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남극 탐험의 꿈 - 장순근 박사가 쓴 남극 탐험의 역사와 세종 기지 이야기 ㅣ 자연과 인간 2
장순근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서울에서 17,240KM. 그곳에 세종기지가 있다.
남셔틀랜드 군도의 킹조지섬과 넬슨섬으로 둘러싸인 맥스웰만 연안에 1988년 우리는 남극에 기지를 세웠다. 그 이후 매년 월동대를 파견하여 미국, 칠레, 러시아, 아르헨티나, 일본, 중국 등 12개 국가와 함께 남극의 생태를 연구하고 지구 환경 변화가 남극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있다.
제목은 남극탐험의 꿈이지만 사실상 남극 자체보다는 세종기지를 둘러싼 남극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 때문에 남극 자체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 책을 본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가 잘 알고 있는 세종기지의 모습을 다루기 때문에 기지의 모습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건 사진이었다. 바다를 유유히 떠가는 빙하, 겨울에 얼어가는 바다, 귀여운 웨들 해표, 일렬로 질서정연하게 이동하는 젠투 펭귄, 극한의 날씨를 뚫고 자라는 식물들, 새하얀 눈밭 위의 오렌지색 세종기지의 모습을 담아낸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금방이라도 남극으로 달려가고픈 생각이 들었다. 망망대해 위에 거대하고 새하얀 빙하의 모습과 흔히 볼 수 없는 남극의 자연환경은 사진으로 보기에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아름답다. 물론 이 아름다움 뒤에는 견딜 수 없는 혹한과 매서운 눈보라, 무서운 크레바스 등이 있기 때문에 일반인의 접근은 힘든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곳에서 세종기지 대원들은 남극의 생태를 연구하고, 다른 나라의 기지와 소규모 올림픽을 열기도 하고, 언 바다를 건너 다른 기지를 방문한다. 저자는 월동대의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을 소개하며 다소 두꺼운 책을 재미있게 풀어간다. 월동대가 의식주는 어떻게 해결하는지, 한국과의 연락 수단은 어떤 것인지, 기지내 평소 생활상은 어떤지, 여가 시간은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