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 - 학력도 스펙도 나이도 필요없는 신왕국의 코어소리영어
신왕국 지음 / 다산4.0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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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왜 아무리 공부해도 여전히 두려운가. 외국인을 보면 입술을 본드로 붙여놓은 듯 입이 떨어지지 않고, 쉬운 아이들 만화조차도 자막없이는 쉽게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비정상회담에 나오는 세계 각국의 외국인들을 보면 한국말을 잘만 하던데, 왜 우리는 몇 십년을 공부한 영어를 입에서 한마디 떼는 것 조차 어려워하냔 말이다. 너무나 수많은 책들에서 이미 많이 언급되어 왔던 영화로 영어 공부하기! 시중에 나온 수백가지 책들이 이미 미드나 영화를 보면서 영어공부 하라는 내용의 책들을 쏟아내고 있고, 집에도 그런 책들이 몇 권 꽂혀있다. 그런 내용들에 혹해서 몇 달 전 내가 좋아하는 미드 '모던 패밀리' 한편을 정해 여러 번 반복하면서 깔짝깔짝 뜯어먹어 본 적이 있지만, 작심 이틀 천하에 그쳤기에 효과 운운할 만큼 할 말이 있는 건 아니다. 

그러던 차에 알게 된 이 책  <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 
안 씹어먹어봤는데, 씹어먹으면 진짜 뭔가 달라질까? 라고 묻고 싶었다. 

저자는 학창시절 공부라곤 한 적 없던 사고뭉치였고, 영어시간에 선생님이 해석하라고 시켰던 'Wait a second'를 '기다려 하나 둘' 이라 해석했던 레알 영알못이었다. 그러던 사람이 독한 마음을 먹고선 외국 유학없이 혼자 방구석에서 하루 10시간씩 미친듯이 영화를 씹어먹고 났더니 6개월만에 영어 귀가 확 트여버렸고, 1년 뒤에는 애니메이션, 영화, CNN 뉴스를 직독직해 할 수 있음은 물론 미국의 UC버클리에 당당히 합격하여 유학을 가게 되었단다.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일까 싶었다. 몇 십년씩 영어를 공부하거나 심지어 미국에 몇년씩 살던 사람 조차도 아직 영어를 어려워 하는 사람이 많다는데 도대체 어떻게 공부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까 호기심이 일 수 밖에 없었다. 

내 생각에 일단 저자는 엄청 독하고 집중력이 강한 사람임은 확실하다. 학창시절 자주 전학다니던 환경 탓에 새롭게 만나는 친구들에게 절대 지기 싫었던 저자는 싸움에 지기싫어 시작한 복싱이 너무 재미있어 열심히 한 끝에 프로 복서 자격증을 따기에 이른다. 그치만 어느 날 학교 통과의 싸움을 계기로 학교생활에 대해 지루함과 무의미함을 느끼고 고등학교 자퇴라는 파격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그 후 얼마 뒤 저자는 "이번엔 영어다! 영어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 며 혼자만의 싸움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저자 신왕국은 애니메이션 영화 <라푼젤>을 시작으로 애니메이션 3편과 <타이타닉>,<어거스트 러쉬> 같은 영화를 지나 CNN 뉴스까지 차례대로 끈덕지게 한문장 한문장을 반복하며 문장 씹어먹기를 반복해 영화에 나오는 모든 문장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작업을 했다. 문장 당 기본 100번 이상을 반복해서 들었고, 문장이 끝나고 따라하는 쉐도잉이 아니라 영화 속 등장인물과 동시에 말할 수 있는 수준으로 똑같이 따라하는 과정을 통해 모든 문장을 씹어먹는다. 저자는 영어의 기초가 없어 문법도 단어도 거의 몰랐지만 이 모든 기초가 영화를 씹어먹으면서 닦여졌다고 말한다. 

<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를 읽으면서 점점 저자의 방법에 일리가 있다고 느껴졌던 것은 물론 저자의 살아있는 생생한 경험이 한 몫 했겠지만, 아기가 태어나서 모국어를 배우는 과정을 바탕으로 사람이 언어를 습득하는 단계에 맞게 외국어에 익숙해지는 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이었다. 아기가 엄마의 목소리를 계속 반복해서 들으면서 모국어에 익숙해지고, 점점 한단어씩 알아듣다가, 나중에는 어른들끼리 하는 말도 알아듣게 되고, 나중에는 자신도 자유자재로 말을 배워서 할 수있게 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성인이 된 다음에 얻을 수 있는 환경은 바로 '영화 씹어먹기'라고 저자는 힘주어 말하고 있다. 

영어를 잘하기 위해 모든 것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바로 '듣기'라고 한다. 영어 듣기가 안되는 상태에서 말하기를 공부하는 것은 사상누각이라는 소리다. 책에 나오는 사례를 보면 심지어 외국의 명문대학을 다니면서 몇 년씩 공부한 학생 조차도 원어민들의 얘기를 잘 못알아듣고, 말도 잘 못해서 고민인 사례가 나온다. 최대한 토론 수업 등을 피하고 오로지 읽고 쓰는 것 만으로 점수를 딸 수 있는 수업만을 들으며 버텨왔다고 한다. 외국에서 공부하면 완전 영어환경이니 자연스럽게 영어를 잘하게 되는 줄 알았는데 딱히 그런것도 아닌가보다. 모국어가 아닌만큼 성인이 되어서 배우는 외국어는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소리다. 

듣기가 문제였군. 내가 영어를 못하는 이유를 드디어 알게 되었다. 나는 영어듣기를 유독 싫어해서 학창시절부터 영어듣기를 할 때면 나도 모르게 긴장되어 쉬운 대화조차도 잘 놓치곤 했다. 듣기도 전에 '잘 못 들으면 어쩌지' 하고 걱정을 했던 탓이었을 거다. 반면에 문장을 해석하거나, 단어를 외우거나 잘못된 문법을 알아맞추는건 차라리 듣기보다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지금의 내 상태가 영어를 아예 모르는건 아니면서도 막상 외국인 앞에서는 써먹기 애매한 절름발이 영어가 되었을 것이다. 

영어는 한국어와 기본적으로 강세와 발성에 있어서 다르기 때문에 원어민들이 실제 쓰는 언어에 일단 익숙해져야 한단다. 영어를 한국어로 해석해서 알아듣거나, 말할 때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해서 말하는 습관을 버려야 진짜 원어민들과 즐거운 대화를 할 수 있을 듯 하다. 우리가 I love you 를 말할 때 '사랑해'를 영어로 번역해서 말하지 않고 당연하게 말하는 것처럼 모든 대화가 그런 경지가 되어야 한다. 책에서 알려주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보니 다시 한번 영어공부에 열을 올려볼까 하는 열의가 생기기도 한다. 영알못이었던 저자가 영화 씹어먹기로 하늘을 나는 수준까지 되었다면, 나는 날쌔게 뛰어다니는 수준의 영어 수준을 기대하면서 한번 잘근 잘근 씹어먹고 싶어진다.

다른 피부색을 가진 외국인과 친한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대화나눌 수 있는 그날을 꿈꾸며.. 
영어 요놈! 한번 잘근잘근 씹어먹어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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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7 2017-10-27 0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굿

다림냥 2017-10-27 12:3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2017-10-27 1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27 1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