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 개정판
존 그레이 지음, 김경숙 옮김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3월 집수리를 시작으로 쌓여 있던 책장 정리를 시작했다. 계륵같은 존재가 되어 가지고 있을수도 버릴수도 없는 상황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한권 한권 갖고 싶어서 소유했고, 읽었고 뿌듯하게 책장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점점 늘어나 공간을 침투했다. 그래도 좋았다.

 

1차적으로 알라딘에 팔기로 17권을 신청했고, 16권이 접수가 되었고, 1권은 돌려주지 않아도 되니 알아서 처리하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처음 구입가의 얼마의 금액이 계좌로 들어왔다. 그렇다고 해서 보내고 싶었던건 아니지만, 그래도 덜 손이 가는 책들로 보내기로 한 책이었다.

사진을 찍어 두고 보냈다. 심지어는 가지고 있었던 책들을 그림으로 그려 둘까하는 생각까지 하면서, 내게는 그렇게 책을 보내는게 아쉬운 이별이 되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역시 보낼 운명에 놓여 있는 책이었는데 보내기 전에 한번 더 읽자하고 화장대 위에 올려 놓고 보니 읽게 되었다.

 

이전 같았으면 다 아는 내용을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지 하는 자만 아닌 자만을 했을텐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바로 책의 시작에 알려주는 화성의 남자와 금성의 여자가 어느날 부터 '기억상실증'에 들어섰기 때문이라는 전개가 나온다.

 

화성에 사는 남자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동굴로 들어가 오랜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우울증에 빠졌다. 그러던 어느날 망원경으로 다른 별을 보게 되었는데, 그곳에 자기들과는 다른 사람이 있었다. 처음 보는 순간 빠져버렸다. 하루 빨리 저 별로 가서 함께하고 싶었다. 우주선을 만들었다.

 

금성에 사는 여자는 언젠가는 자기들을 보호해줄 사람이 올거라는 상상과 확신을 가지고 있었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모임을 가져 함께 풀곤 했다. 그러다 그들도 지쳐 우울증을 앓고 있었는데 금성에서 정말로 사람이 온것이다. 그들의 믿음이 이루어졌고, 둘은 금새 친해졌고 행복해졌다고 하면 이야기는 시작되지 않는다.

 

화성과 금성의 언어는 틀려서 같은 말이라도 느낌이나 뜻이 달라 통역관이 필요했고 서로 다르다는 차이를 알고 있었기에 처음에는 잘 지내며 살았다. 그런 생활이 계속되다 보니 시간이 흘러 둘 다 기억상실증에 걸려 버렸다.

 

어디서 온지를 잊어버린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들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내지 못했고, 불행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근대회화의 혁명 - 도미에에서 샤갈까지
게오르크 슈미트 지음, 김윤수 옮김 / 창비 / 201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관에서 생각날때마다 빌려 읽곤 했는데, 2주만에 돌려줘야 하는게 아쉬워 책장으로 데려왔다. 쉽고 간편하게 정리를 해준 책으로 화가들이 어떻게 시대를 건너며 연결되어 왔는지 역추적하는 재미도 있고, 클레, 간딘스키, 마티스 같은 작가들의 시대의 위치를 되집어 보기에 훌륭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당을 새기다
윤영선 지음 / 미디어북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전시장에서 찍은>

 

책속에는 시인의 말도 있고, 소설속의 구절도 있고, 성경의 구절도 있고, 매일미사를 다니며 마음에 담은 신부님의 말도 있고, 자신의 속내를 은근히 내뱉는 글도 있다. 무엇보다 그 순간의 감정에 솔직하고 충실하면서도 자신을 들여다보기를 놓지 않는다.

 

책을 읽다보면 길 위의 시간과 순간순간 스쳐가며 와 닿았을 것들이 삭이고 삭여서 정리되어 나타난다. 그림은 풍경이 되고, 풍성해졌다. 판화가 있는가 하면 드로잉이 있고, 같은 장소라도 한번이 아니라 두 번 심지어는 그림을 그린 성당의 매일미사 시간을 알아보고 미사 참여까지 종교적인 성숙도 엿보인다.

