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존 웨슬리
이성덕 지음 / 기독교대한감리회홍보출판국 / 2003년 5월
평점 :
품절


요즘 실명소설이 봇물을 이룬다. 여간첩 김수임, 임화를 찾아서, 사르트르는 세명의 여자가 필요했다 등등. 소설가 김주영 선생은 '(실명소설의 경우) 이미지를 살리면 작가의 상상력이 죽고, 작가의 상상력이 살면 이미지가 죽고 만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본서는 외줄타기에 성공했다. 역사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메도디스트(감리회) 운동가 존 웨슬리의 이미지를 한껏 살려 냈다. 작가는 그럴만한 능력이 있다. 서울대에서 독문학을 전공하였고, 독일에서 존 웨슬리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기 때문이다. 딱딱한 신학서적에 뭍혀 엄격하게만 느껴졌던 웨슬리가 너무나 친근하게 다가온 느낌이다.

그렇다고 본서가 가볍다는 얘기는 아니다. 저자는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감리회 신학을 소개한다. 특히 동료였다가 적대자로 변한 칼빈주의자 조지 휫필드와의 편지를 통해서 그리고 존경해마지 않던 모라비안 형제단의 친젠도르프 백작과의 논쟁과 결별 과정을 통해서 감리회 신학의 정체성을 확연히 보여주고 있다.

올 해는 존 웨슬리 탄신 300주년이고 내일(5월 18일)은 존 웨슬리 회심 265주년 기념주일이다. 이때에 본서가 출판된 것은 감리회의 경사요, 한국교회에 보낸 저자의 선물이다. (한국교회는 웨슬리에게 빚을 지고 있다. 속회(구역)는 감리회에서 시작된 제도다. 평신도 설교자도 웨슬리가 처음 임명했다.) 나는 어줍잖은 서평을 쓰기위해 하루(16일)를 투자했다. 정말 보람찬 하루였다. 3대째 감리회 신자로서 자부심을 느꼈다. 이 책과 함께 [웨슬리의 실천신학]을 읽는다면 감리회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제 아쉬운 점을 말할 차례다. 저자는 웨슬리의 회심과정을 세밀하게 추적하느라 후반기 40여년을 생략하였다. 감리회 박애주의운동과 영국 성공회로부터의 분리 과정이 나오지 않는다. 소설 존 웨슬리 하권을 출판하려고 그랬나?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출판사도 성의가 부족했다. 각 장(chapter)의 표지에 똑같은 웨슬리 초상화를 실었다. 각 장의 내용에 맞는 그림을 실었다면 내용이 더 잘 부각되었을텐데...

내일은 주일. 소설 존 웨슬리를 읽고 뜨거워진 가슴으로 사랑하는 성도들을 만나야겠다. (이 글은 2003년 5월 17일 라이프북에 실었던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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