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1:14-20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그리스어로 ‘시간’을 뜻하는 단어가 두개 있습니다. ‘카이로스'(kairos)와 '크로노스'(chronos)입니다. ‘카이로스'(kairos)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리키고, '크로노스'(chronos)는 흘러가는 시간을 가리킵니다. '크로노스'는 연대기적인 시간입니다. 지구가 자전하면서 낮과 밤이 되는 시간이고, 지구가 공전하면서 태양과의 거리에 따라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되는 시간입니다. 이것이 크로노스입니다./ '카이로스'는 어떤 일을 수행하기 위한 특별한 시간입니다. 시간은 흘러가지만 그 속에 의미 있는 시간이 있습니다. 이것이 카이로스입니다. 우리는 시간을 크로노스로도 보낼 수 있고 카이로스로도 보낼 수 있습니다.

마가복음 1장 15절에 “때가 찼고”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여기서 때는 단순한 시간이 아니라 특별한 시간입니다. 크로노스가 아니라 카이로스입니다. 이 시간은 하나님께서 인간을 구원하실 계획을 펼치시는 시간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예수님이 전면에 등장하신 시간입니다. 예수님은 “때가 찾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고 선포하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공간이 아니라 하나님의 통치를 가리킵니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이 우주를 통치하신다고 믿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 오셔서 매일 모든 백성들을 통치하시기를 바랐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통치가 시작되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예수님이 처음 오셨을 때 시작되었고 예수님이 다시 오실 때에 완성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고 말씀하셨습니다. 세례자 요한도 회개하라고 선포하였고(막1:4) 예수님도 회개하라고 선포하셨습니다.(막1:15) 회개는 죄에서 떠나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겁니다. 유대 백성들은 말로는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였지만 행동으로는 하나님을 떠나 살았습니다. 입으로는 하나님을 주님이라고 고백했으면서도 손과 발로는 세상을 주님으로 떠받들고 살았습니다. 우리도 기도할 때는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지만 세상에 살 때는 물질을 할아버지로 여기고 살잖습니까? 하나님보다 앞세우는 것이 우상이고 우상을 섬기는 것이 죄입니다. 예수님은 지금 우리에게도 죄에서 떠나 하나님께로 돌아오라고 촉구하고 계십니다. 하나님께로 돌아와서 복음을 믿어야 합니다. 복음은 예수님이 선포한 말씀이 복음이고, 예수님 자신이 복음입니다. 우리는 우상을 버리고 예수님을 믿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복음을 전파하시기 위해 제자들을 선택하셨습니다. 그 당시는 학생이나 부모는 배우고 싶은 선생을 골랐지만 예수님은 거꾸로 복음 전파를 도울 제자를 부르셨습니다. 예수님은 갈릴리 해변에서 제자들을 부르셨습니다. 갈릴리 호수는 길이가 21킬로미터이고 넓이는 13킬로미터입니다. 하프처럼 생겼습니다. 갈릴리 호수에는 10여 종의 물고기가 서식하였고 호수 주변에 30여개 마을에서 300여척의 고기배가 물고기를 잡았습니다. 갈릴리 호수는 포스코가 포항을 먹여 살리듯이 갈릴리 사람들을 먹여 살렸습니다. 갈릴리 농부들은 대부분이 소작농이라 가난했지만 갈릴리 어부들은 그나마 먹고 살만했습니다. 갈릴리 어부들은 밤에 나가 고기를 잡아 새벽에 내다 팔았고 낮에는 그물을 손질하였습니다. 예수님은 갈릴리 해변에서 그물을 던지는 시몬과 안드레를 보시고 제자로 부르셨습니다.(막1:17) “나를 따라오라 내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그 당시 제자는 선생님의 뒤를 따라다녔습니다. 나를 따르라는 요구는 나의 제자가 되라는 부름이었습니다. 시몬과 그 형제 안드레가 계속해서 고기를 잡는 어부로 살아간다면 가족을 부양하며 살 수는 있겠지만 그 시간은 흘러가는 시간입니다. 크로노스입니다. 그러나 사람을 낚는 어부로 살아간다면 고생하며 살겠지만 그 시간은 의미 있는 시간입니다. 카이로스입니다. 시몬과 안드레는 흘러가는 시간을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시몬과 안드레는 그물을 버려두고 예수님을 따라갔습니다.(막1:18)/ 예수님은 조금 더 가시다가 야고보와 그 형제 요한이 배에서 그물을 깁는 것을 보셨습니다.(막1:19) 예수님은 야고보와 요한도 부르셨습니다. 야고보와 요한의 아버지 세베대는 갈릴리에서도 손꼽히는 선주였습니다. 야고보와 요한이 선주인 아버지를 도와 고기를 잡는다면 잔잔한 물에서 고기를 잡듯이 비교적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겠지만 순회 전도자인 예수님을 따라 나선다면 거친 풍랑을 헤치고 나가야 하는 모험의 연속이었습니다. 야고보와 요한은 아버지를 도와 세상이 움직이는 대로 따라간다면 크로노스의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따라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동참한다면 카이로스의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야고보와 요한은 시간을 흘러 보내기보다는 의미 있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야고보와 요한은 선주인 아버지와 고기잡이를 돕는 품꾼들과 배와 그물을 버려두고 예수님을 따라갔습니다.(막1:20) 시몬과 안드레 그리고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이 부르시자 곧 그물을 버려두고 따라갔습니다.(막1:18,20) 예수님의 부르심에 즉시 응답했습니다. 시몬과 안드레와 그리고 야고보와 요한이 갈릴리 호수에서 고기를 잡았다면 이름도 없는 어부로 살다 죽었겠지만 예수님을 세상에 전하다가 순교했기 때문에 교회 역사에 길이길이 기억되게 되었습니다. 크로노스의 삶을 살지 않고 카이로스의 삶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예수님은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세상에 나가 주님이 다시 오신다고 전하기를 바라십니다. 예수님이 처음 오셔서는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돌아가셨지만 예수님이 다시 오셔서는 우리의 죄를 심판하십니다. 시몬과 안드레와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의 부름에 즉시 응답했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즉시 따르겠습니까? 아니면 머뭇거리시겠습니까? 예수님은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고 말씀하셨습니다.(눅9:62) 예수님은 우리도 즉시 따르기를 바라십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처한 자리에서 복음을 전하기를 바라십니다. 우리도 고기를 잡는 크로노스의 시간을 보내지 말고 사람을 낚는 카이로스의 시간을 보내야 하겠습니다. 주어진 시간을 물질을 모으는데 흘려보내지 말고 예수님을 전하며 의미 있게 보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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