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2:1-11 물로 된 포도주

이스라엘의 북부인 갈릴리 지방 가나 마을에 혼인잔치가 열렸습니다. 가나 마을은 예수님께서 성장하신 나사렛 마을에서 북쪽으로 6킬로미터 떨어졌습니다. 잔치가 열리면 바깥주인은 손님들을 초청하였습니다. 며칠 전에 하인들을 보내서 날짜를 알려주고 당일에 손님들을 모셔왔습니다. 예수님도 제자들과 함께 잔치에 초대받았습니다. 잔치가 열리면 안주인은 음식을 장만하였습니다. 잔치를 일주일동안 하다 보니 음식을 많이 준비했습니다.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는 잔치 집에 일을 거들어주러 왔습니다. 잔치 날이 되면 손님들은 예복을 입고 잔치 집으로 갔습니다. 어른들은 그 동안 땀 흘려 일하다가 모처럼 휴식을 취하는 날이요, 어린이들은 그 동안 먹지 못하던 맛난 음식을 배불리 먹는 날이었습니다. 잔치 집은 손님들로 북적거렸습니다. 토니 캄폴로 목사님은 하나님 나라는 파티라고 말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파티처럼 기쁨과 즐거움이 넘치는 나라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혼인잔치를 통해서 천국잔치를 미리 맛보았습니다. 

잔치가 한 참 무르익어 가고 있는데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가 걱정스럽게 말했습니다.(요2:3) "저들에게 포도주가 없다." 마리아는 잔치 집에 포도주가 떨어졌다고 알렸습니다. 이스라엘은 더운 나라라 식수가 부족하였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포도농사를 지으면 포도 1에 물 2 내지 3의 비율로 포도주를 담갔습니다. 보통은 음료수처럼 마셨으나 잔치 집에서는 알코올 도수를 높여서 술처럼 마셨습니다. 포도주는 잔치 집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이었습니다. 손님들이 포도주를 많이 마시다 보니 금세 바닥이 났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손님들을 초청해 놓고 음식이 떨어지면 주인이 망신을 당했습니다. 바깥주인이 호랑이 같다면 안주인에게 불호령이 떨어졌습니다. 안주인은 사색이 되어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마리아는 예수님에게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든지 도와주시리라 믿었습니다. 우리도 세상을 살다보면 잔치 집에서 포도주가 떨어지는 것처럼 낭패를 당하기도 합니다. 우리들은 이 사람 저 사람을 찾아가 아쉬운 소리를 합니다. 사람들은 좋을 때는 친구처럼 대하다가도 어려울 때는 남처럼 모른 체 합니다. 사람은 변합니다. 그러나 주님은 불변하십니다. 주님은 우리가 사람을 찾아가서 시간낭비하지 않고 곧바로 주님께 찾아오길 바라십니다.

예수님은 어머니에게 야박하게 대답하셨습니다.(요2:4)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 예수님은 어머니에게 '여자여'라고 불렀습니다. 여자여는 '어머니'라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어머니에게 아직은 하나님의 일을 시작할 때가 아니라, 포도주가 떨어졌어도 도와주지 못하겠다고 거절하셨습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마리아는 아들인 예수님이 틀림없이 도와주리라 믿었습니다. 그래서 마리아는 하인들에게 단단히 일러두었습니다.(요2:5)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 우리가 낭패를 당해서 주님께 찾아가도 도와주시지 않고 그저 지켜보고만 계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당장' 들어주길 바라지만 주님은 ‘가장 적당한 때’에 응답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하려면 살려달라고 허우적거릴 때 뛰어들었다가 사고자가 붙잡고 늘어져 구조자도 죽을 수 있습니다. 구조자는 사고자가 힘이 빠졌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뒤로 돌아가서 끌고 나와야 둘 다 살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유능한 구조대원처럼 가장 적당한 타이밍에 응답해 주십니다.

