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 5:31 결혼의 사계절-가을

요즘 SBS 플러스의 ‘미워도 다시 한 번 2’가 장안의 화제라고 합니다. 이혼직전에 놓인 네 쌍의 부부들에게 어마 어마한 상금을 걸고 댄스스포츠를 추게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서로를 원수처럼 여기는 부부들이 몸을 맞대고 춤을 추면서 자연스럽게 화해하게 된다고 합니다. ‘미워도 다시 한 번’ 뿐만 아니라 KBS 2TV의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도 MBC의 ‘4주후에 사랑더하기’도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만큼 부부문제가 사회문제가 되었고 그 갈등을 풀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저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결혼생활의 사계절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자연계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듯이 결혼생활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습니다. 결혼의 봄은 신혼시절이 아니라 결혼생활에 대한 희망이 충만한 상태입니다. 여름은 아이를 낳아 키우는 때가 아니라 결혼생활이 안락한 상태입니다. 가을은 자녀를 출가시키고 두 사람만 남는 때가 아니라 결혼생활이 불확실한 상태입니다. 겨울은 인생의 말년이 아니라 결혼생활이 불만족스러운 상태입니다. 자연계는 지구의 자전과 공전이라는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계절이 결정되지만 결혼생활은 부부가 어떻게 말하고 행동 하느냐에 따라 계절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 사람만이라도 노력한다면 계절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결혼의 사계절 중 네 번째 시간으로 가을입니다. 가을은 오색 단풍이 물드는 화려한 계절이자 얼마 지나지 않으면 낙엽이 떨어지는 우울한 계절입니다. 결혼생활이 가을인 부부의 감정은 슬퍼하고 근심하며 외로움과 소외감을 느낍니다. 결혼한 지 20년 된 아내의 말입니다. “우리 부부의 결혼생활은 이미 늦가을에 접어들어 곧 겨울을 맞게 될 시점에 이른 것 같아요. 지금 혼란스럽고 두렵고 기진맥진하고 실망스럽고 스트레스가 많아요.” 남편의 말입니다. “(우리 부부는) 끔찍합니다.” 이처럼 결혼생활이 가을인 부부는 함께 살지만 혼자 사는 것처럼 외롭고 쓸쓸합니다. 배우자에게 고운 정은 사라졌고 미운 정만 남았습니다.

결혼생활이 가을인 부부의 태도는 어떻게 될지 미래가 불확실합니다. 앞일을 예측할 수 없으니 바람 앞에 등불처럼 불안합니다. 결혼한 지 8개월 된 아내의 말입니다. “두려워요. 뭔가 변화가 일어났으면 좋겠어요. 남편의 인생에 내가 과연 적합한 사람인지 또 그가 나를 사랑하는지 모든 것이 의심스러워요. 시댁 식구들이 결혼하고 몇 개월 동안 우리의 삶에 간섭했어요. 신뢰가 깨어졌거나 처음부터 신뢰가 형성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우리는 신뢰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에요. 나는 불안한 마음을 극복하기 위해 매일 하나님께 기도해요.” 남편의 말입니다. “아직은 희망적인 듯 하지만 현재의 상황이 그렇게 쉽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행복하게 살 것이라고 믿지만 지금은 거의 매일 말다툼을 하는 상태지요.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며 돌보는 법을 배우는 중입니다. 주님이 우리를 도와주고 계시는 중입니다. 결혼세미나에서 배운 내용이 너무 좋아서 실천에 옮기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비록 시작은 험난했지만 가을에서 봄으로 전환하여 결혼생활을 굳건한 토대위에 올려놓고야 말 것입니다.” 이처럼 가을인 부부는 가을 날씨가 변덕이 심하듯이 결혼생활이 흐렸다 맑았다 예측할 수 없습니다. 가을인 부부는 상황이 악화되어 겨울로 접어들까 봐 걱정합니다.

