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미녀가 알려주는 우리 아이 부자 세팅법 - 내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거대한 자산은 ‘돈’이 아니라 ‘세금을 다루는 지식’이다.
김희연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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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보면 자녀에게 재산을 효과적으로 증여하고 세금을 줄이는 방법을 설명하는 실용서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책에는 증여와 상속, 자녀 계좌, 종잣돈, 투자와 세금 등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더 중요하게 다가온 것은 절세 기술 자체보다 부모가 자녀에게 무엇을 물려주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었다.


 40대 후반이 되면서 이 질문은 젊었을 때와 다르게 다가온다. 자녀가 어릴 때 부모의 역할은 좋은 교육환경을 마련하고 부족함 없이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녀가 성인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면 부모가 언제까지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는 없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돈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일정한 자산을 만들어 자녀에게 물려줄 수는 있지만 그것을 관리하고 지키며 불리는 것은 결국 자녀 자신의 몫이다. 아무리 많은 돈을 물려주어도 돈을 다루는 원리를 모른다면 그 자산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출발점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돈이 어떻게 움직이고 세금과 투자, 소비와 저축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해한다면 스스로 자산을 만들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이 책의 핵심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공개된 실제 표현 세 가지가 특히 기억에 남았다.

“5년만 일찍 오셨어도…”

“일찍·나눠·기록·점검”

“‘얼마’보다 ‘어떻게’가 가른다”

 짧은 문장이지만 이 책의 철학을 잘 보여준다. 결국 자산 이전에서 중요한 것은 큰돈을 한 번에 넘겨주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활용해 미리 준비하고, 계획적으로 나누고, 제대로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과정​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특히 ‘5년만 일찍 오셨어도’라는 프롤로그의 표현이 인상 깊었다. 많은 사람이 세금 문제를 자산을 실제로 이전해야 할 시점이 되어서야 고민한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

 이것은 세금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삶의 중요한 문제 대부분이 그렇다. 노후 준비도, 건강도, 자녀 교육도 문제가 눈앞에 나타난 뒤 해결하려고 하면 비용이 커진다. 미리 준비한다는 것은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뜻이 아니라 미래에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겨두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책에서 증여를 한 번의 사건이 아니라 긴 시간에 걸친 과정으로 바라보는 것도 이런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부모가 자녀에게 자산을 이전할 계획이 있다면 가능한 시기와 금액을 검토하고,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계획적으로 실행하며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서 내가 주목한 것은 절세액 자체보다 시간의 가치였다.

같은 금액이라도 어린 시절부터 장기간 운용할 수 있다면 시간이 자산 형성에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경제적 혜택 가운데 하나는 큰돈이 아니라 긴 시간일 수도 있다.

 책에서 영유아기부터 종잣돈을 설계하고 자녀 명의 계좌를 활용해 투자 경험을 쌓게 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돈을 넣어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성장하면서 자신의 계좌에 들어 있는 자산이 어떻게 움직이고, 배당이 어떻게 발생하며, 세금은 왜 내는지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이라면 자녀 계좌는 단순한 통장이 아니라 작은 경제 교과서가 될 수 있다.

 이 부분에서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는 자녀에게 공부의 중요성은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좋은 성적과 대학, 직업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정작 사회에 나온 뒤 평생 사용하게 될 돈에 대해서는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월급을 받으면 얼마를 소비해야 하는지, 빚은 언제 유용하고 언제 위험한지, 투자에서 높은 수익에는 왜 높은 위험이 따르는지, 세금은 왜 발생하는지 등을 자녀가 자연스럽게 배울 기회는 의외로 부족하다.

 그러다 첫 월급을 받은 뒤에야 스스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돈을 배운다.

나 역시 이 부분을 읽으면서 자녀에게 무엇을 알려주었는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좋은 교육을 받고 자신의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지만 돈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충분한 대화를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책이 단순히 ‘얼마를 물려줄 것인가’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에게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주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자녀에게 모든 것을 미리 만들어주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전혀 경험하지 않는 것이 좋은 출발점일 수도 있지만, 스스로 돈을 벌고 관리하는 경험이 부족해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자산과 능력을 함께 물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종잣돈을 만들어주는 것과 동시에 그 돈을 왜 이렇게 운용하는지 설명하고, 자녀가 어느 정도 성장한 이후에는 자신의 판단으로 일부를 관리해보게 하는 방식이 더 의미 있을 수 있다. 때로는 작은 손실도 경험하게 해야 한다. 젊은 시절 작은 금액으로 경험한 실패는 훗날 큰돈을 다룰 때 중요한 학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 절세와 탈세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부분도 중요하게 느껴졌다. 세금을 적게 내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제도를 이해하고 합리적으로 준비하는 것과 소득이나 거래를 숨겨 세금을 피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특히 자녀에게 자산을 물려주는 과정이라면 더욱 그렇다.

부모가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은 돈만이 아니다. 돈을 어떻게 벌고, 어떻게 지키며, 사회의 규칙을 어떻게 대하는지도 함께 전달된다. 세금을 줄이기 위해 법을 공부하는 모습과 세금을 피하기 위해 편법을 찾는 모습은 자녀에게 전혀 다른 교육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책의 부제처럼 ‘세금을 다루는 지식’을 물려준다는 표현이 상당히 의미 있게 다가왔다.

 세금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경제활동을 하면서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규칙이다. 규칙을 모르면 필요 이상의 비용을 부담할 수도 있고, 반대로 규칙을 지나치게 이용하려다 더 큰 위험을 만들 수도 있다.

 책에서 제시하는 ‘일찍·나눠·기록·점검’이라는 네 가지 원칙 역시 세금 문제를 넘어 삶의 여러 의사결정에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큰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려 하기보다 일찍 시작하고, 여러 번 나누어 실행하며, 자신의 판단을 기록하고, 상황이 바뀌면 다시 점검하는 것이다. 투자나 노후 준비뿐 아니라 중요한 의사결정 대부분에 적용할 수 있는 상당히 합리적인 방법이다.


 특히 ‘기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기억은 생각보다 정확하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잊어버리고 결과를 보고 과거의 판단까지 다시 해석한다. 자녀에게 자산을 이전하는 과정에서도 언제 얼마를 어떤 이유로 이전했는지를 기록해두면 세금 관리뿐 아니라 나중에 가족 간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40대 후반이라는 시점에서 이 책을 읽으니 자연스럽게 ‘부의 이전’이라는 말도 다르게 느껴졌다.

