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상상 다이빙
김민주 글.그림 / 무한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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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아무 무늬 없는 새하얀 표지의 책은 별로 보지 못한 것 같다. 마치 심플함이 가장 강력한 디자인이라는듯 책 당당하게 제목 "일상 속 상상 다이빙" 만 선명하게 박힌 책이었다. 이 책은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글쓰는 사람인 김민주 라는 작가가 일상을 보내며 쓴 다양한 생각과 그녀가 그린 감각적인 그림들로 이루어진 책이다. 일상 속에서 흔히 흘려보낼 수 있는 작은 생각들, IT가 발달한 디지털 세상에서도 작가가 추구하는 아날로그 라이프에 관해서, 크리에이터의 눈으로 바라보는 일상에 대해서, 또 사람들과의 관계 , 자신의 삶의 관한 생각이나 성찰에 대해 시처럼, 일기처럼 써내려간 에세이집이다. 


에세이 내용에 저자의 개인적인 내용은 별로 없지만 가만 가만 읽어보면 저자의 상황이 엿보이는 것 같다. 책 중간쯤에 나오는 글을 보아하니 얼마 전 큰 사고를 당해 큰 수술을 여러 번 한 듯하고 그것 때문에 몸이 좀 불편한가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자기가 지금까지 하던 일에서 과김히 방향을 틀어 스스로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고 있는 것 같다. 책을 내기전 이 글을 쓰면서 느꼈을 듯한 약간의 불안감과 또 한편의 즐거움. 그런 부분들이 글 속에서 미세하게 느껴져서 좋았다. 저자는 집에서 자기가 하고싶은 일에 최선을 다해보고자 생각했나보다. 원할때마다 글을 쓰고, 원하는 느낌으로 그림을 그리는 자유로운 삶. 

나도 그런 삶을 꿈꾼다. 미래나 돈을 걱정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만 실컷하며 사는 것. 예컨데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으면서 내가 쓰고 싶은 글을, 그림을, 사진을 쓰고 그리고 찍어대며 자유롭게 살 수 있기를 꿈꾼다. 예전엔 생각만 했다면 요즘엔 실제로 그 삶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고 있고, 실제로 예전보다 많이 가까워졌다. 



나는 꼭 대단한 누군가가 되지 않아도 괜찮았고, 행복의 기준을 특별함 위에 놓아둘 필요도 없었다. 모든 것이 있어도 행복하지 않을 수 있고 모든것이 없어도 괜찮을 수 있다. 어차피 현실은 우리를 그림자처럼 따라 다닐 텐데 굳이 그것의 그림자가 되어 끌려다닐 필요가 있을까. 진짜 특별함은 무던히도 평범한 것들, 이미 그 안에 있는데, 바쁜 아침 출근길 따뜻한 커피 한잔, 할 일이 태산일 때 부리는 느닷없는 딴짓, 일주일에 한 번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 그 순간 행복하다면 당신은 어느 시간, 어느 곳에 있어도 행복한 사람이다.  

< 일상 속 상상 다이빙  p.80>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그 주어진 일상을 행복해 할 수 있어야 진짜 행복한 거라는 이야기. 꼭 모든 것을 가져야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에 공감이 갔다. 실제로 막상 행복은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찾아오는 것이니까. 어느 날 갑자기 일찍 눈 뜬 새벽, 따뜻한 커피 한잔과 함께 미뤄뒀던 책을 읽는 조용한 시간, 그런 단순한 시간들 속에서도 행복은 얻어지는 것이니까. 저자는 일상 속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소재 삼아 위로를 건내기도 하고 자신에 대해 조용히 얘기하기도 한다. 책을 펼쳐 아무데나 읽어봐도 무리가 없는 예쁜 글과 그림이 담긴 책이었다. 



깊은 밤, 잠들기전 침대에 기대 앉아 작은 스탠드 불에 비친 책을 보며 감성을 느끼기에 적당한 책인 듯 하다. 

그날 하루를 토닥토닥 할 수 있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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