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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단 한번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0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2007년 제 4권째 책>
장영희씨를 나는 그저 영문번역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녀는 신체적인 장애를 가졌고 그럼에도 지금 대학서 영문학을 전공으로 하는 교수이며 또한 중, 고등학생용 교과서까지 집필했고 여기저기 적지 않은 글까지 기고하고 있는 사람이다
지금은 그 처우가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이 땅에서 장애를 가지고 산다는 것은 큰 불편과 멸시 그리고 불평등을 겪어야 하는 처지일 것이다. 그러기에 그녀(그리고 그녀의 부모님)는 남보다 치열하게 인생을 살아야 했고 지금 이런 정도까지 그녀가 오는 과정에는 분명 많은 어려움과 아픈 기억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연유인지 그녀의 글에는 유난히 ‘사랑’ ‘아픔’과 같은 단어들이 많이 등장한다
책 제목(‘내 생애 단 한번’)처럼 우린 무척이나 짧은 또 한번 뿐인 시간들을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부끄러워서 또는 상처받을 것이 두려워서 쉽사리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지 못하고 시간이 흘러 후회하고 만다
또한, 이 소중한 사랑만을 하면서 살기도 아까운 시간에 우리는 여전히 남들을 시기하고 미워하고 그래서 쉽게 남이 상처받을 수 있는 말을 해버리고 ……
누군가 “할(볼, 읽을, 들을) 필요가 없는 것, 지금 당장 나에게 그다지 소용이 되지 않는 것들을 소중히 여기고 그런 것들을 하는 것이 ‘문화’이다"라고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실용서 만을 읽고 천박한 무슨무슨 부자되기 시리즈가 판을 치는 세상에 그녀의 글을 읽는 다는 것은 우리의 아름다운 문화를 보존하고, 따스한 마음을 다시 상기시켜 줄 수 있는 좋은 텍스트가 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