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 쓴 공주님 느림보 그림책 3
심미아 글 그림 / 느림보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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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숭이 임금님을 아시나요? 이 책의 이야기는 바로 벌거숭이 임금님의 손녀딸인 공주님의 이야기랍니다.

공주님은 늘 흰색 무명옷만 입었어요. 공주님의 아버지는 공주님께 늘 옷차림에 신경쓰지 말라고 이야기해

주셨거든요. 하지만 머리에 대해서는 말씀이 없으셨기 때문에 공주님은 늘 머리 모양에 신경을 썼답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바뀌는 공주님의 머리모양 - 쿠키머리, 사자머리, 우산머리, 사과나무까지... 성 안의

요리사들, 신하들, 정원사 등 어른들은 공주님의 머리를 보고 쯧쯧 혀를 차곤 했답니다.

왜냐하면 공주님의 머리가 너무 엉뚱했기 때문이지요.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이 공주님을 찾아왔습니다. 그들은 공주님께 밤하늘의 달을 조금씩 떼어다가

아름다운 머리장식을 만든다고 했습니다. 물론 공주님은 귀가 솔깃해졌지요. 공주님은 두 사람에게

달 장식을 만들어 오면 큰 상을 내릴 것을 약속했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나서 두 사람이 다시

나타습니다.  둘은 달 장식을 가져 왔다면서 모든 사람들이 달빛에 익숙해질때까지 눈을 감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공주님과 모인 사람들은 모두들 눈을 감고... 이런!!! 두 사람이 공주님의 머리에 달 장식을 달아

주는 것처럼 하면서 공주님의 왕관과 보석들을 모두 자루에 담고 있어요!!! 아무리 기다려도 다 됐다는

대답이 없기에 슬며시 눈을 떠 본 공주님...  아니 이게 왠일일까요? 예쁜 달장식은 커녕 공주님은 꼬질

꼬질한 낡은 장화를 뒤집어쓰고 있지 않겠어요?

너무너무 부끄러워진 공주님은 성으로 뛰어들어갔어요. 사람들이 장화를 뒤집어 쓴 모습을 보았을까

너무너무 걱정이 되었어요. 공주님은 이제 머리 손질을 하지 않았어요. 아끼던 머리카락이 헝클어져도

그냥 내버려 두었지요. 성 안도 조용했어요. 요리사와 신하들과 정원사들은 모두들 공주님의 재미있던

머리가 그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느 날 아침 공주님은 창가로 다가가 밖을 살짝 내다보았어요. 그러고는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지요.

사람들이 모두들 장화를 머리에 쓰고 있었거든요. 공주님은 푸하하하 웃고 말았어요. 그 머리 장식도 꽤

괜찮아 보였거든요.

책을 읽으며 문득 이 책의 주제가 궁금해졌습니다. 옛 이야기 '벌거숭이 임금님'처럼 허영에 대한 경종

일까요? 하지만 두 도둑에게 속아 풀이 죽은 공주님을 보면서 측은하고 안쓰러운 마음과 함께 왠지 특이한

머리의 명랑한 공주님이 좋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요? 그리고 왜 사람들이 머리에 장화를 썼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공주님을 위로하기 위해서였을까요? 공주님처럼 특이한 머리 모양을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였을까요?

여하튼 여러가지로 의문 투성이의 그림책입니다.

그저 예쁜 그림을 보면서 유아들과 함께 유쾌하게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해 보고 싶은

머리 모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시거나 잡지나 그림 등으로 찾아 보거나 그리는 활동을 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왜 사람들이 장화를 뒤집어 썼을까도 함께 이야기해 보시면 괜찮을 듯 하구요.

한참 모양내기에 관심이 있는 여아들과 함께 읽어보시면 공감대도 형성할 수 있어 좋을 듯 하네요.

단, 이 책을 통해 유아에게 어떤 교훈을 이끌어내려고 하시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공주님의 특이한 머리에

혀를 차던 어른들이 후에 공주님의 머리 모양을 그리워하듯 이 책을 보시는 어른들이 오히려 유아들의

허영(?)을 조금 이해해 주시면 좋을 듯 합니다.

이 책의 묘미는 글에서 드러나지 않는 이야기를 그림을 통해 알아가는 것인데요. 예로 두 도둑이 공주님의

왕관 등을 훔쳐가는 장면은 글로 묘사되어 있지 않고, 순전히 삽화를 통해서만 묘사가 되는데요. 이 장면

에서 마치 독자는 도둑질하는 장면을 자신만이 아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오히려 손에 땀을 쥐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글과 그림의 절묘한 조화는 이 책의 장점이면서 유아의 이해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유아와 함께 이 책을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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