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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리딩을 위한 기본 영단어 300 WORDS - 이 시대 작가들이 자주 쓰는 바로 그 단어 ㅣ 지적 리딩을 위한 보카 시리즈
마이클 그린버그 지음, 오수원 옮김 / 윌북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영어단어를 빽빽이 하듯 억지로 외우는 것이 아니라 책 읽듯 자연스럽게 외우고 싶다면 이 책이 어떨까? 윌북에서 3권째 시리즈로 나오고 있는 지적 리딩을 위한 영단어 시리즈다. 지적 리딩을 위한 필수 영단어 1100 words 를 시작으로 지적 리딩을 시작하는 공식 영단어 504 words 에 이어 이번엔 지적 리딩을 위한 기본 영단어 300 words 이다. 난이도를 따지자면 3권의 시리즈중 1100 words가 가장 어렵고 300 words가 가장 쉬운 축에 속하는 단어장이다.
이 책에 나오는 300워드를 익히면 <앵무새 죽이기>를 원서로 읽을 수 있다는 컨셉으로 나온 책인데, '단어가 300개 밖에 안들어있다고?'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각 챕터마다 필수 영단어들이 사용된 에세이글과 해당 단어를 설명해주는 영어문장과 퀴즈에 나오는 문장들에 나오는 단어들까지 합치면 꽤나 만만치 않은 양이다. 기본 영단어라고 하지만 미국의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단어 위주로 담았기에 우리나라 중학생 수준의 완전 기본단어는 아니다. 원서를 읽다보면 심심찮게 만날 수 있는 단어들 중 살짝 난이도가 있는 단어들을 주로 묶어놨다.

한 챕터에 15개의 영단어가 배정되어 있고, 이 단어들로 쓰여진 에세이 한편으로 챕터가 시작된다. 처음엔 굳이 단어의 뜻을 몰라도 괜찮다. 문맥에 따라 대충 뜻을 유추해보면서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평소에 영어 쓸 일이 많이 없으니 알던 단어도 까먹을 지경인데, 기본 단어라기엔 생각보다 난이도가 있어서 놀랐다. 한편으론 너무 쉬운 단어가 아닌것에 안도하기도 했다. 옆 페이지에서 영어문장으로 다시 한번 단어의 쓰임이나 늬앙스에 대해 설명해 주기 때문에 그 문장을 읽어보면 자연스레 단어의 뜻이 이해가 된다.

이 부분은 확실히 504워드 보다 친절해진 부분이다. 504워드에서는 해당 단어가 쓰여진 소설이나 잡지의 문장을 그냥 예시로 넣어뒀을 뿐이지만, 300워드 에서는 단어의 뜻을 영어문장으로 다시 풀어서 설명 해주면서 자연스럽게 유의어까지 익힐 수 있도록 배려해주어서 좋았다. 보통의 영어 수험서처럼 단어에 대한 쓰임이나 인용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문장 내에서 어떤 늬앙스로 쓰이는지 느낌적으로 알 수 있기 때문에 감을 익히기 좋을 듯 하다.



영어 문장을 통한 설명으로 단어의 뜻을 한번 익히고 나면 다양한 형태의 퀴즈들이 기다리고 있다. 해당 단어의 동의어를 찾아보기도 하고, 하나의 문단을 제시하고 빈칸에 알맞은 단어를 형태에 맞게 집어넣는 문제도 있다. 문장을 읽어보고 빈칸에 알맞는 단어를 생각해내어 적어넣는 활동을 반복해서 해보는 동안 자동적으로 단어의 뜻과 늬앙스를 익히게 되는 구조다.
하나의 단어를 여러개의 문장안에서 반복해서 보기 때문에 보통 단어와 뜻만 달랑 써있는 단어장을 외우는 것보다 늬앙스나 문장 내의 쓰임을 훨씬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더군다나 단어 하나를 외우기 위해 무작정 외우거나 빽빽이를 하는 식이 아니라 책을 읽고 글을 읽듯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는 구조라서 공부방법에 부담이 없다. 또 퀴즈에 나오는 문장 내에서도 기억해 둘만한 단어들이 많이 등장하기에 낯선 단어들은 체크해서 함께 외우면 더 좋을 것이다.

단어를 학습하고 퀴즈까지 풀고나면 챕터마다 짧막한 칼럼이 있다. 1챕터의 칼럼은 문맥을 통해 단어를 학습하는 것의 장점에 대한 글이었는데 정말 일리가 있었다. 우리가 한글을 학습하거나, 대화를 나눌때에도 모르는 단어는 앞뒤 문맥을 따져서 '혹시 이런 뜻인가?' 하며 추측하며 학습할 때가 많은 것처럼 영어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학습할 때 가장 기억에 잘 남을 수 있는 것이다.

책에 뒷부분을 넘겨보면 챕터 앞부분에 나오는 에세이에 대한 한글 해석본과 퀴즈의 답들이 나와있다.
나는 이런 순서로 공부 했다. 맨 먼저 단어의 뜻이나 내용에 대한 정보없이 무작정 에세이를 여러번 읽어본다. 단어의 뜻은 다 모르지만 '문맥상 대충 이런 내용의 글이구나' 라고 생각한 뒤, 옆 페이지에서 각 단어에 대한 설명 문장들을 보고 단어의 진짜 뜻을 파악하고, 늬앙스나 유의어를 파악한다. 그렇게 파악한 단어의 기억을 바탕으로 퀴즈들을 차례대로 풀어보고 정답을 맞춰본다. 퀴즈 내에서 단어들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파악해보고, 퀴즈에서 발견한 새로운 단어들과 함께 단어들을 연습장에 한번씩 써보고 잘 모르는 단어들은 인터넷을 검색해 발음까지 정확히 들어보며 따라해본다. 그런 과정을 한번 마치고 나서 다시 처음의 에세이를 읽어보면 확실히 안개처럼 뿌옇던 글들이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이 느껴진다. 1개의 챕터에서 15개의 단어를 익히라고 하고 있지만, 공부하고 나면 단어 15개의 유의어들을 포함한 늬앙스, 문장안에서 툭툭 던져지는 원어민들의 표현까지 덤으로 익힐 수 있다. 그러고 나면 뭔가 빡세게 공부한 느낌도 아닌데 왠지 이것저것 많이 알게된 듯한 느낌이 든다.
300 words 는 시험을 위한 영어공부 책이 아니기에 영어를 좀 더 재미있고 친근하게 느껴서 영어 원서나 잡지를 쉽게 읽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300워드 가 세권 중에 가장 기본 영단어 책이라고 하지만, 내 생각에 504 words와 난이도 면에서 큰 차이는 없는 듯하다. 다만 조금 더 설명이 친절하고, 퀴즈가 더 많아서 공부하기 편한 느낌이 들고, 총 20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기존의 책들이 42챕터, 48챕터로 이루어진 것에 비해서 부담이 적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마지막, 혹은 내년의 시작을 영어공부로 장식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집어들기에 부담없으면서도 뿌듯함을 만끽할 수 있는 적절한 영어공부 책이 아닌가 싶다.
300워드 를 시작으로 504 워드, 1100 워드를 다 정복해 나가면 얼마나 뿌듯할까.
영어원서를 한글 읽듯이 줄줄 읽을 수 있는 그 날을 기대하며 공부를 시작해볼까?
(맨날 말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