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제이슨 벨을 죽였나 - 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 3 여고생 핍 시리즈
홀리 잭슨 지음, 장여정 옮김 / 북레시피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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핍 시리즈의 마지막 조각, 목숨이 달린 추리 싸움으로 시작하는 대단원의 막

최근 넷플릭스에서 핍의 살인 사건 안내서라는 시리즈가 새로 나와서 재미있게 보았는데요

이 시리즈는 원래 BBC에서 제작되어 7월에 방영된 드라마라고 합니다


이 드라마의 원작은 바로 홀리 잭슨의 '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이란 소설이었는데요

오늘 제가 소개해 드릴 책이 바로 그 드라마의 원작 소설의 완결 편인 "누가 제이슨 벨을 죽였나"입니다


홀리 잭슨이라는 작가분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된 분인데 평소에 게임이나 범죄 실화 관련 다큐멘터리를 즐기는 편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소설의 플룻이 굉장히 세밀하고 좋았습니다 범죄에 관련된 다큐도 많이 보셔서 그런가 관련된 내용도 많이 아시고 공부도 많이 하신 것 같고 전문적인 느낌도 받았어요 범죄물은 전문 지식이 더해지면서 딥해지면 어렵고 딱딱해질 수 있는데 너무 어렵지도 않았고 내용도 딱딱하지 않고 읽기도 편했습니다


본편이 무려 635장의 장대한 분량이지만 스토리가 너무 재미있어서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쉽게 끊을 수가 없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일까요?


어느새 주변은 밤이 되어 있다.

하위는 감옥이 아닌 바로 저 주황색 불빛 아래 서 있고, 그의 눈은 그림자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스탠리가 그에게 다가가 자기 목숨과도 같은 비밀을 지켜주는 대가로 돈을 한 뭉치 건넨다.

그런 다음 영혼 없는 눈빛으로 핍 쪽을 향해 돌아서는 순간 여섯 발의 총알이 스탠리의 가슴팍을 뚫고 지나가며 셔츠에, 콘크리트 바닥에 피가 흥건히 흐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왜인지 핍의 손에도 피가 묻어 있다.

핍의 손은 이제 피범벅이 되어 있…….

일단 소설은 시작부터 무언가 어두컴컴한 느낌입니다 주인공인 핍은 과거의 사건에 대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패기 넘치게 사건을 조사하고 풀어갔다고 하더라도 핍은 여고생입니다

어린 나이에 충격적인 사건과 사람들의 이기심과 부조리를 겪다 보면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게 되고,

특히나 친한 사람이 관련된 사건까지 해결하지만 그러면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에 대한 재판이라던가 다양한 것과 마주하게 되면 

그것이 충분히 트라우마로 남을 수밖에 없겠죠


거기다 유명 인사 아닌 유명 인사가 되어 버린 핍에겐 기이한 스토커까지 생겨버리고 그것이 핍의 삶을 더 옭아매기 시작합니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 이제는 살인 사건의 추리가 아니라 사건이 시작되기 전 먼저 스토커의 본모습을 찾아내야 하는

그야말로 핍 자신의 생존이 걸린 추리 싸움의 시작된 것인데요


사실 이 책은 앞의 시리즈를 읽지 않으면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많이 있습니다

완결 편이라서 그런지 과거의 사건들과 등장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 때문인데요

저 역시도 앞의 시리즈를 다 읽지 못해서 어려웠는데 지인분들 중에 소설을 읽은 분이 계셔서 이야기하면서 조금 많은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그래도 역시 나중에 앞의 시리즈들도 찾아서 읽어보고 다시 이 책도 한 번 더 읽어볼 예정입니다 그땐 느낌이 확실히 더 다르겠죠?


이런 묘사와 몰입감, 자료 덕분에 실사화에도 특화된 작품이 아니었을까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둠이 내린 숲속에서 핍은 결국 다른 길을 택하기로 했다.

그건 우발적인 생각이나 직감도 아니고, 싸움이나 도피도 아니었다.

핍은 두 갈래 길을 보았고, 선택을 내렸다 그리고 되돌아갔다.

어쩌면 평생 우주에 사는 다른 핍은 이 세계의 핍이 내린 선택이 옳았다고 할지도 모른다.

핍은 경찰이 제 말을 절대 믿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고, 핍의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스스로를 지켜내고 예전의 본래 자기 모습을 되찾기 위한 것이었다.

어쩌면 그것도 이미 성공했는지 모른다.

