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새벽 1
최인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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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란 무엇인가? 이 소설은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이라 할 수 있다. '용서란 인간은 모두 하느님의 용서를 받은 자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한국 현대사에서 자행된 폭력, 특히 군사 정권의 폭력과 6.25 전쟁 중에 나타난 폭력에 대한 용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러한 용서의 문제를 주인공 최성규를 통해 종교적인 모티프를 활용하여 소설은 전개된다.다시 말하면, 과거에 자신을 고문하였던 신영철에 대한 주인공 최성규의 용서 과정과 예수의 고행 모티프와 종교적 행사인 사순절을 유비적으로 관계맺음으로써 특이한 감동을 선사한다.

저자의 말처럼 한국의 현대사는 6.25라는 뼈아픈 역사로 시작되었다. 6.25와 80년대의 폭압적 군부 독재 정치. 이 둘을 병치 시키면서 역사의 현장에서 자행된 인간의 악마성과 폭력성을 인간이 용서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 대한 작가의 해답을 소설로 제시하는 것이다.'용서와 사랑은 정비례 관계다.' '인간은 모두 하느님의 용서를 받은 자라는 것을 인정함으로써 비로소 모든 인간을 사랑할 수 있다'는 복음. 이를 통해 질곡의 역사 속에서 벌어졌던 비극을 극복하고 인간에 대한 무한한 희망을 꿈꿀 수 있지 않을까.

아직도 우리들의 아버지 세대들이 가진 '레드 콤플렉스'는 세대간의 갈등을 야기하는 원인으로 한국에 잔존해 있다.좌익과 좌파를 모두 빨갱이로 재단해 버리는 반공 이데올로기. 이 역시 무서운 폭력이 아닌가 싶다. 우리들의 아버지는 아직 용서의 의미를 알지 못한 것일까. 뒤틀린 역사와의 화해. 이젠 '레드 콤플렉스'를 극복해야 하지 않을까.

'용서하되 과거는 기억해야 하리라.' 과거와의 화해는 과거를 망각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기억하되 용서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다소 지루한 듯 보이는 마들렌 수녀의 <귀양의 애가>는 천천히 곱씹으면서 읽어 보길 권해 본다.용서의 진정한 의미를 각성하게 될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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