옆과 아래로부터의 검증과 견제조차 허용하지 않는 난공불락의 요새를 만들고 있다.

   그는 이와같이 한국 사회에 대해 진단하면서 한국 사회귀족의 뻔뻔함과 위선의 치유책으로 '풍자와 고발 문화의 대중화', '실명비판의 일상화', '왜?라는 물음의 활성화'를 제시한다.

  상식이 통하며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를 꿈꾸는 그는 비상식이 난무하는 우리 사회에서 침묵을 미덕으로 여기는 점잖은 지식인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한국 사회를 장악한 극우수구세력, 특히 언론들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은 언론에 몸담고 있는 지식인이 보여준 우리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에 대한 침묵 때문일 것이다.

  이와 더불어 저자는 한국 사회에서 소외된 소수자나 약자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보여주면서 연대를 꿈꾼다. '남의 고통과 어려움에 대한 이기적 무관심'을 묵과하는 사회는 진정한 똘레랑스의 사회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에 연대의식을 강조하는 그의 목소리는 더욱 절실하게 들린다.

   사회귀족을 옹호하고 차이와 다름을 용인하지 않는 앵똘레랑스(불관용)의 사회가 되어버린 한국을 따뜻한 정이 넘치며 상식이 통하는 건강한 사회로 변모시키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지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 봐야할 책이다.

  아울러 똘레랑스에 대해 더 심도있게 알고 싶은 독자에게 하승우님의 저서『희망의 사회 윤리 똘레랑스』(책세상문고 우리시대 072, 책세상 刊)를 읽어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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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 진보의 동아시아적 의미 오늘 고전을 읽는다 2
김기현 지음 / 사계절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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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정작 부족한 것이 무엇일까? 자본주의 경제체제와 자유 민주주의 정치체제가 지금 한국 사회의 기본 골격임을 부인할 수 없으리라.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공고해 질수록 빈부의 격차가 현저하게 심해지고 있다. 한 나라의 재화가 소수에게 편중되면서 많은 사회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사람들마다 성실하고 착실하게 부를 축적하고, 그 축적한 부를 사익이 아닌 공익을 위해 사용한다면, 우리 사회는 '빈익빈 부익부'라는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한계성을 쉽게 극복하여 '무릉도원'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자유 민주주의 정치체제가 확고해 질수록 우리는 사회에서 차별 받고 소외당한 소수의 사람들을 심심찮게 만나게 된다. '다수결의 원칙'이라는 민주주의의 의결원칙이 지닌 폐단은 소수의 의견이 묵살되는 것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차이를 인정하되 차별하지 않고,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실천한다면 우리는 '유토피아'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에 골몰하던 차에 김기현 선생님의『대학』이란 책을 접하게 되었다. '진보의 동아시아적 의미'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이 책은 동북아 사유의 중심에 서 있던 유학의 경전, 특히 <대학>이라는 경전을 우리 시대 감각에 맞게 해설한 책이다. 이 책은 우리가 지금껏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 유학의 근본 원리를 우리 시대의 현실과 연계시키면서 간결하고 평이하게 설명한, 탁월한 저서라 할 만하다.

유학의 경전이 형성된 역사적 배경에 대한 짧지만 깊이 있는 해설을 비롯하여, 유학의 경전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대학>에 관한 강설이 담겨있다. 저자는 동서양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유학의 인간관, 세계관, 윤리관 등을 종합적으로 개괄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유학의 정수를 만끽하게 한다. 이와 함께 현대 한국 사회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서 <대학>이라는 고전 읽기의 가치를 새삼 느끼게 해 준다.

'온고지신'이라고 했던가. 그동안 고리타분하고 구태의연하다고 치부하여 먼지가 켜켜이 쌓여 있던 유교 경전들. 이 경전들에 대한 현대적 해석을 통해 유학 사상이 우리가 살고있는 현재에도 유용한 가치를 지닐 수 있음을 깨닫게 해 주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앞으로 출간될 사계절 출판사의 <오늘 고전을 읽는다> 총서를 기대해 봐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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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새벽 1
최인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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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란 무엇인가? 이 소설은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이라 할 수 있다. '용서란 인간은 모두 하느님의 용서를 받은 자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한국 현대사에서 자행된 폭력, 특히 군사 정권의 폭력과 6.25 전쟁 중에 나타난 폭력에 대한 용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러한 용서의 문제를 주인공 최성규를 통해 종교적인 모티프를 활용하여 소설은 전개된다.다시 말하면, 과거에 자신을 고문하였던 신영철에 대한 주인공 최성규의 용서 과정과 예수의 고행 모티프와 종교적 행사인 사순절을 유비적으로 관계맺음으로써 특이한 감동을 선사한다.

저자의 말처럼 한국의 현대사는 6.25라는 뼈아픈 역사로 시작되었다. 6.25와 80년대의 폭압적 군부 독재 정치. 이 둘을 병치 시키면서 역사의 현장에서 자행된 인간의 악마성과 폭력성을 인간이 용서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 대한 작가의 해답을 소설로 제시하는 것이다.'용서와 사랑은 정비례 관계다.' '인간은 모두 하느님의 용서를 받은 자라는 것을 인정함으로써 비로소 모든 인간을 사랑할 수 있다'는 복음. 이를 통해 질곡의 역사 속에서 벌어졌던 비극을 극복하고 인간에 대한 무한한 희망을 꿈꿀 수 있지 않을까.

아직도 우리들의 아버지 세대들이 가진 '레드 콤플렉스'는 세대간의 갈등을 야기하는 원인으로 한국에 잔존해 있다.좌익과 좌파를 모두 빨갱이로 재단해 버리는 반공 이데올로기. 이 역시 무서운 폭력이 아닌가 싶다. 우리들의 아버지는 아직 용서의 의미를 알지 못한 것일까. 뒤틀린 역사와의 화해. 이젠 '레드 콤플렉스'를 극복해야 하지 않을까.

'용서하되 과거는 기억해야 하리라.' 과거와의 화해는 과거를 망각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기억하되 용서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다소 지루한 듯 보이는 마들렌 수녀의 <귀양의 애가>는 천천히 곱씹으면서 읽어 보길 권해 본다.용서의 진정한 의미를 각성하게 될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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