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가분하게 산다 - 몸과 마음까지 깔끔하게 정리하는 일상의 습관
오키 사치코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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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홀가분하게 산다는 것이 쉬운 게 아니다. 돈 걱정, 미래 걱정, 인간관계 걱정 등 누구나 이런 걱정거리쯤 한 주먹씩 안고 산다. 그래서 더 털어버리는 것이 중요한지 모른다. 미니멀리즘이 유행하는 요즘, 사람들은 버리기 열풍이 한참이다. 안쓰는 물건을 버리면서 쓸데없는 잡념과 걱정까지 한꺼번에 버리려는 듯 하다. 《홀가분하게 산다》의 저자 오키 사치코는 청소 업계에 30년 넘게 몸 담고 있는 사람이다. 다양한 집을 몇 십년간 청소하는 사업을 운영해오면서 다양한 일을 겪은 탓일까. 이제 어느 덧 노년에 다다른 듯 보이는 저자는 다양한 주제에 걸쳐 이제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겠다는 듯 조용히 읊조리듯 많은 이야기를 한다. 

사업이 꽤 잘 나갔던듯 보이는 저자는 젊은 시절엔 사고 싶은 물건은 꼭 사야 직성이 풀리고, 온 집안에 많은 물건을 쌓아두고 사는 타입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사지 않고도 산 셈 치는 법, 인간 관계도 모나지 않게 유지하는 법 등을 나이듦과 함께 자연스럽게 터득한 듯 보인다. 사람의 행복은 보통 일생에 걸쳐 U자 패턴을 보인다는 얘기를 본적이 있다. 태어났을 때부터 해서 어린시절이 가장 행복한 때이고,그 후 한참 일하고, 결혼하고, 육아를 할 젊은 시절에는 걱정과 고민이 많아 행복지수가 떨어진다. 그러다 인생의 황혼기인 노년이 오면 다시 행복해진다고 한다.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패턴은 아니겠지만, 어찌 됐든 저자는 노년을 맞아 자신만의 원칙을 가지고 어느 정도 홀가분하고 행복하게 사는 듯 보인다. 

제일 눈 여겨 보았던 부분은 마지막 챕터의 집안 정리와 청소에 관한 부분이었다. 역시나 청소 업계에서 30년 넘게 몸담고 있어서 그런지 청소가 몸에 베인듯해서 놀랐는데, 모든 청소는 그 자리에서 해치워 버리는 것이 최고이다. 일어나면 바로바로 이불 정리, 샤워하면서 욕실 청소, 계단 오르내리면서 계단 난간 닦기, 거실에서 쉴 때도 주변에 쓰레기가 없는지 살피는 습관, 그래서 저자의 집은 언제나 쓰레기나 먼지 하나 없이 반짝반짝 빛난단다. 
에효, 난 좀 더러움이 몸에 직접 느껴져와야 청소를 하는 게으른 타입이라 이렇게 그때그때 청소하는건 좀 자신이 없지만, 저자처럼 눈에 띌 때마다 바로 청소를 하면 크게 대청소를 할 필요없이 항상 집이 깨끗해서 좋겠구나 싶긴 했다. 

「요즘은 밖에서도 집에서도 테이블 위나 주변에 있는 장식물을 슬쩍 만져보곤 한다. 
'더러운 정도'를 체크하는 것이다. 
표면이 '거슬거슬'하면 먼지가 묻은 것이므로 우리집이라면 수건으로 대충 닦는다. 밖에서는 안타깝지만 모른 척하고, 그 곳이 음식점이면 두 번 다시 가지 않는다.  」 <p.213> 

이 부분에서는 왠지 좀 무서웠다. 무서운 시어머니 같은 느낌도 난다. 이런 깔끔한 성미를 갖췄기에 어쨌든 청소업계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거겠지. 

책은 전반적으로는 잘 읽히는 편이긴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개인의 일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실망스럽긴 하다. 중심 내용이 딱히 없고 , 이 얘기 저 얘기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느낌이라서 에세이로서의 매력은 사실 별로 없다.  폰트도 너무 작고, 문단도 들쑥날쑥이라 정돈된 느낌이 나지 않는다. 나이 들면서 느끼는 다양한 소회들을 다양한 주제로 접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앞으로 에세이는 좀 더 내용을 정돈해서 내는 게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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