소설 속의 핍이나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감정 표현 등이 너무 잘 되어 있어서 캐릭터들의 감정을 공유하기도 좋았고, 무엇보다 소설 내내 그동안 핍이 겪었던 많은 어두운 감정들, 무서움과 두려움 등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았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갈수록 아 이게 왜 이번에 완결이 되는지에 대한 정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여고생이 살인 사건이나 수많은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으로 따지자면 명탐정 코난이나 소년탐정 김전일처럼 말이죠 하지만 이 이야기는 그렇게 단순하게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의 관계성과 수많은 감정들과 그동안의 사건사고들과 연결된 무수히 많은 이유들이 뒤섞이면서 이런 완결로 도달할 수밖에 없는 길을 만들어 버리더라고요

소설의 끝은 제 기준으로 많이 어두웠습니다 외롭고도 두렵고 많은 감정을 스치게 만드는 완결이었어요 하지만 한편으론 가장 완벽한 완결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된 핍의 살인 사건 안내서  시즌 1 : 6개의 에피소드는 원작 소설의 1권인 샐 싱 미스터리 편의 내용으로 제작되었다고 하는데요 시즌 1으로 끝나긴 했지만 훌륭한 원작 소설이 아직 2권이나 남아있으니까 다음 시즌도 조심스럽게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아마 영상으로 제작되어 마지막 완결 편이 나온다면 마지막 핍의 모습이 정말 소설처럼 더 이상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걷는 것 같은 완결의 완결을 보여줄지도 기대가 됩니다


소설을 보면서 외국도 사법 시스템의 허점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고 피해자에 대한 많은 도움이 절실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저도 한때 스토커를 겪어보았고 물리적으로 공격을 당해본 사람으로서 그걸 직접 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느낄 수 없는 공포를 알고 있습니다


핍이 스토커를 당할 때 저보다 더 심하게 죽음의 공포를 느끼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토킹 피해자로의 공감은 등줄기를 따라 흐르는 소름처럼 이어지더라고요 소설이라서 다행이라는 안도감 그래도 이런 식으로 당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연민까지 수많은 감정을 동반했습니다


확실히 앞의 시리즈를 읽고 이어서 읽으신다면 훨씬 더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고요

그것이 아니라도 유추하면서 읽으면 대략적으로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사건의 해결을 즐기시는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책이 너무 두꺼워서 부담스럽고 읽기 어려울 것 같은 분들은 일단 넷플릭스에서 핍의 살인 사건 안내서부터 보고 난 뒤에 천천히 읽어보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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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수록 빠져드는 도시기담 세계사
가타노 마사루.스가이 노리코 지음, 서수지 옮김, 안병현 그림 / 사람과나무사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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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도시 기담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책

어려서부터 무서운 것과 공포를 좋아했던 사람들이라면 많이 들어봤을 이야기가 있죠

바로 도시 전설류인데요 보통은 외국의 이야기가 한국의 이야기처럼 바뀌어서 전해진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대표적으로는 "빨간 마스크"를 생각하면 쉬울까요?

아무튼 어려서부터 공포 영화부터 외계인에 관련된 책이나 미스테리에 관련된 것을 너무 좋아했던 저는

공포에 관련된 소설이나 미신이 가득 담긴 책들도 엄청 좋아했어요 그건 크면서도 영향을 주었고

지금도 관련된 것을 매우 좋아하는 어른으로 자라버렸죠

보통은 도시 전설이나 기담류를 가볍게 보고 치우는 경우가 많았지만 공포 유튜브를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하면서 조금 더 꼼꼼하게 그 도시 전설이나 기담의 근원이나 관련된 사건 사고들을 조사해서 알아보는 것에도 흥미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백룸이나 나폴리탄 괴담류를 서칭을 하다가 발견하게 된 책이 한 권 있었는데요



바로 "읽을수록 빠져드는 도시 기담 세계사"입니다

기묘하고, 흥미롭고, 위험천만한 13편의 유럽 도시 기담에 관련된 책이었는데요

유럽의 도시 기담이라는 말이 어찌나 설레던지 이거는 무조건 읽어야 한다는 생각에 읽게 되었답니다

30년간 유럽 33개국을 발품 팔아서 취재하며 건져 올린 13편의 살아있는 도시 기담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는 이야기부터 조금은 생소하면서도 놀라운 이야기들도 담겨 있었습니다

총 파트는 5가지였고 각 파트마다 2-3개의 기담들이 다루어졌는데 각 기담마다 양이 꽤 방대했는데요

모두 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사건의 자료들이라서 읽으면서 진짜 많은 공부를 한 것 같아요 저한테는 개인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일 처음으로 다루어진 기담은 바로 저주에 관련된 기담이었는데요 바로 모두가 잘 알고 있는 그 노래 "글루미 선데이"에 관련된 내용이었습니다