 

이전 책 성당을 그리다와 비교해 보면 내용은 더욱 간결해졌고, 함축적인 표현으로 이해의 어려움이 느껴질 수 있지만 첫 번째 책을 읽고 전시를 보신 분이라면 두 번째 '성당을 새기다' 책은 내면적으로 깊어진 그림이 있는 수필집 같다. 압축된 표현들은 더욱 긴장감과 이해의 시간을 요하지만, 책을 읽고, 관심이 가는 성당을 직접 방문해 본다면 책속의 느낌이 와 닿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토요일 오전 크로키를 갔는데 노란색 표지에 성당을 새기다는 제목의 책이 놓여 있었다. 대략 알고 있었지만 표지를 보자 설레었다. 전시를 앞두고 정리를 끝낸 책임을 알아 볼 수 있었다. 다녀 온 성당에 대한 교구별 분류, 주소, 설립일, 주보, 건축년도, 건축양식, 문화재 정보를 넣은 정리는 자료로서의 몫도 톡톡히 하고 있음이 읽혀졌다.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맞춤형 정리와 부록의 정리까지 작가의 성격과 그간의 노고를 느끼게 해줬다.

 

전국의 성당을 다닌다는 자체만 해도 힘든 여정이었을 텐데 다녀와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때론 현장에서 스케치를 하고, 드로잉까지 작가의 열정이 어디까지 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이번엔 판화까지 시도해 한 번 더 기를 죽이고 최선을 다했음을 보여주니 뭐라고 태클도 못 걸겠다.

 

판화를 새기고 드로잉까지 해낸 작가의 열정은 어디가 끝일지 사뭇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한계란 스스로 단정 짓는 것일 뿐이라는 걸 한 번 더 확인하게 만든다.

식지 않는 열정으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윤영선 작가의 다음이 기다려진다.

 

 

 

걷지 않으면 멈추는 것입니다.” 라고 판화에 새겨진 교황 프란치스코의 말처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말하다 - 김영하에게 듣는 삶, 문학, 글쓰기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소설만 재미있는줄 알았는데 산문도 재미있어용 시리즈로 읽고 있는 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당을 그리다 - 문화유산 스케치
윤영선 글.그림.사진 / 인터웰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간다. 7월 전시를 끝내고 후유증으로 한달을 꼬박 잠들지 못했다. 연이어 여름의 더위와 겹쳐졌고, 어느날 보니 전시회가 지나갔고 8월이 끝자락으로 와 있었다. 함께 그림을 그리려 다녔던 시간이 마치 꿈같은 일처럼 정지했다.

 

살다보면, 시작은 했지만 마무리 하지 못한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획했던 일들을 해낸다는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림, 글, 사진으로 그간의 여정을 오롯이 책속에 담아 낸 저자의 열정에 진심으로 감사와 박수를 보낸다.

 

지난해 가을에 시작되어 올해 봄까지 이어진 성당그리기는 우리나라의 오래된 성당 33곳을 담고 있다. 제목처럼 '그림'이 메인요리라면 이어지는 '글과 사진'은 그 여정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양념들이다. 주말이면 이른 새벽 어김없이 찾아갔고, 그 곳에서 성당을 그렸다.

 

오래 본다는 것의 의미와 건물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만나는 시간은  만들어야 가능한 시간이다. 함께 한만큼 가치를 더하기에 천리길도 멀다하지 않고 달렸던 시간들이 그림으로 그려졌다. 새로운 성당을 찾아 갈때의 설레임, 하얀 캔버스가 어떻게 채워질지의 기대와 두려움이 돌아올때의 뿌듯함으로 채워졌다. '성당을 그리다'는 각기 다른 얼굴의 성당그림들이 어떤과정을 통해 그려졌는지 저자의 생각을 엿볼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해 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