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론 20 - 우주론 · 양자역학 · 진화론 · 분자생물학의 최전선
호소카와 히로아키 지음, 김정환 옮김, 다케우치 가오루 감수 / 보누스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과학을 잘 알진 못해도 평소 궁금함을 품고 있던 분야에 대한 신뢰성 있는 지식 정도는 알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학분야의 대표적인 과학이론 20 가지를 담고 있는 이 책이 생각보다 얇은 것을 보고 좀 놀란 마음이 있었다. 실은 과학이론 20가지가 아니라 우주, 물리, 화학, 생물에 관해 중요한 부분을 20가지 정도의 항목으로 나누어 읽기 쉽도록 서술한 책이었다. 책이 얇다고 무시하지 못할 것은 다양한 분야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만큼은 꽤 쓸만하게 알 수 있을 정도로 흥미롭게 서술해 놓은 부분이다. 아이들의 교과서처럼 필요한 부분에는 그림과 사진도 곁들여서 구성한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글로만 읽어서는 도저히 이해가지 않을 부분들이 그림을 보고 비로소 이해되는 부분들이 꽤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내용이 내용이니 만큼 그렇게 쉽게 호락호락 읽어지진 않는다. 양성자와 중성자 얘기가 오가는 소립자에 관한 얘기 같은건 아무리 읽어도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 어려운 내용이기도 했다. 그 중에서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우주의 팽창에 관한 얘기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우주가 처음 생겨난 빅뱅으로 부터 시작해서 현재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지, 그리고 우주의 끝이 어디이며, 우주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는지에 대한 부분은 흥미로웠다. 



우주의 시작은 있을까? 종말은 있을까? 라는 의문에 못지않게 관심이 높은 의문으로 '우주에 끝은 있을까? 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끝은 있다. 복수의 관측 기기가 허블의 주장을 확인했듯이, 우주는 계속 팽창하고 있으며 먼 곳에 있는 은하일 수록 빠른 속도로 멀어지고 있다.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멀어지는 속도가 빠르다는 말은 아주 먼 곳에 있는 은하의 경우 멀어지느느 속도가 광속에 한없이 가까워짐을 의미한다. 게다가 멀어질수록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요컨데 어떤 거리를 기점으로 광속을 넘게 되면 그 은하에서 나오는 빛은 관측할 수가 없다. 즉, 보이지 않는다. 멀어지는 속도가 광속을 넘기는 이 영역을 '우주의 끝', '우주의 지평선'으로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우주의 끝 너머에도 우주는 펼쳐져 있으며 은하도 존재할 것이다. 우리는 '광속'이 우주에서 가장 빠른 속도이며 빛보다 빠른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옳다. 그러나 '공간'은 별개다. 팽창하는 공간은 실제로 광속을 넘어선다. 

<과학이론 20 p.41~42>


우주가 광속보다도 빠르게 계속해서 팽창하고 있다는 것, 아직도 우주의 전체 크기조차 제대로 가늠하지 못하고 있는데 심지어 측정조차 못할 정도로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는 것은 생각할 수록 머리를 멍하게 만든다. 이 우주는 끝없이 팽창할 것인가, 혹은 어느 순간부터는 다시 줄어들어 처음의 무의 상태로 돌아올 것인가, 혹은 이 과정들을 반복하는 순환이 계속 될 것인가에 대한 과학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 특히 별이 태어나고 폭발하는 과정에서 수소가 소비되어 더이상 수소가 없을때는 하나의 거대한 은하도 점점 빛을 잃어가고 완전한 암흑으로 돌아가 완전한 무의 세계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도 신기했다. 이런 우주의 대한 얘기는 인간의 사고과정을 뛰어넘는 아득한 시간에 대해 말하기 때문에 정신조차 아득해지긴 하지만, 우주를 생각하는 그 순간만큼은 모든 인간사가 다 하찮게 느껴진다. 



책에서 소개된 '립 밴 윙클 효과'라는 것도 흥미로웠는데 인간이 광속으로 이동할 수 있다면 그 속에서 시간은 한없이 느려져서 수 광년 떨어진 곳을 광속으로 다녀오고 나면 그 우주비행사에게는 실제로 5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더라도, 지구는 그동안 몇 십년의 시간이 흐른다는 것, 즉 굉장히 빠른 속도인 광속 앞에서는 시간이 흐르는 속도도 다르다는 얘기가 나왔다.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면서도 중력에 따라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그런 세계를 보면서 어렵고도 신비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내가 모르는 이 세계는 너무나 신비롭다. 


그 외에도 지구의 항성 치고는 크기가 큰 '달'이 어떻게 생성된 것인지, 초끈 이론이란 무엇인지, 판구조론을 설명하면서 일본에 유독 지진이 많이 일어나는 이유가 무엇인지 등 흥미를 가지고 볼만한 다양한 얘기들이 나와서 재미있었다. 전반적으로 책의 저자가 이야기를 최대한 쉽게 풀어내려고 노력한 흔적은 보이지만 여전히 어려운 부분은 있었다. 그것은 그 주제 자체가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어서거나, 혹은 나의 흥미가 별로 땡기지 않는 분야라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책이 다루고 있는 광대한 주제에 비해 항목에 따라 짧고 간명하게 설명하고 넘어가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 책 만으로 과학에 대한 대단한 지식을 쌓기는 어렵지만, 최소 다양한 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고 평소 궁금했던 부분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책으로는 충분하다고 본다. 본격적인 과학에 입문하고 싶은 초보자들을 위한 에피타이저 정도의 서적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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