저도 중학교 때 처음으로 글루미 선데이의 저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 당시에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다가

블로그에서 들으면 죽는다는 음악에 대한 글을 보고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들어봤던 기억이 납니다

당연히 죽지는 않았고요 대신 그 당시에 그 노래를 들었던 느낌은 기억이 나는데 확실히 많이 우울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 3학년 학생이 듣기에는 진짜 우울했던 곡은 맞는 것 같아요 가사조차도 굉장히 기묘하고 우울했는데

한동안 그 노래에 꽂혀서 듣고 다니다가 MC스나이퍼가 발표했던 동명의 노래인 "글루미선데이"도 좋아해서 계속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을 보면서 오랜만에 노래를 다시 들어봤는데 그때보단 우울하긴 하지만 엄청나게 우울함에 빠지진 않았던 것 같아요 성장을 한 탓일까요?

아무튼 가볍게 듣고 에이 안 죽네 근데 노래는 좋네? 했던 이 노래에 담긴 진실을 크면서 찾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었는데 이번 기회에 알게 되어서

꽤 재미있고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 음악이 수많은 자살과 관련되고, 라디오 송출까지 금지되었던 사실이 있던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네요

진짜 그냥 단순하게 우울한 노래라서 소문으로 돌았다고 생각했는데 이 노래에도 수많은 진실과 사건들이 얽혀 있다는 사실이 재밌었습니다


그다음은 영화로도 유명했던 바로 그 저주받은 인형 애나벨입니다

사실 애나벨에 대한 이야기들은 제가 알고 있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서 오 역시 그렇구나라는 공감을 했던 파트였어요

제가 애나벨이나 그 외에 다른 저주 인형에 대해서 자료를 꽤 많이 찾아봐야 하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해외의 기사와 자료까지도 찾아봤기 때문에

그랬던 거 같은데요 일반인분들이 봤을 때는 그래? 그런 사연이 있었어?라는 내용까지도 잘 정리된 것 같았습니다

특히나 가장 최근에 있었던 사건인 "애나벨 인형이 박물관에서 사라졌다"라는 트위터에 대한 이야기도 적혀 있더라고요

저는 그 사건에 대해서 알고 있었는데 보통 애나벨에 관심을 같지 않은 분들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의 이야기까지 나와 있어서 좋았습니다

당연히 애나벨 인형이 박물관에서 사라졌다는 이야기는 루머였고요 사위이자 현재 박물관을 관리 중인 토니가 애나벨 인형이 잘 있다는 증거 사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오랜만에 제가 공부하고 자료를 찾아봤던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네요 다시 한번 복습할 수도 있었고 제가 알고 있던 정보가

틀린 것이 아니라는 걸 증명받는 시간 같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재미있게 봤던 것은 바로 도플갱어에 대한 파트였는데요

사실 제 자신은 아니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들 중 한 사람의 도플갱어를 본 것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어서 굉장히 흥미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혹시 내가 검색했던 거랑 조금 다른 내용은 있지 않을까? 하는 설레는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는 사람들이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부분부터 시작해서 그렇지 하는 공감과 함께 어? 그런 것도 있었어?라는 놀람과 그렇구나라는 이해의 단계를

거칠 수 있게 구성을 해줘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고요 의외로 자신의 도플갱어를 만나거나 분신을 만나고 대화까지 나눈 사람들의 경험이 많다는 걸 보고

굉장히 놀랐습니다 어쩌면 진짜 평행 우주나 이런 것이 존재하는 건 아닐까?라는 상상까지 하게 만들더라고요

이것이 정신과적인 문제인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저는 단지 그것을 과학적으로나 정신과적인 부분으로 너무 매듭짓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기담의 묘미이니까요 누구나 겪을 수 있지만 이것이 진짜인지 아닌지 겪어본 본인조차도 알 수 없는 그런 기묘한 그런 거요

단지 13편의 유럽 기담을 담은 것뿐인데도 진짜 수많은 이야기를 담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각 기담마다의 다양한 사례들을 보면서

세상엔 여전히 사람들의 힘으로는 이해할 수 없고, 알아낼 수 없는 사건들이 많다는 것도 또 한 번 느끼게 되었고요

30년간 발품을 팔아서 모았다는 이 정보들을 편하게 볼 수 있는 이 시간이 정말 고맙고 고마웠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한 이야기들도 많았거든요

이거는 정말 저처럼 기담이나 공포나 다양한 미스테리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정보이자 지식이자 재산이기 때문에 앞으로 자주 읽을 것 같습니다

이것 말고도 일본이나 다른 나라의 도시 기담 이야기도 나왔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정보와 사건과 사례들을 모아보면 또 어떤 재미난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을까요?