예수님이 주위를 둘러보시자 유대인들의 정결 예식에 쓰는 두세 통 드는 돌 항아리 여섯 개가 놓여있었습니다. 돌 항아리는 돌을 깎아서 만들었는데 음식을 먹기 전에 손을 씻고 시장에 다녀와서는 목욕을 하기 위해서 비치하였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위생상 손을 씻은 것이 아니라 죄를 지은 사람과 접촉하여 죄가 옮았을지 몰라서 종교 관습상 손을 씻고 목욕을 하였습니다. 돌 항아리는 손님들이 손을 씻어서 그런지 텅텅 비어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하인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요2:7)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 하인들은 지금 포도주가 떨어졌기 때문에 예수님이 돈을 주면서 포도주를 구해오라면 얼른 움직였을 텐데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니 무슨 소린가 싶어 잠시 망설였습니다. 하인들은 마리아가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는 당부가 생각나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을 길어다가 아귀까지 가득 채웠습니다. 항아리는 두 세 통 드는 항아리였는데 한 통은 약 40 리터라 두세 통을 채우려면 480 리터에서 720 리터의 물이 필요했습니다. 하인들이 물을 채우자 예수님은 이 또다시 엉뚱한 지시를 하셨습니다.(요2:8) "이제는 떠서 연회장에게 갖다 주라." 하인들은 예수님이 물을 채우라고 하더니 이제는 물을 떠다 주라고 하자 도대체 무슨 심산인가 싶어 궁금했지만 어쨌든 하라는 대로 주전자에 물을 담아 연회장에게 갖다 주었습니다. 연회장은 잔치를 책임지는 사람이었습니다. 포도주가 부족하면 더 갖다 주라고도 하고 과하면 그만 마시라고도 하였습니다. 오늘날로 말하면 지배인이었습니다. 우리가 낭패를 당하면 주님께 찾아가고, 주님께서 들어주실 줄을 믿고 기다려야 하고, 주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합니다. 순종은 기적의 출발점입니다. 우리는 믿기는 하는데 순종하지는 않기 때문에 기적을 체험하지 못합니다. 우리가 잡고 있는 나뭇가지를 끝까지 붙잡고 있기 때문에 주님의 품에 안기지 못합니다.

하인들이 연회장에게 물을 갖다 주었더니 물은 어느새 포도주로 변해 있었습니다. 화학적인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연회장은 물로 된 포도주를 맛보고는 감탄하였습니다. 연회장은 신랑을 불러서 칭찬하였습니다.(요2:10) "사람마다 좋은 포도주를 내고 취한 후에 낮은 것을 내거늘 그대는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두었도다." 이스라엘은 잔치가 일주일 동안 진행되다 보니 처음에는 질 좋은 포도주를 내놓았다가 손님들이 취하여 미각이 둔해질 때쯤 질이 떨어지는 포도주를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그 집 포도주는 정반대였습니다. 처음보다 더 질 좋은 포도주가 나왔습니다. 전후사정을 모르는 연회장은 신랑을 칭찬하였으나 기적을 목격한 하인들은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예수님이 물을 가지고 순식간에 최상급 포도주로 만드셨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예수님이 가나 마을의 혼인잔치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기적은 첫 번째 표적입니다. 예수님은 드디어 하나님의 일을 시작하셨습니다. 기적과 표적은 다릅니다. 기적은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만든 것입니다. 표적은 기적을 통해서 예수님이 메시야라는 사실을 알리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 표적을 통해 그분의 영광을 드러내셨고 제자들은 이 표적을 보고 예수님이 메시야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물은 유대교의 율법을 가리킵니다. 그 물이 변화된 포도주는 기독교의 복음을 상징합니다. 예수님은 물로 포도주를 만드시면서 율법의 시대는 지났고 은혜의 시대가 도래 하였다고 선언하셨습니다. 우리가 거듭나지 않았을 때는 물 같은 신앙인이었습니다. 물은 맛도 없고 색깔도 없고 냄새도 없습니다. 물 같은 신앙인은 내 이성을 의지합니다. 내 머리 속에 하나님을 가두어 둡니다. 내 이성을 의지하면 하나님은 키 작은 하나님이 되고 맙니다. 아무 것도 하실 수 없는 힘없는 하나님이 되고 맙니다. 우리를 도와두실 수 없는 하나님이 되고 맙니다. 상어를 수족관에 가두어 놓는 것과 같습니다. 주님을 내 이성으로 판단하지 마십시오. 주님은 내 이성을 초월하시는 분입니다. 우리가 거듭났을 때는 포도주 같은 신앙인이 됩니다. 포도주는 맛도 있고 색깔도 있고 냄새도 있습니다. 포도주 같은 신앙인은 매사를 믿음으로 받아들입니다. 믿음으로 받아들이면 하나님은 키다리 하나님이 됩니다.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는 힘 있는 하나님이 됩니다. 우리를 도와주실 수 있는 하나님이 됩니다. 상어를 바다에 풀어놓은 것과 같습니다. 주님의 능력을 의지하십시오. 주님은 모든 것이 가능하신 분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내 머리 속에 하나님을 가두었을 지라도 이제부터는 하나님의 능력 안에 나를 집어넣어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는 물 같은 신앙인이었을 지라도 이제부터는 포도주 같은 신앙인으로 변화되어 하나님이 나를 통해 역사하시도록 맡겨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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