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글씨 처방전 - 글씨가 예뻐지는 60일의 기적
임예진 지음 / 북스고 / 201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독 손글씨로 끄적거리는 걸 좋아해서 집에 갖가지 노트가 넘쳐나는 편이다. 스케쥴링이나 일기도 컴퓨터나 핸드폰보다는 노트에 펜으로 쓰는 것을 선호한다. 문제는 내 손글씨가 예쁘지 않다는 것! 천천히 마음을 차분하게 먹고 쓰는 글자는 그나마 정갈해보이는 편이지만 급한 상황일 수록 글자는 바람이 부는듯 휙휙 날아간다. 나도 예쁜 손글씨가 가지고 싶다. 연습으로 가능하다면 꼭 가지고 싶다!



우선 손글씨가 예쁘면 그걸로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멋스러운 캘리그라피를 사용해 다양한 소품을 장식할 수도 있고, 아기자기한 손글씨로 다이어리를 꾸미거나, 노트를 정리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센스있는 손편지를 써주기에도 부끄럽지 않겠지. 



손글씨 처방전

손글씨 처방전은 4가지 버전의 손글씨를 다양하게 따라쓰면서 연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격식있는 정자체, 동글동글 귀여운글자체, 흐르는 듯한 느낌의 흘림체, 개성 넘치는 캘리그라피 등 다양한 형태의 손글씨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반복해서 써볼 수 있게 제공한다. 처음에 책을 받아들고는 순간 한글을 처음 배우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느낌도 살짝 받았지만, 손글씨는 직접 써봐야 느는 만큼 한글을 다시 배운다는 마음 가짐으로 꽤 많은 글자를 따라써야했다. 



처음에는 이렇게 따라쓰기만 해서 과연 글자체가 좋아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점점 쓰다보니 전체적인 글자의 균형과 비율을 고려해서 쓰고있는 나를 발견했다. 손글씨도 결국엔 비율의 미학이구나. 그리고 손글씨는 습관의 문제다. 자음과 모음 하나하나를 쓰는 습관에 따라 개인의 글씨체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러니 꾸준히 연습을 하면 언젠가는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책의 중간쯤부터 매일 따라 쓸 수 있도록 미션이 나와있다. 60일 동안 매일 정성스럽게 글씨쓰는 연습을 하면 좀 더 예쁜 글씨체를 가질 수 있을까?



아쉬운 건, 글씨가 두껍게 인쇄된 글씨체를 그대로 따라하고 싶어서 두꺼운 네임펜으로 글을 따라 썼더니 뒷면에 글자가 비치는 것이었다. 다양한 손글씨를 연습하기 위한 책인만큼 종이 두께도 좀 더 두꺼웠으면 어땠을까 싶다. 



마지막 부분엔 그림과 더불어 캘리그라피를 연습하는 칸도 마련되어 있다. 캘리그라피는 손글씨라기 보다는 그림 실력에 가까운 듯 보인다. 전제적인 비율과 느낌을 살려 아름답게 표현하는 캘리그라피 글씨체는 지금 상황에선 너무나 먼 미래 같아 보인다.



손글씨를 쓰는 행위는 나에게는 일종의 머리를 비우는 시간이다. 하루에 1~2페이지씩 아무 생각없이 정성을 다해 글씨를 따라써보는 시간은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았다. 하얀 종이를 내 글씨로 조금씩 채워간다는 생각도 나쁘지 않았다. 손글씨가 예쁘지 않아서 고민인 사람은 손글씨 처방전을 통해 기본적인 글자체를 익혀보고, 이후 따라하고 싶은 글씨체가 생기면 프린트해서 꾸준히 따라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