그저 사람들 입에 오르고 내리며 가십거리처럼, 별것 없는 시답지 않은 이야기처럼 떠돌던 이야기들이 이제는 매력적인 하나의 역사가 되었습니다

기담을 좋아하는 분들이 읽어도 좋을 것 같고요 공포에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들도 꼭 한 번 읽어보신다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대본이나 글 같은 거 쓰시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이 사례와 정보들은 여러분이 지금까지 어디서도 얻지 못한 것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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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아가씨
허태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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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엔 어벤저스가 있다면 한국엔 호랑이 아가씨가 있다?

저는 무속적인 것도 좋아하지만 어벤저스 같은 히어로물을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오늘은 우연히 만나게 된 재미있는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가지고 왔습니다 바로 허태연 작가님의 호랑이 아가씨에요


사실 처음 이 소설의 제목을 읽었을 때, 표지를 마주했을 때, 청소년 판타지 소설인가? 라면서도

뭔가 묘하게 이거 내가 좋아하는 장르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책의 정보를 읽게 되었고

'무속과 변신을 넘나드는 환상적인 히어로의 탄생'이라는 문구에 꽂혀서 읽게 되었습니다

저는 동양의 무속과 애미니즘 그리고 서양의 히어로적인 부분이 이렇게 결합될 수 있다는 걸 상상해 본 적이 없었는데요

사실 말만 해봐도 둘의 느낌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렇게 결합된 모습을 보니 충분히 가능한 거였구나 나의 편견이었구나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생각하던 히어로라는 부분은 진짜 인간으로서는 가질 수 없는 초능력적인 부분에 집중된 점이 있었는데

어떻게 보면 무속적인 부분도 나름의 초능력이 될 수도 있고, 히어로라고 해서 정말 신비한 초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단지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히어로적인 부분이 될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죠

너무 당연한 건데 그동안 편견에 가로막혀서 몰랐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그런 편견의 벽을 깨부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이 책의 기본적인 소재는 말 그대로 무속과 히어로적인 변신입니다 스파이더맨이나 헐크처럼 변신한다기보다는

주인공인 태경의 몸에 산신령인 호랑이의 영혼이 깨어나게 되었고 그 영향으로 태경의 몸이나 행동이 호랑이처럼 변하게 된다는 것인데요

사실 일반적인 신령님들이 아닌 산신령이라는 존재가 사람의 몸에 깃들었다는 사실이 조금 흥미롭긴 했습니다

무속적인 부분을 많이 좋아하지만 산신이라고 해도 할머니 정도를 생각하지 당장에 호랑이처럼 영물이 된 산신을 생각하기는 쉽지 않은데 작가님은 그걸 그대로 가져와서 이야기에 쏙 집어넣으셨어요


일단 주인공은 태경입니다 경찰이 되고자 하는 평범한 아니 평범했던 아가씨인데요

3년째 경찰 시험에 응시했다가 여섯 번째로 낙방해버린 27살의 태경에게 큰 변화가 생깁니다

바로 신선한 고기가 그것도 아주 신선하고 쫄깃쫄깃하고 핏물이 가득한 생고기였죠

여기까지는 괜찮았지만 곧 태경의 몸에도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손에서 황갈색 북슬북슬한 털과 호랑이 발톱이 자라기 시작한 거죠 그녀는 이걸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면서도 동물 병원에 가봐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는 엉뚱하면서도 나름 긍정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태경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바로 그녀의 몸 속에 있던 전생의 호랑이의 영혼이 깨어나 버렸기 때문인데요

여기까지는 단순히 빙의나 접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태경의 몸이 점점 호랑이처럼 변해가기 시작했고 식성까지도 호랑이처럼 바뀌게 된 것이겠죠 결국 그 사실을 알게 된 엄마는 태경을 데리고 용하다는 박수무당을 찾아가게 됩니다

모녀가 마주한 박수무당은 꽤나 구체적인 이야기를 합니다 귀문이 열려서 300년 전에 산왕산을 다르셨던 산신령 호랑이가 태경의 몸에 깨어났다고 했죠 전생의 업과 현생의 분노가 만나서 조화를 이루지 못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기운을 잠재우려면 마음을 비우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100명의 한을 풀어주여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데요

작가님도 꽤나 무속적인 부분을 많이 좋아하시고 조사를 하셨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당연히 무속적인 부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알기 쉽겠지만 그래도 귀문이 열리거나 전생의 업에 대한 이야기나 윤회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내는 사람은 없거든요

어쨌든 작가님은 그 산신령인 호랑이의 영혼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100명의 사연을 들어주고, 그 사람들의 소원이나 한을 풀어주어야 한다는 아주아주 단순한 조건을 가져오면서 유치하면서도 흥미로운 소재의 시작을 만들어내셨어요

저 역시도 너무 뻔한데 그 사람들의 소원이나 한이 뭔지도 궁금했고 점점 호랑이의 모습처럼 변하는 태경이

과연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의 한을 풀어주게 될지도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한을 풀어주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무당이 나오고 태경에게 산신의 영혼이 있으니 점집을 차리는 건가?