젊었을 때는 자산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면 이제는 내가 만든 것을 앞으로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도 조금씩 생각해야 하는 시기다. 내가 평생 모은 자산을 단순히 마지막 순간에 자녀에게 넘겨주는 것이 최선인지, 아니면 자녀에게 실제로 필요한 시기에 일부를 이전하면서 스스로 관리하는 경험까지 제공하는 것이 더 좋은지 고민하게 된다.

 결국 상속과 증여의 문제는 세금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부모와 자녀가 어떤 방식으로 경제적으로 독립해갈 것인가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책의 구체적인 세율이나 공제, 신고 방법은 실제 실행 시점에 반드시 최신 법령과 전문가의 확인이 필요할 것이다. 세법은 바뀔 수 있고 각 가정의 자산 구성과 가족관계도 다르기 때문이다. 이 책을 그대로 따라 하는 매뉴얼이라기보다 가족의 자산 이전을 미리 생각하게 만드는 출발점으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느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고 가장 크게 남은 소감은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경제적 유산은 큰돈 그 자체가 아니라 돈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자녀가 어릴 때는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녀가 성인이 되어가는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앞으로 부모가 해야 할 일은 계속 대신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조금씩 권한을 넘겨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돈 역시 마찬가지다.

자산을 만들어주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왜 저축해야 하는지, 왜 투자에는 위험이 따르는지, 왜 세금을 내야 하는지, 그리고 자신의 형편 안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다.

앞으로는 자녀와 돈에 관한 대화를 조금 더 자연스럽게 해보고 싶다. 얼마를 벌어야 성공하는지를 이야기하기보다 번 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소비와 투자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돈 때문에 자신의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부모인 나 역시 자녀에게 무엇을 얼마나 줄 것인가만 고민하지 않고 언제, 어떤 방식으로, 어떤 경험과 함께 건네줄 것인가​를 더 생각해보고 싶다.

 언젠가 자녀에게 일정한 자산을 물려줄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 감사한 일이다. 그러나 더 바라는 것은 그 자산이 없어도 자신의 삶을 스스로 꾸려갈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부모가 만들어놓은 길을 따라가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판단으로 길을 만들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결국 부모가 남겨야 할 가장 좋은 유산은 ‘평생 쓸 돈’이 아니라 ‘평생 돈을 다룰 수 있는 힘’인지도 모른다. 내가 가진 것을 많이 넘겨주는 것보다 스스로 만들어가고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 이 책을 덮으며 그것이 앞으로 부모로서 내가 조금 더 고민하고 실천하고 싶은 진짜 ‘부자 세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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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읽는 사람은 다르게 말한다 - 공감과 이해를 경쟁력으로 만드는 대화의 기술
비치키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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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보면서 최근 읽었던 여러 대화 관련 책과 무엇이 다를지 궁금했다. 말을 잘하는 방법에 관한 책들은 대부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방법, 설득력을 높이는 표현, 상대에게 호감을 주는 화법을 알려준다. 그러나 이 책은 조금 다른 지점에서 출발한다. 말 자체보다 그 말 뒤에 숨어 있는 ‘감정’을 먼저 보라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랜 직장생활을 통해 경험했던 여러 장면이 떠올랐다. 회의에서 의견이 충돌했을 때 논리적으로는 충분히 설명했다고 생각했지만 상대방이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았던 경우가 있었다. 반대로 복잡한 설명을 하지 않았는데도 상대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먼저 알아주었을 때 의외로 쉽게 문제가 풀리기도 했다.


 젊었을 때는 이런 차이를 설명의 기술에서 찾았다. 내가 더 정확하게 설명하거나 더 많은 근거를 제시하면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경험이 쌓일수록 사람은 논리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같은 숫자와 사실을 보고도 각자의 경험과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론을 내린다.

결국 사람의 말에는 언제나 감정이라는 보이지 않는 정보가 함께 들어 있다.

“상대의 말보다 그 말 뒤에 있는 감정을 읽어야 한다.”

“공감은 상대의 의견에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은 결국 공감과 이해에서 나온다.”

 특히 두 번째 문장의 의미를 오래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는 ‘공감한다’는 것을 상대의 의견에 동의하는 것과 혼동하기 쉽다. 하지만 상대방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이해하는 것과 그 의견이 옳다고 인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직장생활에서는 이 구분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모든 의견에 동의할 수는 없다. 때로는 분명하게 반대해야 하고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야 한다. 그렇다고 상대의 감정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누군가 새로운 계획에 강하게 반대한다면 단순히 ‘변화를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 더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의 역할이 줄어들 것을 걱정하거나 실패했을 때 책임져야 할 상황을 두려워하는 것일 수도 있다. 겉으로 드러난 반대 의견보다 그 아래에 있는 불안과 걱정을 이해하면 대화의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책에서 다루는 ‘추측성 공감’도 이런 점에서 흥미로웠다. 상대방의 마음을 정확하게 안다고 단정하기보다 “혹시 이런 점 때문에 걱정되는 건가요?”처럼 조심스럽게 질문하는 것이다.

 이 방식의 장점은 상대방에게 자신의 감정을 설명할 기회를 준다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당신은 지금 불안한 거야”라고 단정하면 상대는 방어적으로 반응할 수 있지만, “혹시 이런 부분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나요?”라고 물으면 대화할 여지가 생긴다.


 40대 후반이 되면서 오히려 이런 질문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경험이 많아질수록 사람과 상황을 빨리 판단하는 습관이 생기기 때문이다. 비슷한 일을 여러 번 경험하다 보면 몇 마디만 듣고도 ‘이 사람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겠구나’라고 결론을 내리기 쉽다.

 경험은 분명 중요한 자산이다. 하지만 경험이 많다는 것이 언제나 상대방을 정확하게 이해한다는 뜻은 아니다. 과거에 만났던 사람과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험이 쌓일수록 판단은 빨라지되 결론은 조금 늦게 내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소개하는 ‘척도 질문’도 실용적으로 느껴졌다. 감정은 추상적이기 때문에 단순히 “괜찮아요?”라고 물으면 대부분 “괜찮습니다”라고 답한다. 그러나 “지금 부담이 1에서 10이라면 어느 정도인가요?”처럼 물으면 상대가 자신의 상태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것은 숫자를 사용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했다.

