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에 대한 유쾌한 장난~^o^

미술관에 간 윌리 ㅣ 웅진 세계그림책 25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웅진주니어 / 2000년 9월

워낙에 유명한 이 책은 침팬지 윌리가 각종 명화들을 자신과 여자친구 밀리, 악당 벌렁코를 등장시켜

패러디해 그림으로서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는 책입니다.

표지그림에서부터 이 책은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데요, 침팬지 윌리가 그리고 있는 한 중년

남성의 초상화는 마치 앤서니 브라운 자신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낳게 합니다.

(이 아저씨가 입고 있는 알록달록한 스웨터는 책의 내용에서 윌리가 입고 있는 스웨터와 동일합니다.

만약, 이 아저씨가 앤소니 브라운 이라고 가정한다면 윌리는 앤서니 브라운 자신이 되어 책에 등장하는

거겠죠. 물론 작가가 자신의 생각을 담아 책을 만드는 거니 무슨 의미가 되겠냐고 하시는 분도 있으시겠

으나 자신을 소년 침팬지로 분해 각종 명화들을 재해석해 나간다는 것이 저에게는 무척이나 의미있게

다가왔습니다.)

또한 이 책은 윌리가 자신이 그린 그림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곳곳에서 그림을 그리는 윌리를

발견해 나가면서 기존의 그림책에서 자주 찾아보기 쉽지 않은 액자식 구도(이 말이 맞나요?)에서 마치

등장인물인 윌리가 이 책을 실제로 소개해주고, 독자인 나와 대면하여 이야기하는 듯한 착각마저 일으키게

합니다.

각종 명화들을 전혀 다른 주제나 내용으로 패러디한 것도 정말 기발하고 재미있지만 여러번 책을 반복해

읽으면서 세세한 그림 속에 숨겨진 작가의 생각을 찾아보는 것이 무엇보다도 이 책만의 커다란 묘미가

아닐까 싶네요.

(힌트를 드리자면 그림 곳곳에 등장하는 연필 혹은 연필을 쥔 손, 나쁜 꿈에서의 텔레비전 속 화면...)

어린이들과 함께 이 책을 여러번 반복해서 읽어보세요!!!

페이지를 넘기면서 크게 웃어보시고, 후에 뒷 장의 실제 명화들과 비교해 보면서 아이들이라면 과연

어떤 상상을 할 수 있겠는지 한 번 이야기해 보세요. 어린이들에게 있어 좋은 예술적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 번 보시고 책장에 꽂아두지 마시고 반복해서 보시면서 확대경을 들고 세세한 그림까지

살펴보시면 어떨까요? (마치 윌리를 찾아라!를 보는 것 처럼요. 이 책의 그림은 너무 예쁘고 정성이

들어가 한 번 보고 덮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그림들이랍니다.)

무엇보다고 어린이들과 함께 이 책을 보시는 당신께서 이 책을 맘껏 즐기시기를 소망합니다.

저처럼요~^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