사실 태경은 신내림을 받은 정식적인 무당이 아니기 때문에 그건 아닙니다 그리고 무당집이라고 해버리면 사람들의 범위나 주제가 한정적이 되어버리죠

그래서 태경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 곳은 바로 사주카페입니다 사실 사주카페도 사람들 중에는 꺼리는 사람도 많겠지만 무당집보다는 진입의 장벽이 낮아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기엔 딱 좋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결국 태경은 경찰서 앞에 액운 타파 사주카페 112라는 기상천외한 간판을 단 사주카페를 차리고 100명의 사람들의 한을 풀어주기로 합니다

경찰서 앞에 사주카페라니 정말 뜬금없긴 하지만 경찰서 앞이라서 오히려 재수 없고 힘든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라는 박수무당의 말처럼 사주카페에는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사람들이 찾아오는데 그렇게 시작된 태경의 한 풀어주기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하죠



진짜 히어로처럼 경찰이 할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인 사건들을 해결하기 시작하는데요

그런 그녀를 찾기 위해서 수사 중인 경찰에게 발견된 증거물은 바로 호랑이의 털! 바로 태경의 복슬복슬한 호랑이의 털입니다

사실 이것만으로 경찰들이 태경을 찾아낼 수는 없겠지만 만약 태경이 호랑이로 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그것이 들키는 순간을 생각해 보면 아찔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여러 가지 사건 사고들과 마주하게 된 태경은 늙은 형사를 만나게 되는데요 처음엔 그 형사를 늙은 악어라고 하길래

뭔가 다른 의미가 있는 건 아닐까 했지만 그 늙은 악어는 바로 모두가 예상하는 그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악어가 물어오는 사건들 그리고 그 사건과 얽혀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한과 사건을 풀어주기 위해서 달리는 태경

그녀는 경찰이 되진 못했지만 결국 경찰은 할 수 없는 사건을 해결하면서 경찰과 다르지 않은 히어로적인 행위를 이어가게 되는데요 앞으로 태경은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요? 그녀는 결국 호랑이를 벗어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오히려 호랑이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서 지금처럼 100명 200명을 넘어선 사람들을 구원해 주는 한국형 히어로가 될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이 쓰였던 부분은 바로 책 속의 많은 사건들이 아이들에 관련된 이야기라는 것이었습니다

작가님이 어떤 마음을 통해 이렇게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에 집중을 하셨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진짜 현실에서도 수많은 아이들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돌아오지 못하는 사건들이 많기 때문에 참 마음이 착잡했어요

그리고 누군가는 그 아이들이 돌아오길 바라며, 끝내지 못한 사건에 한을 품고 있겠죠

그것을 태경이처럼 해결해 줄 사람이 현실에는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 또한 많이...

무당에 대한 편견과 사람들 마다의 견해는 다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에게는 그저 무관심 또 어떤 사람에게는 사기꾼에 지나지 않을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삶을 이어나갈 정말 큰 도움을 준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또 어떤 이에게는 그저 끝까지 않은 꿈처럼 맹신하게 되는 존재일 수도 있습니다

저에게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를 걸어가고 있는, 물론 모든 무당 선생님들이 그렇진 않겠지만 일부의 선생님들은 좋은 분들이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저 역시도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기에 그 믿음을 아예 없앨 수 없고 저는 귀신의 존재 또한 맹목적이진 않지만 있다고 믿는 사람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겠죠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 그것을 강요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책을 읽으면서 정말 영특한 분들이 계시다면, 정말 사건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물론 그분들의 영역에는 한계가 있겠지만요

한 번 읽으면 벗어날 수 없는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좋아하는 분야의 내용들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정말 흥미롭게 봤던 것 같아요 비슷한 종류의 책들을 많이 읽지만 이렇게 다양한 무속적 단어나 현상 등을 이야기한 책은 오랜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런 무속과 결합된 판타지 소설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이런 내용은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무엇보다 태경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자립심도 강하고 창의적이고 엉뚱하면서도 정의감이 넘치는 모습이라서 너무 좋았고,

