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4:26-34 씨를 뿌림과 같으니


이현주 목사님이 지은 [밥을 먹는 자식에게]라는 시(詩)가 있습니다. 천천히 씹어서 공손히 삼켜라/ 봄에서 여름 지나 가을까지 그 여러 날들을 비바람 땡볕으로 익어온 쌀인데/ 그렇게 허겁지겁 삼켜버리면 어느 틈에 고마운 마음이 들겠느냐/ 사람이 고마운 줄 모르면 그게 사람이 아닌 거여./ 이현주 목사님의 시처럼 쌀이 밥상에 오르기까지 기나긴 시간과 수많은 수고를 거쳐야 합니다. 옛 사람들은 쌀 미(米)자를 가르칠 때 八十八 (팔십팔/88)자가 합쳐져서 쌀 미자가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쌀이 우리 밥상에 오르기까지 88번의 손길을 거쳤으니 소중하고 감사하게 먹으라는 말씀입니다.

오늘 본문을 통해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는 사람이 씨를 땅에 뿌림과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막4:26) 씨 중에서도 겨자씨 하나(막4:31)를 뿌림과 같다고 비유하셨습니다.(실제로는 난초씨가 가장 작다.) 하나님의 나라는 예수님 당시에 가장 작은 씨로 알려진 겨자씨처럼 아주 작게 시작한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시작하려면 씨가 작더라도 땅에 뿌려야 합니다. 이스라엘에서 밭에 씨를 뿌리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논에 모내기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스라엘은 밭에 씨를 뿌릴 때 땅 속에 돌이 많다 보니 가래질을 하지 않고 나귀의 등 위에 씨앗 자루를 실고 구멍을 내어 씨를 뿌렸습니다. 우리나라는 모내기를 할 때 씨앗(종자)을 소금물에 담가 소독하고 불린 다음 요즘에는 고운 흙을 넣은 모판에 뿌리고 논 한쪽에 물을 대주어 그 위에 올려놓고 비닐하우스로 덮어줍니다. 모가 싹이 트면 찬 공기에 적응하는 기간을 갖기 위해 점차적으로 비닐하우스를 걷어 주고 어느 정도 자라면 이양기로 모내기를 합니다. 모내기를 할 때는 줄을 맞추는데 통풍이 잘돼야 병충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농부는 모내기를 하기 전에 논에 밑거름을 주고 모내기를 하고 나서 적당하게 물을 대주고 모가 논에 뿌리를 내리면 웃거름을 주고 병충해를 예방하기 위해 가끔씩 농약을 쳐줍니다. 그러면 모가 잘 자랍니다.

예수님은 씨를 뿌리면 농부가 밤낮 자고 깨고 하는 중에 씨가 나서 자라는데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 알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막4:27) 씨가 자라는 과정이 신비롭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되 처음에는 싹이요 다음에는 이삭이요 그 다음에는 이삭에 충실한 곡식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막4:28)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는다는 말씀은 하나님의 도움으로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는다는 말씀입니다. 농부가 모를 심고 물을 대주고 거름을 주면 모가 자라서 벼가 되고 벼 속에서 목이 올라오면서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만약 이때 태풍이 불어오면 벼가 수정이 안 돼 쭉정이가 됩니다. 사람이 지하수를 끌어와 물을 대주고 농약을 뿌려 병충해를 예방해줄 수는 있지만 하나님이 태풍을 막아 주시지 않으면 벼가 수정을 할 수 없고 햇빛을 적당하게 비춰주시지 않으면 벼가 토실토실하게 여물 수 없습니다. 농사도 사람이 짓는 것 같지만 결국은 하나님이 지으시는 겁니다. 사도 바울은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께서 자라나게 하셨나니”(고전3:6) 라고 말씀하였습니다. 사람은 씨를 뿌리고 물을 주지만 하나님은 자라게 하십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씨는 무엇을 상징할까요? 복음을 가리킵니다. 농부는 씨가 작더라도 뿌려야 하듯이 우리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듣기 싫어하더라도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씨를 뿌리지 않으면 싹이 나지 않듯이 복음을 전하지 않으면 천국 시민이 생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땅은 무엇을 상징할까요? 사람의 마음을 가리킵니다. 농부가 씨를 땅에 뿌리면 싹이 트듯이 우리가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면 언젠가는 신앙의 싹이 트게 됩니다. 땅에 뿌려진 씨가 싹이 트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듯이 믿지 않는 사람들이 복음을 받아들이는 과정도 신비롭기만 합니다. 어떤 사람은 아이가 너무 속을 썩이다 보니 마음을 잡으라고 교회로 보내는 경우도 있고 어떤 사람은 목을 매려다가 전도하러 온 교인이 벨을 누르는 소리를 듣고 예수님을 영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복음을 전하느냐 안 전하느냐 이지 복음을 영접하고 거부하고는 하나님께 달려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보내심을 받아야 전파하고 전파해야 듣고 들어야 믿고 믿어야 구원받는다고 말씀하였습니다. 사도 바울은 복음(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 아름답다고 말씀하였습니다.(롬10:13-15) 사람이 결혼을 해서 자녀를 낳아야 가문이 계승되듯이 전도자가 복음을 전해야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됩니다.