 우리는 흔히 숫자를 감정의 반대편에 있는 객관적인 정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숫자가 오히려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많이 힘들다’라는 표현보다 ‘10점 만점에 8점 정도 힘들다’라고 말하면 상대방의 상태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숫자냐 감정이냐가 아니라 상대방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할 것인가이다.

‘양가감정’에 관한 내용 역시 기억에 남았다. 사람은 하나의 상황에 대해 하나의 감정만 가지지 않는다. 좋은 기회를 얻었으면서도 두려울 수 있고, 승진을 기뻐하면서 동시에 책임이 커지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자녀가 성장하는 것이 기쁘면서도 부모에게서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 서운할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는 상대방의 감정을 너무 쉽게 한 단어로 정리한다.

“좋은 일이니까 기뻐해야지.”
“성공했는데 무엇이 걱정이야.”
“그 정도는 별일 아니야.”

이런 말은 논리적으로는 맞을 수 있지만 상대방의 복잡한 감정을 지워버릴 수도 있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역할을 맡은 후배에게 “좋은 기회니까 열심히 해봐”라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좋은 기회이면서도 한편으로 부담스럽겠네”라고 말하는 것이 그 사람의 실제 마음에 더 가까울 수 있다.

 공감은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자신의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AI 시대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 정확한 정보를 찾고 문장을 정리하는 일은 이전보다 훨씬 쉬워졌다. 복잡한 자료를 요약하고 이메일을 작성하고 발표문을 만드는 일도 빠르게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에게 남는 능력은 무엇일까.

 책이 강조하는 것처럼 상대방의 표정과 말투, 침묵과 망설임 속에서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알아차리는 능력은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정보는 기계가 정리해줄 수 있지만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왜 말을 멈췄는지, 왜 평소와 다르게 반응하는지를 이해하려면 결국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책임 있는 위치에 있을수록 이 능력의 중요성이 커진다고 생각한다.

후배가 “괜찮습니다”라고 말한다고 정말 괜찮은 것은 아닐 수 있다. 회의에서 아무도 반대하지 않는다고 모두 동의하는 것도 아니다. 때로는 말보다 침묵이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좋은 리더는 말을 잘하는 사람 이전에 사람들이 말하지 않은 것을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이 책의 메시지는 가족관계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우리는 상대의 마음을 잘 안다고 생각한다. 배우자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자녀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미 알고 있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질문하기보다 설명하고, 듣기보다 충고한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관계일수록 오히려 ‘내가 저 사람을 안다’는 확신을 경계해야 할지도 모른다. 사람의 생각과 감정은 계속 변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녀가 성장할수록 부모의 경험으로 답을 알려주는 것보다 그 아이가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를 묻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왜 그렇게 했어?”보다 “그때 어떤 기분이었어?”라는 질문이 대화를 더 오래 이어가게 할 수도 있다.


 40대 후반이 되면서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도 조금씩 달라진다.

젊었을 때는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고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몇 사람과라도 깊이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런 관계는 거창한 행동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상대방이 이야기할 때 휴대전화를 내려놓는 것, 말을 끊지 않는 것, 해결책을 바로 제시하기 전에 “많이 힘들었겠네”라고 말해주는 것처럼 작은 행동에서 시작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의 대화 습관도 돌아보았다.

 나는 상대의 말을 충분히 듣고 있는가. 아니면 상대가 이야기하는 동안 이미 머릿속에서 답을 만들고 있는가. 누군가 고민을 이야기하면 공감하기 전에 해결책부터 제시하지는 않는가. 업무에서 정확성과 효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다 보니 사람의 감정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처럼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특히 경험이 쌓인 사람에게 가장 위험한 말은 어쩌면 “내가 해봐서 알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경험은 상대를 이해하기 위한 참고자료가 될 수는 있지만 상대의 경험 자체를 대신할 수는 없다. 그래서 앞으로는 ‘내가 아는 것’을 이야기하기 전에 ‘상대가 느끼는 것’을 한 번 더 물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고 가장 크게 남은 소감은 좋은 대화란 결국 상대방을 바꾸는 기술이 아니라 상대방을 제대로 바라보는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준 사람도 기억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알아준 사람을 더 오래 기억하기도 한다.

 직장생활을 돌아보아도 기억에 남는 선배와 동료들은 반드시 가장 말을 잘했던 사람만은 아니었다. 힘든 순간에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었던 사람, 내가 말하지 않은 고민까지 알아차리고 조용히 물어봐 주었던 사람, 잘못했을 때 결과만 지적하기보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먼저 들어주었던 사람들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나 역시 앞으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40대 후반의 지금은 내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사람들과 어떻게 나눌 것인지가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답을 먼저 제시하기보다 상대방이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말할 수 있도록 기다리고,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 사람이 왜 그렇게 느끼는지는 이해하려는 사람이 되고 싶다.

 특히 가족에게 더 그렇게 하고 싶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오히려 가장 적은 인내심을 보이는 실수를 줄이고, 해결책보다 질문을 먼저 건네며, 충고보다 공감을 먼저 표현하고 싶다.

 그리고 조직에서도 누군가 나와 대화를 마치고 돌아갈 때 ‘내 말을 이해했을까’만 생각하지 않고 ‘나는 그 사람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했을까’​를 한 번 더 묻고 싶다.

 AI가 앞으로 얼마나 발전할지는 알 수 없다. 지식과 정보에서는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보여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더욱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

 정확한 답을 빨리 내놓는 능력만으로는 좋은 동료, 좋은 선배, 좋은 배우자나 부모가 될 수 없다. 때로는 답을 말하지 않고 곁에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능력이 더 필요하다.


 결국 앞으로 내가 더 잘하고 싶은 말은 화려하고 설득력 있는 말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당신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말이다. 말을 더 잘하기 전에 사람을 더 잘 보고, 답을 주기 전에 마음을 먼저 읽는 것. 이 책을 덮으며 그것이 남은 직장생활과 삶에서 내가 조금씩 익혀가고 싶은 대화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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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말 잘하는 사람이 이긴다
신현종 지음 / 모티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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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는 약간의 거부감도 있었다. ‘말을 잘하는 사람이 이긴다’는 표현이 자칫 말을 화려하게 하거나 논쟁에서 상대를 제압하는 사람이 유리하다는 의미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읽어나가면서 제목에서 말하는 ‘이긴다’의 의미가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말 잘하는 사람은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다.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거나 논리로 상대방을 몰아붙이는 사람도 아니다. 오히려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하고, 자신이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바꾸어 전달하며, 최종적으로 상대가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사람이었다.