이런 호랑이 아가씨라면 한 번쯤 만나서 저의 이야기를 상담해 봐도 좋을 것 같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국형 판타지를 읽어보고 싶으신 분들이나 무속 쪽으로 관심이 많은 분들도 재밌게 읽으실 것 같고

학생들이 읽기에도 나쁘지 않은 소설입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추천해 보고 싶어요 가볍게 킬링타임용으로 읽는 것으로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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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세이스트(death-essayist)의 오늘 나의 죽음 이야기 - 삶을 위해 죽음을 쓰는 데세이(death-essay) 안내서
김혜경 지음 / 하움출판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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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자신의 영혼을 마주하기 위한 방법을 담은 책.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기 마련입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분명히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많이 생각하게 될 겁니다

저 역시도 힘들고 지칠 땐 어쩔 수 없이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그리고 모두 다 죽음에 관련된 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하는 것도 마찬가지겠지요

나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 하는 궁극적인 생각과 나아가서는 망상으로요

어쨌든 저는 긍정적인 죽음보다는 조금 극단적인 방향의 죽음에 대한 생각을 꽤 많이 하였지만

중요한 사실은 "나는 어떻게 죽게 될 것인가?"라는 생각 그 자체를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죽음.

사람은 결국 죽어가는 거니까, 어떻게든 마지막은 죽음일 테니까

나의 죽음도 타인의 죽음도 조금은 깊게 생각을 해보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부정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어쩌면 언젠가 진짜 마주칠 수 있는 죽음에서 조금은 의연한 태도를 보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라고 합리화를 하고 있을 때

타이밍 좋게 이 책을 마주했습니다


데세이스트의 오늘 나의 죽음 이야기


사실 데세이스트라는 단어도 이번에 처음 알았지만 이런 걸 주제로 한 독립 서점이나 글의 방식이 있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데세이(Death-Essay)는 죽음에 대한 에세이라는 뜻이겠죠

삶에 대한 이야기가 있으면 당연히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있을 텐데 왜 그동안 몰랐을까요?

그리고 국제 죽음 교육 전문가라는 생소한 직업도 처음 들어봤습니다

검색을 해보니까 보통 "싸나톨로지스트"라고 부르는 것 같더라고요 나름 미래의 유망 직종이라고 불리기도 했고

당연하게도 전문적인 교육 기관도 존재하는 곳 같아서 아 이런 새로운 직종이 생겼구나 신기하다 싶으면서도

꼭 필요한 직종이긴 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금 현대적인 상황을 봐서는요


책 속에는 수많은 죽음이 담겨 있습니다 친구, 연인, 가족, 유명인, 전 세계의 어떤 사람들

그들의 죽음 속에는 수많은 사연과 이야기가 담겨 있었죠

그들이 흙으로 돌아간 지금도 그들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토록 많구나 그들의 시간은 멈췄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서 현재진행형이구나라는 걸 새삼스럽지만 다시 깨달았습니다

산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살아간다는 말, 그 말이 오롯이 이해되는 순간이었죠

죽음도 조금은 두렵지 않을 수 있을지도?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문득 나의 죽음이 어떨지 한 번 더 생각이 들었는데 여전히 부정적인 죽음으로 가득한 머릿속이지만

그래도 조금은 평온한 죽음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씨앗을 품고 싹을 틔우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어떻게 죽게 될까요?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

죽음 후의 세계가 어떨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조금은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처럼 당당한 마음으로 이 세상을 떠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보기도 합니다

당장에 사고를 당할지, 제 머릿속을 지배하는 이런 생각처럼 부정적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죽음이 조금은 덜 무서워졌으니까 그걸로 다행일지도요

다만 걱정스러웠던 것은 이렇게 누군가의 기억에 남는 사람들의 업적을 보면 꽤나 열심히 살았다는 거예요

근데 당장의 저는 열심히 살고 있는 것 같지가 않아서 이 삶이 도통 멋진 삶처럼 보이지 않아서

그것이 조금은 절망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작가님의 가족들의 죽음에 대해서, 자신의 가장 가까운 죽음에 대해서 의연하게 적은 글을 보면서는

당연하지만 마음이 아팠습니다 글 속에 느껴지는 의연함과 조금은 덤덤한 듯한 문체가 마음이 아팠어요

오히려 그래서 더 아팠습니다

엄마는 제가 태어날 때 유난히 총총한 태몽이라고 했어요.

살며 깨달아요. 할 일을 하라는 엄마의 당부였음을.


이 말은 또 어찌나 예쁘면서도 아프던지 몰라요 우리 엄마는 마지막에 저한테 무엇을 알려주실까요?

