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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미녀가 알려주는 우리 아이 부자 세팅법 - 내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거대한 자산은 ‘돈’이 아니라 ‘세금을 다루는 지식’이다.
김희연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평점 :
이 책을 보면 자녀에게 재산을 효과적으로 증여하고 세금을 줄이는 방법을 설명하는 실용서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책에는 증여와 상속, 자녀 계좌, 종잣돈, 투자와 세금 등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더 중요하게 다가온 것은 절세 기술 자체보다 부모가 자녀에게 무엇을 물려주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었다.
40대 후반이 되면서 이 질문은 젊었을 때와 다르게 다가온다. 자녀가 어릴 때 부모의 역할은 좋은 교육환경을 마련하고 부족함 없이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녀가 성인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면 부모가 언제까지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는 없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돈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일정한 자산을 만들어 자녀에게 물려줄 수는 있지만 그것을 관리하고 지키며 불리는 것은 결국 자녀 자신의 몫이다. 아무리 많은 돈을 물려주어도 돈을 다루는 원리를 모른다면 그 자산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출발점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돈이 어떻게 움직이고 세금과 투자, 소비와 저축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해한다면 스스로 자산을 만들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이 책의 핵심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공개된 실제 표현 세 가지가 특히 기억에 남았다.
“5년만 일찍 오셨어도…”
“일찍·나눠·기록·점검”
“‘얼마’보다 ‘어떻게’가 가른다”
짧은 문장이지만 이 책의 철학을 잘 보여준다. 결국 자산 이전에서 중요한 것은 큰돈을 한 번에 넘겨주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활용해 미리 준비하고, 계획적으로 나누고, 제대로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과정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특히 ‘5년만 일찍 오셨어도’라는 프롤로그의 표현이 인상 깊었다. 많은 사람이 세금 문제를 자산을 실제로 이전해야 할 시점이 되어서야 고민한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
이것은 세금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삶의 중요한 문제 대부분이 그렇다. 노후 준비도, 건강도, 자녀 교육도 문제가 눈앞에 나타난 뒤 해결하려고 하면 비용이 커진다. 미리 준비한다는 것은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뜻이 아니라 미래에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겨두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책에서 증여를 한 번의 사건이 아니라 긴 시간에 걸친 과정으로 바라보는 것도 이런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부모가 자녀에게 자산을 이전할 계획이 있다면 가능한 시기와 금액을 검토하고,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계획적으로 실행하며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서 내가 주목한 것은 절세액 자체보다 시간의 가치였다.
같은 금액이라도 어린 시절부터 장기간 운용할 수 있다면 시간이 자산 형성에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경제적 혜택 가운데 하나는 큰돈이 아니라 긴 시간일 수도 있다.
책에서 영유아기부터 종잣돈을 설계하고 자녀 명의 계좌를 활용해 투자 경험을 쌓게 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돈을 넣어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성장하면서 자신의 계좌에 들어 있는 자산이 어떻게 움직이고, 배당이 어떻게 발생하며, 세금은 왜 내는지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이라면 자녀 계좌는 단순한 통장이 아니라 작은 경제 교과서가 될 수 있다.
이 부분에서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는 자녀에게 공부의 중요성은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좋은 성적과 대학, 직업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정작 사회에 나온 뒤 평생 사용하게 될 돈에 대해서는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월급을 받으면 얼마를 소비해야 하는지, 빚은 언제 유용하고 언제 위험한지, 투자에서 높은 수익에는 왜 높은 위험이 따르는지, 세금은 왜 발생하는지 등을 자녀가 자연스럽게 배울 기회는 의외로 부족하다.
그러다 첫 월급을 받은 뒤에야 스스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돈을 배운다.
나 역시 이 부분을 읽으면서 자녀에게 무엇을 알려주었는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좋은 교육을 받고 자신의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지만 돈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충분한 대화를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책이 단순히 ‘얼마를 물려줄 것인가’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에게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주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자녀에게 모든 것을 미리 만들어주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전혀 경험하지 않는 것이 좋은 출발점일 수도 있지만, 스스로 돈을 벌고 관리하는 경험이 부족해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자산과 능력을 함께 물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종잣돈을 만들어주는 것과 동시에 그 돈을 왜 이렇게 운용하는지 설명하고, 자녀가 어느 정도 성장한 이후에는 자신의 판단으로 일부를 관리해보게 하는 방식이 더 의미 있을 수 있다. 때로는 작은 손실도 경험하게 해야 한다. 젊은 시절 작은 금액으로 경험한 실패는 훗날 큰돈을 다룰 때 중요한 학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 절세와 탈세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부분도 중요하게 느껴졌다. 세금을 적게 내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제도를 이해하고 합리적으로 준비하는 것과 소득이나 거래를 숨겨 세금을 피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특히 자녀에게 자산을 물려주는 과정이라면 더욱 그렇다.