 40대 후반의 직장인으로 오랫동안 수많은 회의와 보고, 협상과 설명의 자리를 경험한 나에게 이 부분은 상당히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젊었을 때는 내가 가진 정보와 논리가 정확하다면 충분히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료가 정확하고 근거가 충분하면 결론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실제 조직생활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같은 자료를 보여주어도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방식이 달랐고, 아무리 논리적으로 옳은 설명이라도 상대방이 마음을 닫으면 대화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반대로 복잡한 설명을 하지 않았는데도 상대의 관심과 고민을 정확하게 이해한 한마디가 상황을 바꾸기도 했다.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정보의 양만이 아니라 정보가 전달되는 방식이라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조금씩 알게 되었다.

 이 책의 방향을 잘 보여주는 실제 목차의 표현 가운데 특히 기억에 남은 세 문장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설명의 늪에서 벗어나라.”

“핵심부터 말하라.”

“스스로 선택하게 하라.”

 짧은 세 문장이지만 내가 이 책에서 중요하게 받아들인 내용이 잘 담겨 있다. 첫 번째는 많이 설명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설명은 아니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상대방의 시간을 존중하는 방식이며, 세 번째는 진정한 설득이 강요가 아니라 상대방의 선택에서 완성된다는 의미로 읽혔다.


 그중에서도 ‘설명의 늪에서 벗어나라’​는 표현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

사람은 상대방이 자신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설명이 부족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더 많은 근거를 제시하고 더 길게 설명한다. 그런데 설명이 길어질수록 상대방은 설득되기보다 오히려 자신을 방어하려 할 수도 있다.

나 역시 이런 경험이 있다.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해 설명을 계속 덧붙이다 보면 어느 순간 대화의 목적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옳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으로 바뀌는 경우가 있다.


 이때부터 대화는 설득이 아니라 논쟁이 된다.

직장생활에서 특히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경험이 쌓이고 책임이 커질수록 자신의 판단에 대한 확신도 강해진다. 비슷한 상황을 여러 번 경험했기 때문에 상대방이 이야기를 끝내기도 전에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많다는 사실과 상대방이 내 의견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그래서 ‘핵심부터 말하라’는 원칙도 중요하게 다가왔다. 복잡한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일수록 모든 것을 설명하고 싶은 유혹이 있다. 자신이 검토한 과정과 배경을 하나씩 설명하면서 결론에 도달하려 한다.


 그러나 듣는 사람에게는 그 과정 전체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결론은 무엇인가”, “왜 중요한가”,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가 먼저 궁금할 수 있다. 핵심을 먼저 이야기하고 상대가 궁금해하는 부분을 추가로 설명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다.

이것은 단순한 화법의 기술을 넘어 상대방의 시간을 존중하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특히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일수록 하루에도 수많은 정보를 접한다. 모든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을 시간은 없다. 그런 사람에게 핵심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은 상대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책의 ‘쉬운 말이 좋은 말이다’라는 원칙 역시 공감했다. 지식과 경험이 많아질수록 자신에게 익숙한 전문적인 표현을 자연스럽게 사용한다. 하지만 내가 익숙한 단어가 상대방에게도 익숙하다는 보장은 없다.


 진짜로 내용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면 오히려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어려운 내용을 어려운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어려운 내용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바꾸는 것이 훨씬 높은 수준의 능력일 수 있다.

책에서 특히 흥미롭게 읽은 또 하나의 부분은 ‘묻지 않은 조언은 참견이다’​라는 대목이었다.


 40대 후반이 되면서 이것이 점점 중요하다고 느낀다. 경험이 쌓이면 다른 사람이 고민을 이야기할 때 해결책이 먼저 떠오른다. 후배가 어려움을 이야기하면 “내가 예전에 해보니 이렇게 하면 된다”고 알려주고 싶어진다.

가족에게도 마찬가지다. 자녀가 고민을 이야기하면 부모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좋은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상대방이 항상 답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원하고, 때로는 이미 답을 알고 있지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그때 곧바로 해결책을 제시하면 도움을 준다고 생각했던 말이 오히려 상대에게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좋은 대화를 위해서는 말을 잘하는 능력만큼 말하지 않아야 할 순간을 아는 능력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체적으로 칭찬하라’는 내용 역시 조직생활을 돌아보게 했다.

일을 오래 하다 보면 잘된 부분보다 부족한 부분이 먼저 보인다. 결과물을 검토하면서 열 가지가 잘되어 있어도 수정해야 할 한 가지에 눈이 간다. 업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행동이지만 그것이 반복되면 함께 일하는 사람은 자신의 노력 전체가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낄 수도 있다.


 반대로 “수고했다”라는 형식적인 말보다 어떤 부분이 왜 좋았는지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상대방은 자신의 노력을 실제로 봐주었다고 느낀다.

칭찬은 좋은 말을 많이 하는 기술이 아니라 상대방을 자세히 보는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스스로 선택하게 하라’는 원칙은 설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다.

우리는 흔히 설득을 상대방의 생각을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좋은 논리를 제시하고 반대 의견을 하나씩 반박한다.

하지만 사람은 자신의 생각이 강제로 바뀌었다고 느끼면 본능적으로 저항한다. 반대로 자신이 충분히 이해한 뒤 직접 선택했다고 느끼면 그 결정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조직에서도 비슷하다.

“이렇게 하라”라고 지시하는 것은 빠르다. 하지만 구성원이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면 지시받은 범위까지만 움직이기 쉽다. 반대로 목적을 이해하고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었다고 느끼면 예상보다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기도 한다.

 따라서 좋은 설득은 상대방의 입을 닫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생각을 열어주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느꼈다.


 이 점에서 책 제목의 ‘이긴다’라는 표현도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대화에서 내가 이기고 상대방이 졌다면 정말 좋은 결과일까?

회의에서 상대의 논리를 완벽하게 반박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이 마음속으로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면 실제로 얻은 것은 많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내가 조금 양보했더라도 상대방이 스스로 납득하고 함께 움직이게 되었다면 장기적으로는 훨씬 좋은 결과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대화의 승리는 상대를 굴복시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유지하면서 필요한 결과까지 만들어내는 데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책의 에필로그 제목이 ‘결국, 관계를 지키는 일’이라는 것도 그런 의미에서 인상적이었다.