엄마가 했던 말들은 많지만 작가님처럼 저도 엄마의 말을 떠올리고, 깨달을 수 있을지가 의문입니다



데세이라는 걸 어떻게 쓰면 좋을지 과연 어떤 식으로 적는 것인지 궁금했는데 딱히 어떻게 쓰라는 틀은 없었지만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서 어떤 게 데세이인지는 깨닫게 된 거 같아요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한 다양한 작품들을 알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작가님이 알려준 삶과 죽음에 관련된 책들을 가끔 상기하면서 읽어보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죽음이라는 것을 정복할 수는 없어도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생각할 수는 있겠죠?

나의 죽음이든, 가족들의 죽음이든, 사랑하는 무언가의 죽음이든 말입니다

죽음에 대해서 생각이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죽음에 대한 공포를 이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죽음이라는 것을 무조건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통해서 적어도 죽음에 대해서 이해를 해보려는 시도는 할 수 있으니까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언젠가 제 주변으로 죽음이 다가온다면 그 기억을 잊지 않고 남겨놓고 남겨놓고 언젠가 곱씹으며

저의 죽음도 그렇게 지나온 죽음처럼 받아들이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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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
강진아 지음 / 북다 / 2024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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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가장 힘들게 하면서도 가장 닮은 존재일 수밖에 없는 모녀의 이야기



사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표지에 있는 그림에 굉장히 큰 매료를 느꼈습니다 묘하면서도 제목과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리고 띠지에 적힌 15년 전 실종된 친구의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글귀도 이 여름에 너무 잘 어울리는 책이 아닌가?라는 생각에 들어서 읽게 되었어요

제가 생각했던 내용은 아니었지만 굉장히 흥미로웠고 재미있는 소설이었는데요

이 소설의 작가인 강진아 작가님은 <환상 속의 그대>라는 장편 영화를 연출하신 분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 영화를 모르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마침 제가 최근에 이 영화를 봤거든요!

이희준님과 한예리님이 나오셨는데 굉장히 오묘하고 딥한 느낌의 영화였어요...

극중 등장인물들의 불안과 자괴감, 벗어나지 못하는 무언가들이 작가님의 이번 책과 비슷한 부분이 많이 보였습니다

스토리가 비슷하다기보다는 인간의 감정, 그 속에 굴레, 잠식 등등 숨겨진 감정에 대한 연출이 굉장히 좋았다는 건데요

소설 내용에서도 심리 묘사가 꽤 괜찮았고 어두운 감정들이 흘러나오는 것도 영화와 비슷했던 것 같아서 너무 좋았어요

이 작품도 나중에 꼭 영화로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의 제목인 MYMY는 마이마이 즉 옛날에 유행했던 바로 그 카세트 플레이어의 이름입니다

사실 처음에 그 마이마이인가 아니면 나의라는 의미일까 그것도 아니면 엄마를 의미하는 무언가를 나타낸 걸까라는 생각도 했었는데요

결론적으로는 소설 속에도 등장하는 그 마이마이 카세트 플레이어가 맞았고 카세트 플레이어가 의미하는 부분은 소설 속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소설은 일단 엄마와 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보통 엄마와 딸에 대한 이야기라고 한다면, 다들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떠올리거나

그것도 아니면 엄마의 사랑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딸의 반항적인 행동과 결국 마지막에 후회를 하는 이야기를 떠올리시겠죠

그만큼 모성애, 엄마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에 초점이 맞추어지는 경우가 많을 거예요

하지만 이 책에서만큼은 조금 다른 부류의 엄마와 딸을 볼 수 있습니다 겉으로 봐선 평범할지 몰라도 속을 들여다보면 크게 곪아있는 모녀 사이죠

엄마는 강하게 의사 표현을 하고 싶을 때면 내 팔이나 어깨를 잡고 빤히 눈을 들여다보았다.

짧게는 몇 초에서 길게는 몇 분까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두려웠기 때문에 나는 그 직전에 했던 말이나 행동을 반성하고 또 반성했다.

두려움의 이유는 엄마의 안광 때문이 아니었다. 내 몸을 움켜잡은 엄마의 손, 정확하게는 그 손에서 뿜어져 나오는 한기 때문이었다.

내가 기억하기로 엄마의 손은 거의 항상 차가웠는데 화낼 때는 더욱 차가워져서 얼음에 가까운 상태가 되었다.

몸에 닿으면 소스라칠 정도로. 그 선명한 감각과 함께 나는 매번 새롭게 깨달았다.

