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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 2008년 제53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김경욱 외 지음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2000년 이후에 등장한 젊은 피들이 우리 문단의 지경을 넓혀주면서 크고 작은 문학상들을 하나 둘씩 가져가더니 어느새 문단의 중추로 떠올랐습니다. 김경욱 님은 나이 어린 고참처럼 신세대 작가군(1971년 생)에 속하면서 중견 작가의 반열(1993년 등단)에 오른 어중간한 작가였습니다. 님은 언제나 문학상과 지근거리에 있으면서도 한고비를 넘기지 못해 번번이 고배를 마셨으나 스파링 파트너가 챔피언 벨트를 차지하듯이 문학상의 단골 후보가 마침내 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올해 현대문학상 수상작과 후보작을 보니 7편 가운데 5편이 신세대 작가의 작품이었습니다. 우리 문단의 영 파워가 여전해 보입니다. 서울예대 문창과 출신들은 세계관의 중첩 때문에 스러져가면서도 그루터기를 남긴 것으로 보아 우리 문단의 산실임이 분명합니다. 유난히 한국일보 문학상 수상작가가 많은 것으로 보아 메이저 문학상의 교두보인가 봅니다. 그러나 11편중에서 기 수상 작가의 작품이 4편인 점을 보면 우리나라는 작품 수에 비해 문학상이 너무 많다 보니 딱히 수상작으로 내밀만한 작품이 드물어 보입니다. 더구나 53회라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현대문학상 수상 작품집이 출판된 지 한 달 후에 구입했는데도 초판을 면치 못한 것을 보면 대중성에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40대로 90년대에 등단한 60년대 생 작가들은 대학교로 옮겨가면서 작품 활동이 뜸해 보입니다. 그 틈을 김애란이란 새파란 작가가 너끈히 메워주고 있습니다.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겠지요. 박형서란 영건도 될성부른 나무 같아 보입니다. 탑건이 될 때 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이런 저런 악조건 속에서도 작품 활동에 정진하는 우리 시대의 소설가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나는 님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