부모가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은 돈만이 아니다. 돈을 어떻게 벌고, 어떻게 지키며, 사회의 규칙을 어떻게 대하는지도 함께 전달된다. 세금을 줄이기 위해 법을 공부하는 모습과 세금을 피하기 위해 편법을 찾는 모습은 자녀에게 전혀 다른 교육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책의 부제처럼 ‘세금을 다루는 지식’을 물려준다는 표현이 상당히 의미 있게 다가왔다.
세금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경제활동을 하면서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규칙이다. 규칙을 모르면 필요 이상의 비용을 부담할 수도 있고, 반대로 규칙을 지나치게 이용하려다 더 큰 위험을 만들 수도 있다.
책에서 제시하는 ‘일찍·나눠·기록·점검’이라는 네 가지 원칙 역시 세금 문제를 넘어 삶의 여러 의사결정에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큰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려 하기보다 일찍 시작하고, 여러 번 나누어 실행하며, 자신의 판단을 기록하고, 상황이 바뀌면 다시 점검하는 것이다. 투자나 노후 준비뿐 아니라 중요한 의사결정 대부분에 적용할 수 있는 상당히 합리적인 방법이다.
특히 ‘기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기억은 생각보다 정확하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잊어버리고 결과를 보고 과거의 판단까지 다시 해석한다. 자녀에게 자산을 이전하는 과정에서도 언제 얼마를 어떤 이유로 이전했는지를 기록해두면 세금 관리뿐 아니라 나중에 가족 간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40대 후반이라는 시점에서 이 책을 읽으니 자연스럽게 ‘부의 이전’이라는 말도 다르게 느껴졌다.
젊었을 때는 자산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면 이제는 내가 만든 것을 앞으로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도 조금씩 생각해야 하는 시기다. 내가 평생 모은 자산을 단순히 마지막 순간에 자녀에게 넘겨주는 것이 최선인지, 아니면 자녀에게 실제로 필요한 시기에 일부를 이전하면서 스스로 관리하는 경험까지 제공하는 것이 더 좋은지 고민하게 된다.
결국 상속과 증여의 문제는 세금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부모와 자녀가 어떤 방식으로 경제적으로 독립해갈 것인가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책의 구체적인 세율이나 공제, 신고 방법은 실제 실행 시점에 반드시 최신 법령과 전문가의 확인이 필요할 것이다. 세법은 바뀔 수 있고 각 가정의 자산 구성과 가족관계도 다르기 때문이다. 이 책을 그대로 따라 하는 매뉴얼이라기보다 가족의 자산 이전을 미리 생각하게 만드는 출발점으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느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고 가장 크게 남은 소감은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경제적 유산은 큰돈 그 자체가 아니라 돈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자녀가 어릴 때는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녀가 성인이 되어가는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앞으로 부모가 해야 할 일은 계속 대신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조금씩 권한을 넘겨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돈 역시 마찬가지다.
자산을 만들어주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왜 저축해야 하는지, 왜 투자에는 위험이 따르는지, 왜 세금을 내야 하는지, 그리고 자신의 형편 안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다.
앞으로는 자녀와 돈에 관한 대화를 조금 더 자연스럽게 해보고 싶다. 얼마를 벌어야 성공하는지를 이야기하기보다 번 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소비와 투자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돈 때문에 자신의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부모인 나 역시 자녀에게 무엇을 얼마나 줄 것인가만 고민하지 않고 언제, 어떤 방식으로, 어떤 경험과 함께 건네줄 것인가를 더 생각해보고 싶다.
언젠가 자녀에게 일정한 자산을 물려줄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 감사한 일이다. 그러나 더 바라는 것은 그 자산이 없어도 자신의 삶을 스스로 꾸려갈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부모가 만들어놓은 길을 따라가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판단으로 길을 만들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결국 부모가 남겨야 할 가장 좋은 유산은 ‘평생 쓸 돈’이 아니라 ‘평생 돈을 다룰 수 있는 힘’인지도 모른다. 내가 가진 것을 많이 넘겨주는 것보다 스스로 만들어가고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 이 책을 덮으며 그것이 앞으로 부모로서 내가 조금 더 고민하고 실천하고 싶은 진짜 ‘부자 세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