 말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도구이지만 동시에 관계를 만드는 도구다.

한번 내뱉은 말은 되돌리기 어렵다. 특히 조직에서 책임이 커질수록 말 한마디의 무게도 달라진다. 나는 가볍게 한 말이라도 후배에게는 오래 기억되는 말이 될 수 있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던진 한마디가 누군가의 자존심을 크게 상하게 할 수도 있다.

 반대로 힘든 순간에 건넨 짧은 격려나 상대의 노력을 인정해준 한마디가 오랫동안 기억될 수도 있다.


 40대 후반이 되면서 말의 무게를 더욱 의식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젊었을 때는 말을 잘한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빠르게 이야기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질문을 받으면 바로 답하고 상대방의 주장에 논리적인 허점을 발견하면 정확하게 지적하는 것이 능력처럼 느껴졌다.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반드시 가장 많이 말하는 사람도, 가장 논리적인 사람도 아니다. 오히려 상대방이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빨리 알아차리고 필요한 만큼만 이야기하며, 때로는 자신의 말을 줄이고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진짜 말을 잘하는 사람일 수 있다.

특히 해외의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해본 경험을 떠올리면 이 점이 더욱 분명해진다. 언어와 문화가 다르면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표현이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때 중요한 것은 완벽한 문법이나 화려한 표현보다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단순하고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결국 커뮤니케이션의 기준은 ‘내가 얼마나 잘 이야기했는가’가 아니라 상대방이 어떻게 이해했는가에 있어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의 말하는 습관도 돌아보게 되었다.

혹시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하면 설명을 계속 덧붙이고 있지는 않은가. 경험이 적은 사람의 의견을 끝까지 듣기 전에 답을 정해놓지는 않는가. 내가 정확한 말을 하는 데 집중한 나머지 그 말을 듣는 사람의 감정은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특히 가족과의 대화에서는 더욱 그렇다.


 직장에서는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면서 신중하게 이야기하면서도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는 오히려 쉽게 충고하고 판단할 때가 있다. 가족이 고민을 이야기할 때도 해결책을 먼저 제시하기보다 “그래서 너는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어볼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의 기술이 가장 먼저 적용되어야 하는 곳은 어쩌면 회사의 회의실이 아니라 집의 식탁일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고 가장 오래 남은 소감은 말을 잘한다는 것은 결국 상대방을 존중하는 방식에 관한 문제라는 것이었다.

핵심부터 말하는 것은 상대의 시간을 존중하는 것이고, 쉬운 말로 설명하는 것은 상대의 이해를 배려하는 것이다. 묻지 않은 조언을 참는 것은 상대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며, 구체적으로 칭찬하는 것은 상대의 노력을 제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선택하게 하는 것은 상대방을 내가 움직여야 할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판단을 가진 사람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40대 후반의 지금 나는 앞으로 더 화려하게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없다. 오히려 짧게 말해도 핵심이 분명한 사람, 상대가 말을 끝낼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사람,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하는 사람, 그리고 자신의 말 때문에 상대방이 작아지지 않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직장생활을 마친 뒤 사람들이 나를 기억할 때 ‘말을 잘했던 사람’이라는 평가보다 ‘그 사람과 이야기하면 내 생각을 제대로 들어준다는 느낌이 있었다’는 기억이 남는다면 더 의미 있을 것 같다.

 또 하나는 내가 옳다는 사실을 증명하려는 욕심을 조금 내려놓고 싶다. 경험이 많아질수록 자신의 판단을 신뢰하게 되지만 모든 대화에서 옳고 그름을 가릴 필요는 없다. 상대의 의견을 받아들인다고 내 경험의 가치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때로는 내가 한발 물러서는 것이 관계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 수도 있다.

결국 이 책의 제목처럼 말 잘하는 사람이 이길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승리’는 책을 읽기 전과 달라졌다. 상대방을 논리로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전하고 싶은 것을 상대가 이해하고, 상대의 생각도 내가 이해하며, 대화가 끝난 뒤에도 서로 다시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를 남기는 것이다.


 앞으로의 삶에서는 내가 얼마나 많은 말을 했는가보다 내 말이 사람에게 어떤 느낌으로 남았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싶다. 말로 나의 지식을 증명하기보다 말로 신뢰를 만들고, 상대를 이기기보다 함께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이 책을 덮은 뒤 40대 후반의 내가 가장 오래 간직하고 싶은 소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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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치트키
머니치트키 지음 / 모티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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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는 솔직히 단기간에 돈을 버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치트키’라는 표현 자체가 게임에서 정상적인 과정을 건너뛰고 빠르게 원하는 결과를 얻는 방법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읽어나가면서 제목에서 예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방향의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치트키는 특정 종목이나 자산을 골라주는 비법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더 가까웠다.


 책은 매우 단순하지만 중요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왜 어떤 사람은 평생 열심히 일해도 자산을 크게 늘리기 어렵고, 어떤 사람은 시간이 흐를수록 자산이 빠르게 증가하는가. 저자는 이를 개인의 성실함이나 능력 차이만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노동을 통해 얻는 소득에는 하루 24시간이라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지만 이미 만들어진 자산은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구조적인 차이에 주목한다.

 

 40대 후반의 직장인으로 이 대목을 읽으니 젊은 시절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열심히 일하고 소득을 높여 저축하면 자연스럽게 경제적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근로소득과 저축은 삶의 기반을 만드는 데 여전히 중요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소득의 크기만큼이나 자신이 번 돈을 어떤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된다.


 책에서 특히 기억에 남은 것은 개별적인 숫자보다 ‘구조’를 먼저 보라는 메시지였다. 금리가 오르고 주가가 떨어지고 부동산 가격이 움직이는 각각의 현상을 별개의 사건으로 바라보면 시장은 매우 복잡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돈의 양과 금리, 사람들의 심리, 자금의 이동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바라보면 서로 연결된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책의 핵심을 잘 보여주는 실제 목차의 표현 가운데 세 문장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숫자에만 반응한다.”

“맞히려 하지 말고 대비하라.”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다.”

 이 세 문장이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받아들인 메시지를 압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이고, 두 번째는 불확실성을 대하는 방법이며, 마지막은 결국 오랫동안 살아남기 위한 태도다.


