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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로 간 코미디언 - 2007 제7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김연수 외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목사들은 주로 교인들과 만난다. 교인들과 어울리다 보니 교회 안의 이야기를 하고 교회 용어를 사용한다. 세상 사람들은 목사들을 외계인 취급한다. 소통이 안 되기 때문이다. 목사들은 자기 울타리에 갇혀 우물 안 개구리가 되었다. 목사들이 세상 밖으로 나가는 방법이 있을까? 있다. 현대인의 문화 트렌드가 담긴 영화를 보거나 요즘의 세태가 반영된 소설을 읽는 것이다. 나는 주로 후자 쪽이다. 나는 소설을 읽으면서 교회 담장 밖을 넘나든다. 소설 속에는 내가 경험하지 않은 또 다른 세상이 들어있다. 세상 사람들의 대화가 들어있고 비교인들의 일상사가 담겨있다. 소설은 나의 세계관을 넓혀준다. 나는 교인들과의 만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울이라면 소설과의 만남은 세상을 들여다보는 창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을 선호한다. 우리나라는 출판되는 소설에 비해 문학상이 너무 많다. 너무 많다 보니 어떤 소설이 올해의 최고의 소설인지 분간할 수 없을 지경이다. 다행히 문학상이란 시스템이 있어 나 같은 문외한도 마음 놓고 고를 수 있다. 단편소설의 경우 과거에는 이상 문학상을 최고의 영예로 여겼으나 얼마 전부터 황순원 문학상의 수준이 높아졌다. 장편소설 또는 작품집의 경우 동인문학상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황순원 문학상은 전년 7월부터 올 6월까지의 작품을 대상으로 1심과 2심을 거쳐 최종심 10편을 선정하고 심사위원들의 토론을 걸쳐 수상작을 결정한다. 올해는 김애란의 ‘칼자국’과 김연수의 ‘달로 간 코미디언’과 윤성희의 ‘이어달리기’가 집중적으로 논의되었으나 수상작은 상복이 많은 김연수님이 차지했다.
구약신학자인 트렘퍼 롱맨 교수는 성경은 역사적이고, 문학적이고, 신학적이라고 말한다. 성경에는 역사적인 배경이 담겨있다. 성경은 컨텍스트 안에서 읽어야 한다. 성경은 문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성경의 장르가 시인지 소설인지에 따라 독서전략이 달라진다. 성경은 신학적인 메시지가 들어있다. 저자가 독자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메시지다. 우리는 그동안 역사적 비평적 방법론에 영향을 받아 성경을 역사적이고 신학적으로 읽었다. 이제 문학적인 방법론까지 가미해서 읽는다면 하나님의 본래의 말씀에 도달하리라 본다. 비록 세속 문학일지라도 성경을 이해하는 도구가 된다면 가까이할 가치가 있다. 깊어가는 가을을 황순원 문학상 수상 작품집을 친구로 삼아 만끽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