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D] 성서의 문학유형과 설교
토마스 롱 지음 / 대한기독교서회 / 199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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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서점을 이용하고부터 생긴 풍속도다. 어떤 책은 머리말만 읽고 내동댕이친다. 책 내용이 기대에 못미치기 때문이다. 어떤 책은 참고문헌까지 읽고 책꽂이에 고이 모셔둔다. 제목을 볼 때마다 내용을 기억해 내려고 애쓴다. 어떤 책은 눈에도 잘 띄고 손에도 잘 닿는 곳에 놓아둔다. 이런 책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한번 읽고 싶어진다. 처음에 느꼈던 진한 감동이 은빛 물결이 되어 어김없이 밀려온다. 나는 책읽기의 즐거움에 흠뻑 빠진다. 이런 책은 서평도 쓰고 동료에게도 권한다. 이 보다 더 높은 단계도 있다. 자신만 알고 싶은 책말이다. 남이 볼새라 혼자만 숨겨놓고 보다가 시간이 지나면 정보를 공개하는 책, 나에게 있어 그런 책이 있다면 바로 이 책이다.

이제 이 책을 낱낱이 공개하겠다. 이 책은 2부로 구성되었다. 1부 개론-연구 개요에서는 이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와 본문에서 설교로 옮겨가는 다섯가지의 질문(네가지의 해석학적 질문과 한 가지의 설교학적 질문)을 다루고 있다. 2부 문학 형식과 설교에서는 본문에서 설교로 옮겨가는 다섯가지 질문, 첫째, 본문의 장르는 무엇인가? 둘째, 이 장르의 수사적인 기능은 무엇인가? 셋째, 이 장르는 수사적인 효과를 얻기 위하여 어떤 문학적인 방법을 사용하는가? 넷째, 본문은 위의 세가지 질문을 어떻게 구체화하는가? 그리고 다섯째, 본문은 지금 무엇을 말하고 어떻게 기능을 하는가?를 시편과 잠언과 이야기와 비유와 서신서에 잇대어 해석하고 적용하고 있다. 눈치 빠른 독자는 금방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설교 잘 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인스턴트 설교학 책이 아니라, 성경의 문학양식에 맞는 성경적인 설교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설교자를 위한 책이다. 또한 모든 본문을 똑같은 3대지로 찍어내는 한국식 붕어빵 설교에 식상해져서, 무언가 새로운 변화의 파도를 갈망하는 설교자에게 딱 맞는 책이다.

저자와 역자를 소개하겠다. 저자 토마스 롱은 세계적인 설교학자다. 그는 설교 이론뿐만 아니라 실제 설교까지도 탁월하다. 미국설교잡지 Preaching지는 그의 책 [증언으로서의 설교]를 1991년도 올해의 책으로 선정하였다. 미국 오디세이 방송국에서는 그를 영어권 10대 설교자로 선정하였다. 그는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설교자다. 그의책은 언제나 지적 희열을 충족해 준다. 그의 설교는 언제나 진한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나는 그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 역자 박영미 목사는 프린스톤 신학대학원에서 롱의 지도하에 설교학으로 석사학위를 하였다.(롱은 현재 에모리 대학교 캔들러 신학대학 프레드 크래독 설교학 석좌교수다.) 훌륭한 책을 저자의 제자가 번역하였으니 안심하고 읽을 수 있겠다.

아무리 맛있는 떡이라도 먹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듯이,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읽지 않으면 아무 도움을 얻을 수 없다. 올 가을 이 책으로 독서삼매경에 빠져봄은 어떠한가? (이 글은 2003년 10월 23일 라이프북에 실었던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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