 특히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숫자에만 반응한다”​는 표현이 오래 남았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숫자를 접한다. 금리가 몇 퍼센트 변했고, 어느 시장이 몇 퍼센트 올랐으며, 어떤 기업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거나 나빴다는 정보가 끊임없이 나온다. 그러나 숫자가 움직였다는 사실만 확인하는 것과 왜 움직였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오랫동안 숫자를 접하면서 나 역시 숫자 자체보다 숫자 뒤의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여러 번 경험했다. 좋은 숫자가 반드시 좋은 상황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나쁜 숫자가 항상 부정적인 미래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일회성 요인 때문인지, 구조적인 변화가 시작된 것인지에 따라 같은 숫자의 의미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돈이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설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돈을 단순히 지폐나 통장 잔액으로 생각하지 않고 은행의 대출과 신용을 통해 돈이 어떻게 늘어나고 경제 안에서 이동하는지를 이해해야 자산가격의 변화도 조금 더 넓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설명 역시 다시 생각하게 했다. 물가가 오른다는 것은 단순히 생활비가 늘어나는 문제가 아니다. 같은 금액의 돈이 시간이 지나면서 살 수 있는 것이 줄어든다는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돈을 안전하게 보관한다는 의미도 다시 생각해야 한다.


 현금은 가격이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가장 안전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오랜 기간 물가가 계속 상승한다면 구매력이라는 관점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역시 하나의 선택이며 위험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책이 모든 돈을 위험자산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읽히지는 않았다. 오히려 3부에서 현금, 주식, 채권, 금, 부동산, 암호화폐를 각각 살펴보는 이유는 모든 자산이 서로 다른 특성과 역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해했다.


 이 부분에서 ‘좋은 자산이 무엇인가’보다 ‘왜 이 자산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금은 위기 때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하고, 채권과 금은 다른 상황에서 각자의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주식과 부동산 역시 서로 다른 방식으로 경제활동과 연결된다. 암호화폐처럼 가격 변동이 매우 큰 자산도 그 특성을 충분히 이해한 뒤 접근하는 것과 단순히 가격이 오른다는 이유로 접근하는 것은 전혀 다른 행동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유행하는 자산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자산이 자신의 전체 자산 안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를 아는 것이다.

이 점에서 책의 “분산이라는 착각”​이라는 목차도 흥미로웠다. 단순히 여러 자산을 가지고 있다고 위험이 분산되는 것은 아니다. 서로 다른 이름의 자산을 가지고 있어도 같은 원인에 의해 동시에 움직인다면 실제로는 충분히 분산되어 있지 않을 수 있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개수’보다 ‘관계’를 봐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열 개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보다 위기가 왔을 때 그 열 개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평상시에는 서로 다르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던 자산도 시장 전체가 공포에 빠지는 순간에는 동시에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위험관리는 평소보다 위기의 순간을 상상하는 작업에 가깝다.

그래서 4부의 “맞히려 하지 말고 대비하라”​는 표현에 가장 공감했다. 시장을 오랫동안 바라볼수록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게 된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계속 달라지고 예상하지 못한 정치적 사건이나 전쟁, 기술 변화가 순식간에 시장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그런데 사람은 본능적으로 미래를 맞히고 싶어 한다. 금리가 언제 내려갈지, 주가가 언제 바닥을 만들지, 어느 산업이 다음 상승을 이끌지 알고 싶어 한다. 전망이 맞으면 자신의 판단 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틀리면 새로운 전망을 다시 찾는다.


 하지만 미래를 한 번 정확하게 맞히는 것보다 예상이 틀렸을 때도 무너지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40대 후반이라는 나이에서는 특히 그렇다. 젊었을 때는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작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가족과 생활에 대한 책임이 커지면 한 번의 큰 성공보다 치명적인 실패를 피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얼마나 많이 벌 수 있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예상이 틀렸을 때 얼마나 견딜 수 있는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높은 수익 가능성만 보고 결정하기보다 가장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생활 전체가 흔들리지 않을지를 먼저 살펴보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머니치트키의 제목과 실제 메시지 사이에는 재미있는 역설이 있다. 진짜 치트키는 빠르게 부자가 되는 비법이 아니라 한 번의 선택으로 인생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책에서 ‘모두에게 공평한 단 하나의 자원’으로 시간을 이야기하는 부분도 의미 있게 다가왔다. 돈의 출발점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하루 24시간이라는 시간만큼은 누구에게나 동일하다. 문제는 그 시간을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느냐이다.


 젊은 시절에는 시간을 직접 사용해 더 많은 소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일하지 않는 시간에도 작동할 수 있는 구조를 조금씩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고 직장에서의 노동을 가치 없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안정적인 소득은 장기적인 자산 형성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노동으로 번 돈을 모두 소비하고 다시 다음 월급을 기다리는 구조에 머물 것인지, 일부를 미래의 선택권을 만들어주는 자산으로 바꾸어갈 것인지의 차이다.


 이 책을 읽으며 자녀 세대에게 돈에 대해 무엇을 알려주어야 하는지도 생각하게 되었다. 부모 세대는 흔히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직장을 얻고 저축하라”고 이야기한다. 물론 여전히 중요한 조언이다. 그러나 앞으로 살아갈 세대에게는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


 돈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왜 물가가 오르며 금리가 자산가격과 경제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위험과 보상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일찍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다. 특정한 투자방법을 가르치는 것보다 돈이 움직이는 기본 원리를 이해하게 하는 것이 훨씬 오래가는 교육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장점은 복잡한 개념을 비교적 쉽게 설명한다는 데 있다. 반면 몇몇 주장은 독자가 스스로 한 번 더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고 느꼈다. 현실의 자산가격과 부의 격차는 한두 가지 원인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하다. 돈이 먼저 어디로 이동하는지만으로 모든 결과를 설명할 수도 없고, 자산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미래의 부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이 책의 설명을 하나의 절대적인 법칙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세상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지도라고 생각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지도는 방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실제 길을 걸을 때는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책의 후반부가 결국 ‘생존’으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위험 없이 얻는 보상은 없다”, “맞히려 하지 말고 대비하라”,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다”, “변하지 않는 규칙의 중요성”이라는 목차가 이어진다. 앞부분에서 돈과 자산을 설명했지만 마지막에는 결국 자신의 원칙을 만들라는 이야기로 돌아오는 셈이다.


