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뚜껑이 없어 - 요시타케 신스케, 웃음과 감동의 단편 스케치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권남희 옮김 / 컴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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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뚜껑이 없어》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손가락이 가는 대로 그린 단편 스케치들을 아무런 순서도, 의미도 없이 담아놓은 책이다. 순서대로 책을 넘겨보다가 이게 도대체 무슨 내용이지? 하며 갸우뚱했는데, 그야말로 의식의 흐름대로 아무거나 그려놓은 스케치들을 마구 모아놓은 책이구나 싶었다. 전체적인 흐름으로 보면, 정신없고 이게 뭔가 싶은데 가끔씩 공감 가거나 피식 웃음 나는 그림들도 보인다. 뚜껑도 없고, 정신도 없고, 내용도 없지만 책은 귀여우니까 한번 살펴볼까? 


훗, 길 지나가다가 어릴 때 친구랑 똑같이 생긴 애가 뛰어가는 걸 보고 순간 타임 슬립했나 착각했단다. 그런 경험은 없지만, 그런 일이 생긴다면 진짜 그럴 듯. 난 예전에 친구랑 똑같이 생긴 도플갱어를 버스에서 본 적이 있다. 나를 보고도 계속 모른척하길래 한참 쳐다보다가 그 친구가 내리고 나서 전화를 해서 왜 모른척하냐고 했더니 자기는 버스를 탄 적도 없고 전혀 딴 곳에 있다고 했다. 헐, 소름; 그런 이상 야릇한 기분이랑 비슷한 거겠지.



'자동차 불빛 안에만 가랑비가 내린다' 
비 오는 날 어두운 데서 헤드라이트를 켜면 진짜 불빛 안에만 비가 내리는 것 같다. 별거 아닌데, 이렇게 말로 써놓고 보면 괜히 새롭다.



외로울 땐 뭐라도 내 어깨를 터치해주면 주면, 그렇게 위로가 되는 건가. 깃발의 쓰담쓰담 위로를 받는 순간, 왠지 은근 위로되기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웃기지만 ㅋ 



엄마, 아빠 사이에 양다리 걸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묻지 좀 말라고요. 대단히 곤란하니까



사람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남의 고민뿐입니다. 자신의 고민은 무리입니다. 
그러게, 자신의 고민을 자기가 해결하면 세상에 고민할 일이 없겠네.


신에게 듣고 싶지 않은 말
"내가 기회를 몇 번이나 줬지?"
그러니까 기회일 때는 기회라고 말하면서 달라고요. 신 미워요~ 

작가도 딱히 무슨 의미를 두고 그린 그림들은 아닌듯하니, 읽는 사람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넘겨보면 될 듯하다. 요런 매우 자유스러운 스케치를 보니, 나도 평소 떠오르는  자유로운 생각들을 요렇게 스케치로 남겨보고 싶어진다. 꽤 재미있을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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