가을인 부부의 행동은 무관심입니다. 프랑스의 소설가 오노레 발자크는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입니다. 무관심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하는 가장 고통스런 고문이자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받을 수 있는 가장 깊은 상처입니다. 소가 닭을 보듯이 부부가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부부가 투명인간을 대하듯이 있어도 없는 척 모른 체 합니다. 초겨울이 되면 오색 단풍이 소리 없이 떨어지듯이 부부사이가 서서히 벌어집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결혼생활의 여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공감적인 대화를 해야 합니다. 대화는 결혼생활을 여름으로 가게 할 수도 있고 겨울로 가게 할 수도 있습니다. 겨울로 가려면 내 입장에서 내 생각과 감정을 집어넣어 대화하면 됩니다.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꼬투리 잡는 판단하는 대화를 하면 겨울로 직행합니다. 그러나 여름으로 가려면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을 고려해서 대화해야 합니다. 그것이 공감적인 대화입니다. 내 입장에서만 말하면 찬바람이 불지만 상대방의 입장에서 말하면 봄바람이 불어옵니다. 사람은 수다쟁이 형과 꿀벙어리 형이 있는데 수다쟁이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것을 말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전화통이 불납니다. 이동통신사가 좋아하는 고객입니다. 꿀벙어리는 아무 것도 안 보고 아무 것도 안 들은 것처럼 아무런 반응을 나타내지 않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기본요금만 냅니다. 놀라운 사실은 수다쟁이는 말을 들어주는 꿀벙어리에 매료되고 꿀벙어리는 말을 해주는 수다쟁이가 편안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완벽한 조합이 아니라면 공감적인 대화를 배워야 합니다. 공감적인 대화를 하려면 첫째, 눈으로 들어야 합니다. 배우자가 말하면 텔레비전을 끄고 행주를 내려놓고 상대방의 눈을 바라봐야 합니다. 눈은 마음의 통로입니다. 상대방의 눈을 보며 이야기하면 마음도 느껴지지만 눈을 돌리고 이야기하면 소리만 들립니다. 상대방의 눈을 봐야 공감적인 대화가 이뤄집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은 바라보지만 싫어하는 사람은 고개를 돌리잖아요? 시선을 외면하면 감정도 외면될 수 있습니다. 둘째, 입으로 들어야 합니다. 사람은 보통 17초 정도 듣다가 자기 이야기를 꺼낸다고 합니다. 너무 장황하게 이야기하면 끼어들고 싶어서 입이 간질거립니다. 너무 과격하게 이야기하면 반격하고 싶어서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러나 적어도 5분 정도 입을 꾹 다물어야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말을 마칠 때까지 끼어들지 않아야 공감적인 대화가 이뤄집니다. 말을 자르면 관계도 잘릴 수 있습니다. 셋째, 목으로 들어야 합니다. 상대방이 이야기하면 고개를 끄덕거려야 당신의 말을 이해하고 있다 는 표시가 납니다. 마네킹처럼 가만히 있지 말고 주유소 앞에서 춤추는 풍선인형처럼 상체를 앞으로 움직여야 당신의 말에 집중하고 있다 는 메시지가 전달됩니다. 상대방이 말할 때 목과 등은 움직여야 공감적인 대화가 이뤄집니다.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마음이 풀리지 않습니다. 넷째, 발로 들어야 합니다. 상대방이 이야기하는데 화가 난다고 자리를 떠서는 안 됩니다. 가스 불을 켜 놨으면 양해를 구하고 꺼야 합니다. 전화가 왔다면 양해를 구하고 받아야 합니다. 배우자와 이야기하는 자리를 지켜야 공감적인 대화가 이뤄집니다. 자리를 뜬다면 두 사람 사이도 떠집니다. 다섯째, 마음으로 들어야 합니다. 남편은 겉으로 드러난 현상에 관심을 두지만 아내는 속에 감춰진 마음을 중요시 합니다. 아이가 “엄마, 나 학원 끊을래.”하면 “어머, 얘 좀 봐, 학원비 낸지 얼마나 됐다고.” 했다간 대화가 끊깁니다. “왜, 무슨 일 있었어?”라고 물어야 아이가 마음을 엽니다. 마음을 열어야 공감적인 대화가 이뤄집니다. 여섯째, 배우자의 생각과 감정을 정리해야 합니다. 배우자가 실컷 말하고 나면 “알았어.” 또는 “그게, 아니라니까.”하지 말고 “내가 그렇게 말해서 당신이 마음이 아팠나봐?”하고 내용을 정리해서 말해야 말을 귀담아 들었다는 표시가 됩니다. 배우자의 말을 이해해야 공감적인 대화가 이뤄집니다. 일곱째,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십시오. 배우자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고 난 후에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줘야 상대방이 내 이야기도 들어줍니다. 대화를 자꾸 자르다 보면 분위기가 험악해 져서 오해가 생기지만 대화를 충분히 들어주면 분위기가 무르익어서 오해가 줄어듭니다. 대화는 여름으로도 겨울로도 갈 수 있는 분기점입니다. 공감적인 대화를 하면 여름으로 가고 판단하는 대화를 하면 겨울로 향합니다. 대화는 부부갈등을 일으키는 시발점이자 부부갈등을 해결하는 해결점입니다. 하나님은 잠언 15장 1절을 통해 “유순한 대답은 분노를 쉬게 하여도 과격한 말은 노를 격동하느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유순한 대답은 공감적인 대화입니다. 공감적인 대화를 하면 분노가 가라앉습니다. 그러나 과격한 말은 판단하는 대화입니다. 판단하는 대화를 하면 분노가 끌어 오릅니다. 말은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내 생각과 감정만 쏟아내면 찬바람이 붑니다.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면 봄바람이 붑니다. 옛날 어느 웅변학원에 쓰여 있던 글귀입니다. 침묵은 금이다. 말을 하려면 금보다 나은 말을 하라. 상대방의 말을 꼬투리 잡는 판단하는 대화는 금보다 못한 대화이고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는 공감하는 대화는 금보다 나은 대화입니다. 공감적인 대화로 결혼생활을 여름으로 돌리시기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