 시장에는 항상 새로운 이야기가 등장한다. 몇 년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기술과 산업이 등장하고, 과거에는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자산이 크게 흔들리기도 한다. 유행하는 투자법 역시 계속 바뀐다.

그럴수록 자신의 원칙이 필요하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곳에는 큰돈을 넣지 않는 것, 한 번의 판단이 틀려도 전체가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것, 시장이 지나치게 낙관적일 때 조금은 의심하고 모두가 공포에 빠졌을 때 감정만으로 행동하지 않는 것처럼 단순한 원칙들이 오히려 오래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고 가장 크게 남은 소감은 돈을 많이 버는 방법보다 돈 때문에 삶의 선택권을 잃지 않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40대 후반이 되니 돈의 의미도 조금 달라졌다. 젊었을 때 돈은 더 좋은 물건을 사고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으로 느껴졌다. 지금은 돈이 주는 가장 큰 가치는 ‘선택할 수 있는 여유’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원하지 않는 일을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 자유, 가족에게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겼을 때 경제적인 이유만으로 선택을 포기하지 않을 여유, 언젠가 직장을 떠나게 되었을 때 다음 삶을 천천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돈이 만들어주는 더 중요한 가치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의 목표도 단순히 자산의 숫자를 최대한 크게 만드는 데만 두고 싶지는 않다. 숫자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큰 위험을 감수하거나 현재의 삶을 모두 희생한다면 결국 돈을 모으는 목적과 수단이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앞으로 시장의 방향을 매번 정확하게 맞히는 사람이 되기보다 틀렸을 때도 다시 판단할 기회가 남아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남들이 무엇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이야기에 흔들리기보다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에서 천천히 자산을 쌓고, 상황이 달라지면 생각을 수정할 수 있는 여유를 남겨두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돈에 대해 계속 공부하되 돈 자체가 삶의 목적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결국 이 책을 통해 내가 다시 확인한 진짜 치트키는 특별한 투자법도, 남들보다 먼저 발견한 정보도 아니었다. 돈이 움직이는 구조를 이해하고, 자신의 시간을 소중하게 사용하며, 미래를 맞히려 하기보다 예상이 틀려도 무너지지 않도록 준비하는 것.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경제적 여유를 자신과 가족의 더 나은 선택을 위해 사용하는 것.


 40대 후반의 지금 내게는 그것이 빠르게 부자가 되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의미 있는 ‘머니치트키’처럼 느껴졌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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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필사 : 데일 카네기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편 ㅣ 생각이 깊어지고, 마음이 단단해지는 문장들
데일 카네기 지음 / 코너스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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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너무 유명해서 오히려 새롭게 읽기 어려운 책이다. 사람을 비판하지 말라, 진심으로 칭찬하라,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라는 원칙들은 이미 여러 책과 강연을 통해 익숙하게 접해왔다. 


 그러나 ‘읽는 것’과 ‘직접 쓰는 것’에는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었다. 눈으로 읽을 때는 당연하다고 지나쳤던 문장을 손으로 천천히 옮겨 적다 보면 자연스럽게 속도가 느려진다. 그리고 그 짧은 시간 동안 ‘나는 실제로 이렇게 행동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따라온다. 이 책의 가치는 새로운 인간관계의 기술을 알려주는 데 있다기보다 이미 알고 있지만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던 원칙을 다시 자신에게 묻게 한다는 데 있다고 느꼈다.


 40대 후반이 되면서 인간관계를 바라보는 생각도 젊었을 때와 많이 달라졌다. 사회생활 초기에는 일을 정확하게 처리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옳은 근거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충분히 설명하면 상대방 역시 받아들일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다양한 사람과 함께 일하다 보니 사람은 논리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같은 내용이라도 누가, 어떤 태도로, 어떤 순간에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다. 때로는 정확한 지적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는 것이 문제를 더 빨리 해결하기도 한다.


 카네기가 오래전부터 강조했던 것도 바로 이러한 인간의 본성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싶어 한다. 자신의 이야기가 존중받기를 원하고, 자신의 노력과 가치를 인정받기를 바란다. 이 단순한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좋은 관계의 출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실제 공개된 본문 가운데 특히 마음에 남은 부분을 짧게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세상 모든 사람이 행복을 추구한다.”

“행복은 내면의 조건에 달려 있다.”

“바로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달렸다.”


 이 문장들은 Day 10 ‘행복은 내면에 있다’에 실린 실제 표현들이다. 인간관계를 다루는 책에서 행복과 생각의 태도를 이야기한다는 점이 처음에는 조금 의외였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관계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 역시 상대방 자체보다 상대방을 바라보는 나의 생각에서 시작될 수 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을 반드시 만나게 된다. 말하는 방식이 불편한 사람도 있고, 일하는 속도와 기준이 다른 사람도 있다. 젊었을 때는 이런 차이를 상대방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쉬웠다. 하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사람마다 살아온 환경과 경험,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다는 것을 조금씩 받아들이게 되었다.


 상대방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 오히려 내가 그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이것이 카네기가 말하는 인간관계 원칙들이 단순해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어려운 이유라고 생각한다.

특히 ‘비판하지 말라’는 원칙은 조직에서 책임이 커질수록 더욱 어렵다. 업무에서는 잘못된 판단이나 부족한 결과를 지적해야 하는 경우가 분명히 존재한다. 모든 문제를 칭찬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지적하는 것과 사람 자체를 비판하는 것을 구분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왜 이렇게밖에 하지 못했는가”라는 말과 “이 부분을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까”라는 말은 같은 문제를 다루지만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의미는 전혀 다르다. 전자는 사람을 방어적으로 만들기 쉽고, 후자는 문제 해결에 참여할 여지를 남긴다.


 나 역시 지나온 직장생활을 돌아보면 내용은 맞았지만 전달 방식이 좋지 않았던 순간들이 있었을 것이다. 당시에는 정확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상대방이 그 말을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 역시 중요한 능력이었다.