엄마가 나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나는 엄마에게 듣고 또 들어서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게 여자 혼자 애를 키우는 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엄마는 비뚤어진 모성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자식에 대한 사랑이라기 보다는 자식은 자신에게 고통과 힘듦을 안겨준 대상이고

그 대상으로 하여금 무언가 얻기를 바라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또 어린아이에게 엄청난 부담감과 함께 정서적 학대를 일삼은 듯한 이야기들도 많이 보였죠

엄마는 모든 걸 핑계 대며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 살면서 딸에 대한 거짓말을 일삼고 또한 딸에 대한 기대치가 굉장히 높습니다

이게 바로 딸로 하여금 세상과 딸에게 보상을 받고자 하는 심리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한 딸을 성공 시키고자 하는 모습은 딸에게 자기 모습을 투영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엄마의 재능에 대한 기대가 미술에 대한 부담감을 무찔렀다.

집에 와서 자려고 누워서도 나는 머릿속에 그 사실을 새겼다.

엄마에게 말한 그 재능이 내게 있어야만 한다. 공부에는 재능이 없었지만, 미술에는 재능이 꼭 있어야만 한다.

잠들 때까지 새기고 또 새겼다.

하지만 그 후로 나에게 재능이 있다는 느낌은, 단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

얄궂게도 다른 곳에 있는 것은 잘만 보였다.

미술 학원에 새로 들어온 학교 후배가 그렸던 사과를, 실기 시험장에서 옆자리에 애가 그렸던 비너스를,

나는 입이 벌어진 채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재능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났더니 스스로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던

마음이 순진하고 어리석게 느껴졌다.

문제는 딸은 이런 엄마의 행동에 이상함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그 기대치에 맞추기 위해서 발버둥을 친다는 겁니다

물론 어린 아이가 엄마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 애정을 갈구하며 기대치를 맞추고자 하는 행동은 당연해 보입니다만,

그 속에서 자신의 재능을 찾지 못하고 열등감과 자괴감을 뒤덮여 자존감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너무나 안타깝기 그지 없었습니다

어릴 때부터의 꾸준한 정서적인 학대가 아이에게 어떤 것이 올바른지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는 것이

그것을 알려줄, 보호해 줄 어른들이 곁에 없었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어요


 


그렇게 아슬아슬 이어지던 모녀 사이에는 아주 큰 사건이 생기는데요 그것은 바로 15년 전에 사라졌던 딸 친구의 사체가 발견된 것입니다

그 아이는 딸의 친구일 뿐만 아니라 엄마가 일하던 가게의 사장의 딸이기도 했죠

이 사건의 범인은 모호한 듯 매우 뚜렷합니다 그리고 딸 역시 그 범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죠

딸은 스스로 그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고군분투를 합니다 그리고 분명히 그 사람이 범인이라는 의심을 하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 정당성을 부여하며, 그걸 믿기 위해서 행동하죠

이 이야기는 결론적으로 서로에게 가장 상처를 주는 존재이면서도 서로를 끊어내지 못하는 끈으로 엮인 모녀의 힘든 삶의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그 속에 살인 사건의 진실까지 엮여있는데요 끊으려고 해도 끊을 수 없는 두 사람을 보면서 참 안타깝지만 한 편으로는 또 이해가 되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가질 수 없는 재능과 열등감의 딜레마, 하지만 재능을 손에 쥐어야만 한다는 생각에 발버둥 치는 딸의 이야기

그리고 세상에 대한 온각 변명으로 가득 찬 둘의 이야기는 흥미로우면서도 착잡합니다

냉혹하고 몰인정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는 슬프면서도 지독한 변명으로 자신의 세계를 만든 엄마와

그런 엄마가 만든 세상에서 인정받고 살아남기 위해 아득바득 버티고 발버둥 치는 딸

어쩌면 서로를 가장 힘들게 하는 존재이면서도 끈끈한 결속으로 묶인 존재

자신의 삶에서 자신을 가장 힘들게 했던 사람과 가장 닮은 모습으로 변해버리는 딸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헤어져 지내는 것이 서로에게 가장 좋았을 것 같지만 또 한 편으로는 서로가 있었기에 세상을 버틸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만약 엄마가 아무리 힘들었어도 딸에 대한 애정이 올바르게 작용했다면 딸의 모습은 변화했겠지만 변하지 않았던 것도 역시 존재는 하겠죠

애정과 애증 사이의 이야기라고 소개하는 것이 가장 어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심리묘사가 좋고 인간의 어두운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굉장히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굳이 추리나 미스터리 쪽으로 치우친 소설은 아니기 때문에 그걸 기대하고 보시는 분들은 조금 실망하실 수도 있지만

스토리가 매우 탄탄해서 엄마와 딸의 관계, 살인 사건의 전말 등등 너무 흥미로워서 읽으시면 후회는 하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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