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마음을 잘 담은 책!!!

집 나가자 꿀꿀꿀 ㅣ 웅진 세계그림책 9
야규 마치코 지음 / 웅진주니어 / 1999년 8월

다른 그림책에 비해 곱게 그려지지 않은 아기 돼지 삼형제의 여정을 보고 있노라면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감도는 것을 느낄 수 있답니다.

아기돼지 삼형제 뿌, 톤, 양은 여느 집 아이들처럼 개구쟁이 이지요. 게다가 이 형제는 3명이나 되어 엄마

돼지는 언제나 이녀석들을 돌보는 데 힘이 부칩니다.

언제나처럼 엄마 말을 전혀 듣지 않고 장난만 치는 삼형제, 마침내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엄마 돼지는 이렇게

외칩니다. "엄마 말 안 듣는 아이는 우리집 아이가 아냐! 나가!" 개구쟁이들이 엄마의 그 말에는 또 화가 났나

봐요. 더 좋은 집을 찾아 간다고 짐을 싸서 집을 나옵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녀봐도 삼형제에게 꼭 맞는 집은 없고, 스스로 살 집을 만들어보지만 왠지 심심하고, 엄마가

보고싶어 눈물이 찔끔 날 때, 뿌, 톤,양을 다정스럽게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엄마!!!"

마침내 집으로 돌아온 아기 돼지 삼형제는 안심이 되어 이렇게 말하죠. "우리 집이 역시 최고야!"

가출하는 아기 돼지의 모습은 엄마의 잔소리에 노염이 난 유아들이라면 누구가 한번쯤 품어봄직한 소망

이죠. "잔소리가 없고, 늘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곳에서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허나 유아들의 꿈을 대변하여

집을 나간 아기 돼지 삼형제에게 집 밖의 세계란 어딘지 모르게 자신들과 맞지 않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이 글을 읽으며 유아들은 자연스럽게 각 가정의 삶의 모습이 다르며 자신들만의 생활양식이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스스로 자신들이 살 집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하지만 스스로 집을 지은 아기 돼지들은 마냥 즐거워 보이지 않네요. 배도 고프고, 무엇보다 엄마가 없으니

영 흥이 나지 않지요. 슬픔에 잠겨 있는 아기 돼지들에게 엄마의 따뜻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이 과정에서

유아들은 어머니가 우리에게 어떠한 일을 해 주시며,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스스로 깨닫게

될 것입니다.

아기 돼지 삼형제의 유쾌한 여정 속에 가족의 다양성과 그 안에 내제된 끈끈한 정과 안전함에 대해 절로

생각해보게 되지요. 그리고 책을 읽는 독자 역시 이러한 결론을 갖게 됩니다. "역시, 우리집이 최고야!!!"

또한, 이 책은 부모님, 아이들의 마음을 모두 뜨끔하게 하는 것 같아요. 한번쯤 자식에게 나가라고 윽박을

질러 본 부모님들은 자신의 말에 뜨끔, 한번쯤 부모님 없는 곳에서 재미나게 살아봤으면 하는 아이들도

뜨끔.

일상의 잘못된 가족의 상호작용을 꼬집기도 하는 이 책을 통해, 평소 우리 아이들에게 혹은 부모님께

잘못된 말을 하고 있지 않은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