 카네기가 강조하는 ‘칭찬’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직장에서 칭찬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잘한 일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부족한 부분을 먼저 발견하는 것이 업무를 관리하는 사람의 습관이 되기 쉽다. 나 역시 자료를 검토할 때 잘된 열 가지보다 수정해야 할 한 가지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을 맡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다르다.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든 결과물에서 부족한 부분만 지적받으면 자신의 노력 전체가 인정받지 못했다고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좋은 말을 하라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카네기가 말하는 핵심은 아첨이 아니라 진심으로 인정할 부분을 발견하는 데 있다. 사람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진심 어린 칭찬도 할 수 없다. 결국 칭찬은 말하는 기술 이전에 상대방에게 관심을 갖는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청’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대화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이 다음에 무엇을 말할지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경험이 쌓이면 상대방이 이야기를 끝내기도 전에 문제의 원인과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40대 후반의 직장인에게 오히려 경청이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험이 적어서가 아니라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비슷한 문제를 여러 번 경험했기 때문에 몇 마디만 들어도 “이건 이런 문제구나”라고 결론을 내린다. 그러나 비슷해 보이는 상황이라도 사람과 환경이 다르면 원인도 다를 수 있다.


 후배가 찾아와 고민을 이야기할 때 곧바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보다 끝까지 들어주는 것이 필요한 순간도 있을 것이다. 상대방은 답을 몰라서 찾아온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거나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싶어서 이야기하는 것일 수도 있다.


 가족관계에서도 이 원칙은 그대로 적용된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오히려 가장 쉽게 충고한다. 배우자나 자녀가 고민을 이야기하면 해결책부터 제시하기 쉽다. 그러나 가족이 원하는 것도 항상 정답은 아닐 것이다. 때로는 자신의 이야기를 판단하지 않고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이 책을 필사하면서 인간관계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라는 사실도 다시 느꼈다. 우리는 모두 자신이 보고 있는 상황이 객관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경험과 이해관계라는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회의에서 의견이 충돌할 때도 각자는 자신의 주장이 조직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한쪽이 반드시 이기적이거나 잘못된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위치에서 다른 위험을 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상대방이 왜 그런 주장을 하는지 이해하면 동의하지 않더라도 대화의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이 점에서 카네기의 인간관계 원칙은 단순한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드는 기술’로 읽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을 조종하기 위해 이름을 기억하고 칭찬하며 이야기를 들어준다면 결국 그 의도는 드러난다. 인간관계는 기술만으로 오래 유지되기 어렵다.


 오히려 핵심은 상대방도 나와 똑같이 인정받고 싶어 하고, 자신의 생각이 존중받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경청이나 칭찬은 기술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태도가 된다.


 책의 형식인 ‘필사’ 자체도 지금의 나에게 의미가 있었다. 우리는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통해 너무 빠르게 정보를 소비한다. 하루에도 수많은 뉴스와 보고서, 메시지를 읽지만 하루가 지나면 무엇을 읽었는지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한 문장을 직접 손으로 쓰는 일은 비효율적일 정도로 느리다. 하지만 바로 그 느림 때문에 생각할 시간이 생긴다. ‘비판하지 말라’는 문장을 읽는 데는 몇 초면 충분하지만 그것을 천천히 적으면서 최근 내가 누군가를 불필요하게 비판했던 순간을 떠올린다면 그 문장은 단순한 정보에서 경험으로 바뀐다.


 그래서 이 책은 한 번에 읽어버리는 것보다 하루에 한 페이지씩 천천히 쓰는 방식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인간관계는 지식을 많이 안다고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행동이 조금씩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인간관계의 숫자보다 질이 중요해진다는 생각도 든다. 젊었을 때는 많은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래 알고 지낸 사람과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관계가 얼마나 귀한지 알게 된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뛰어난 능력으로 기억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랫동안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나를 어떤 사람으로 기억하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일을 잘했던 사람이라는 평가와 함께 ‘같이 일하기 괜찮았던 사람’, ‘어려울 때 이야기를 들어주었던 사람’이라는 기억까지 남길 수 있다면 그것 역시 의미 있는 직장생활일 것이다.


 특히 조직에서 어느 정도 책임을 맡게 된 이후에는 내가 하는 말 한마디의 무게도 젊었을 때와 달라진다는 사실을 의식하게 된다. 나는 가볍게 지적한 말이라도 후배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 반대로 별생각 없이 건넨 짧은 인정의 말이 누군가에게는 오랫동안 기억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말을 더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 필요한 말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가장 크게 남은 것은 새로운 인간관계의 비법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미 알고 있던 것을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었다.

비판보다 이해가 중요하고,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 하며, 좋은 대화를 위해서는 잘 말하는 것만큼 잘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실제 상황에서 감정이 상하고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도 그 원칙을 지킬 수 있느냐는 것이다.


 40대 후반의 지금 돌이켜보면 직장생활에서 기억에 오래 남는 사람은 반드시 가장 똑똑하거나 가장 높은 위치에 있던 사람만은 아니었다. 어려운 순간에 이야기를 들어주었던 사람, 잘못했을 때 공개적으로 망신주기보다 조용히 방향을 알려주었던 사람, 성과가 났을 때 자신의 공보다 함께한 사람들의 노력을 먼저 이야기했던 사람이 오히려 오래 기억에 남는다.


 나 역시 앞으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었을 때는 사람을 설득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상대방이 스스로 움직이고 싶게 만드는 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느낀다. 그것은 뛰어난 말솜씨보다 신뢰에서 시작될 것이다. 그리고 신뢰는 거창한 행동보다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고, 작은 노력도 알아봐 주며, 잘못을 지적할 때도 사람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일상의 태도에서 쌓일 것이다.


 무엇보다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에게 이 원칙을 먼저 적용하고 싶다. 우리는 낯선 사람에게는 예의를 지키면서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는 쉽게 판단하고 충고한다. 앞으로는 답을 알려주기 전에 한 번 더 들어주고, 부족한 점을 이야기하기 전에 잘하고 있는 것을 먼저 바라보려 한다.


 하루 필사의 88쪽을 채우는 일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 문장 가운데 단 몇 개라도 실제 생활의 습관으로 옮기는 일은 훨씬 어렵다. 그래서 책을 다 읽었다는 사실보다 한 문장이라도 행동으로 남기는 것이 진짜 완독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좋은 인간관계란 사람을 다루는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내 앞에 있는 사람을 중요한 존재로 대하는 태도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앞으로의 직장생활과 삶에서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났는가보다, 나를 만났던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존중받았다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것이 이 책을 필사하며 40대 후반의 내가 가장 오래 간직하고 싶은 소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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