예수님은 씨를 뿌리면 가장 작은 겨자씨가 자라서 세상의 모든 풀보다 커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막4:32) 겨자씨는 보통 1,2미터까지 자라는데 갈릴리 호수 주변에는 3미터까지도 자라고 어떤 것은 4,5미터까지도 자란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강가에 가보니 가느다란 갈대에 참새가 머물었는데 공중의 새들이 가느다란 겨자초 가지의 그늘에 깃들인다는 말씀입니다. 씨는 작지만 뿌리고 뿌리면 하나님이 자라게 하시고 자라면 엄청나게 커진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욥기 8장 7절을 통해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고 말씀하셨습니다. 처음에는 보잘 것 없지만 나중에는 대단해 질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기독교도 처음에는 미약했지만 지금은 창대해졌습니다. 예수님이 오셔서 12제자를 남기셨는데 예수님이 승천하시고 12제자들이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복음을 전하여 개신교인만 8억 명이 넘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전체인구의 20%가 조금 안 돼는 9백만 명 정도가 개신교입니다. 겨자씨처럼 작았는데 겨자초처럼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예수님은 크게 자라 열매가 익으면 낫을 댄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막4:29) 하나님은 요엘서 3장 13절을  통해 “너희는 낫을 쓰라. 곡식이 익었도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전에는 낫으로 벼를 벴지만 요즘은 콤바인으로 벼를 벱니다. 농부는 벼가 누렇게 익어 고개를 숙여가면 논에 물을 빼고 콤바인이 들어갈 수 있도록 논바닥을 말립니다. 성경에서 추수 때는 하나님이 세상을 심판하시는 날을 상징합니다. 예수님은 도끼가 나무뿌리에 놓였다 고 말씀합니다. 농부가 도끼질을 하여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를 베어버립니다. 예수님은 손에 키를 들고 있다고 말씀합니다. 농부의 아내가 키질을 하여 알곡은 모아 곳간(천국)에 들이시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웁니다.(지옥, 마3:10-13) 지금은 영적으로 추수 때입니다. 예수님은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고 탄식하셨습니다. 심판 날은 가까웠는데 전도자는 적다고 안타까워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일꾼을 보내달라고 요청하셨습니다.(마9:37-38) 우리는 추수할 일꾼으로 부름 받았습니다. 우리는 농부처럼 씨가 작더라도 복음의 씨를 뿌려야 합니다. 전도의 씨를 뿌려야 합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싹이 트게 하십니다. 복음이 마음의 밭에서 자라게 하십니다. 그것도 놀랍게 자라게 하십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또 전도해서 또 다른 사람들이 하나님을 믿게 됩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나라는 고구마 한 뿌리를 캐면 여러 뿌리가 나오듯이 연쇄적으로 확장돼 갑니다. 우리교회는 지금 겨자씨처럼 작은 교회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씨를 뿌린다면 가장 작은 겨자씨가 가장 큰 겨자초로 자라듯이 개척교회인 우리교회가 포항에서 제일가는 감리교회로 성장할 겁니다. 그날까지 저와 여러분은 땅에 씨를 뿌리는 농부가 돼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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