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보헤미안 - 일과 놀이가 하나가 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혼다 나오유키.요스미 다이스케 지음, 전경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해외여행이 예전보다 아주 쉬워진 시대다. 사람들은 시간만 나면 앞다투어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계획을 짜고, 돈을 모은다. 여행은 내 돈 들여 떠나는 아주 값비싼 휴식인 셈이다. 하지만 돈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세계를 마음대로 여행하고, 좋아하는 분야에 관한 일을 해서 돈까지 벌 수 있다면, 그것보다 완벽한 삶이 있을까? 신기하게도 그렇게 살아가는 두 남자가 있다. 이들은 자신들을 모바일 보헤미안이라고 칭한다. 

「노마드 워커를 '어디에서도 일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모바일 보헤미안은 거기에 더하여 '일과 사생활의 경계가 없어진 상태'를 가리킨다. 여행하듯이 살며 누구에게도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궁극적인 삶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p.32>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자율근무제는 점점 늘어가고 있다. 굳이 출근하지 않더라도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온라인 중심의 업무가 많은 경우, 재택근무를 하거나 혹은 가까운 카페나 사무실에서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것이다. 출퇴근 전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그만큼 성과로 보여줘야 하는 압박이 크고 오히려 퇴근 시간이 지나서도 일에서 벗어날 수 없는 단점도 지닌다. 
모바일 보헤미안은 한 회사에 종속되는 개인을 거부하는 삶이다. 회사에 자신의 시간을 헌납하는 대신 월급을 받는 직장인과 달리, 자기 자신을 고유의 브랜드로 키워내 자신만이 잘할 수 있는 취미와 특기를 바탕으로 각 나라에서 일을 따낸다. 개인이 회사의 종속에서 해방될 경우 장소적인 제한도 사라지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어느 곳에서든 지낼 수 있다. 

<모바일 보헤미안>의 공동저자 나오유키와 다이스케는 각각 하와이와 뉴질랜드에 중심 거점을 가지고 있다. 트라이애슬론과 같은 스포츠를 좋아하는 나오유키는 하와이의 해변에 집을 구해놓고, 1년 중 반은 하와이의 집에서 보내고 나머지 6개월은 전 세계를 여행하며 보낸다. 다이스케도 뉴질랜드의 조용하고 깨끗한 호숫가에 집을 마련해놓고 일본과 전 세계를 오가며 아웃도어와 오가닉에 관련된 수많은 일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어떻게 꿈같은 삶을 이룰 수 있게 되었을까? 

그들은 누구나 이런 삶을 누릴 수는 있지만 준비 없이 뛰어들었다가는 실패하고 다시 돌아가기 십상이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천천히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들은 둘 다 오랫동안 회사 생활을 하며 사회생활의 기본적인 에티켓과 요령을 익혔고, 한 달 동안의 생활에 필요한 최소 생활비를 파악하여 쓸데없는 지출이 늘지 않도록 미리 생활 습관을 조절했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에 대해서 끊임없이 SNS를 통해 어필하고 자기 홍보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한 군데의 수익에 의존하지 않고 작은 수익이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하도록 자금 흐름을 만들었다. 그중에서도 이들의 모바일 보헤미안 라이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모바일 기기의 활용이다. 아이폰과 맥북을 활용해 일정관리, 업무처리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으므로 그와 관련해 유용한 앱들도 간단한 팁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이 두 사람을 보면서 꿈같은 삶이 부럽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한 달이 멀다 하고 나라를 옮겨 다니며, 익사이팅 한 긴장 속에서 매일매일을 살아내고 싶진 않다. 모바일 보헤미안이 꼭 전 세계를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삶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일과 사생활의 경계가 없는 삶, 즉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삶인 것이다. 그런 삶이 제대로 유지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자기 관리이다. 두 사람은 장소의 이동이 익사이팅 한 대신 하루의 일정한 루틴을 정해놓고 그것을 생활화하고 있었다. 일찍 잠들고, 새벽에 일어나 조깅을 하며, 오전 시간에 주로 창조적인 작업을 하고, 오후에 취미활동을 하는 등, 시간을 정해놓고 엄격히 지키는 삶을 살고 있었다. 어쩌면 이것이 모바일 보헤미안의 가장 중요한 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일과 사생활의 경계가 없다는 말은 누구도 내 생활을 터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훨씬 나태하게 생활이 무너지기 쉽다. 자기 자신과의 약속을 정해놓고 의지를 가지고 꾸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책의 끝부분에는 모바일 보헤미안 라이프 스타일에 맞지 않는 사람들이 어떤 부류인지도 함께 적어놓았다. 

누구든 자신만의 꿈꾸는 삶이 있을 것이다. 화려해 보이는 삶도 그 속에 들어가 보면 그들만의 피나는 노력이 분명히 존재한다. 겉모습만 보고 어설프게 따라 하다간 실패하기 쉽다는 건 그런 의미일 것이다. 앞으로는 점점 더 회사에 개인의 일생을 맡기기 어려워질 것이다. 예전엔 좋은 회사에 취직하는 것이 안정된 생활을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회사가 언제 나를 버릴지, 혹은 그 회사가 언제 망할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나 자신을 꾸준히 발전시켜 하나의 확고한 브랜드로 만들면 그 사람은 평생 굶어죽진 않을 것이다. 이들이 말하고 싶었던 바는 아마 그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오늘부터라도 열심히 찾아보자. 
혹시 아는가, 나도 일과 놀이가 하나 된 멋진 라이프 스타일을 살 수 있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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