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이 드는 존재 - 멋진 주름을 만들어 가는 여자들
고금숙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걸 하며, 나답게 나이 들기



우리는 모두 나이가 듭니다. 점점 늙어가고 죽어가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나이 듦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가는지는 각자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 나이 드는 존재'를 읽으며 나이 듦에 대한 여러 작가님의 솔직한 이야기들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단순히 ‘늙는다’는 것이 아니라, ‘나답게 나이 들어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 방법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책 속에는 각자의 방식으로 나이 들어가는 9명의 멋진 여성분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다들 너무 에너지 넘치고, 멋진 이야기들이 가득해서 어느 하나만 추천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다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도 저렇게 멋진 여성이 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죠.



내가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는 또 다른 과정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나만의 속도로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삶이겠죠?

하지만 그건 많이 어려울 것 같기도 합니다. 하고 싶은 걸 하려면 일단 성공이 우선이 되어야 할 것 같았거든요

책을 읽으며 특히 공감이 갔던 부분은 좋아하는 일을 하며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것들이었습니다.

호기심이 시작이 되었든, 언제나 자연스럽게 하고 있던 것들이었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나이가 들어간다는 게 제일 부러운 것 같아요.

우리는 흔히 젊을 때는 꿈을 꾸고, 나이가 들면 현실을 살아가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하지만 나이 든다는 게 곧 꿈의 포기하는 게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누군가는 나이가 들면서 꽃을 피울 수도 있는 것이고, 꿈을 꾸고 이루는 데 정해진 나이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오히려 나이가 든 그 순간부터 비로소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들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오롯이 나에게 주어진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젊을 때보다 조금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깊어진 생각으로, 삶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될 수도 있죠?

저 역시도 10년 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많은 꿈을 꾸고 있던 사람입니다.

물론 지금도 그때와 비슷한 꿈은 꾸고 있지만, 현실이 조금 더 강하게 느껴져서 차마 무언가를 할 용기가 나지 않더라고요

사실 10년 전에도 저는 자신보다 주변을 더 많이 신경 쓰고, 남들이 인정해 주는 것만 쫓으면서 아득바득 살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런 건 다 부질 없다는 사실을, 그런 것들이 오히려 저를 집어 삼키고 있었다는 것을요

결국 내 삶을 만들어가는 것은 나 자신의 선택이고, 내 자신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알고 모든 걸 다시 시작하기로 한 지도 3년이 되어가네요.





이제는 나이 드는 것이 두렵기보다, 앞으로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나다운 모습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잊고 살았던 꿈도 살며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더 이상 사회가 정해 놓은 틀에 맞추기보다는, 제가 원하는 걸 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 시작했습니다.

‘나이 들면서도 하고 싶은 일을 놓지 않는 것이 곧 나를 지키는 일’이라는 의미 같게도 느껴졌던 작가님들의 이야기들. 한 때 누군가는 저에게 너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건 이기적인 거라고 말하더라고요. 저는 희생을 해야하는 사람이고, 좋아하는 걸 하면 안되는 나이라고 현실을 보라고요.

그것이 당사자는 멋진 조언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지금와서 보니 정말 끔찍하게도 저를 찍어 내리고 무시하는 말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우리에게는 여전히 좋아하는 일을 할 많은 시간이 남아 있고, 꿈꾸고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저는 아직 많이 어렸더라고요.

나이 듦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나만의 길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나이 들어가며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지혜가 아닐까 합니다. 또한, 내 삶의 마지막을 미리 준비하는 유언장에 대한 이야기는 다소 색다르면서도 놀라웠습니다. 우리는 흔히 유언장을 삶의 끝자락에서야 작성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오히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을 더 의미 있게 살아가기 위한 과정 중에 하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을 준비하는 것이 반드시 두려운 일이 아니라, 오히려 삶을 되돌아보고, 나 자신을 되새김질 하며 더욱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 나이 드는 존재'는 단순히 나이 듦만을 이야기하는 책이 아닙니다. 나이 들어가는 과정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책이며,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하는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저는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두려운 것이 아니라, 나에게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는 의미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나이가 들면서 저는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행동들을 해보게 되었더라고요. 이것은 나이가 들면서 얻게 된 미련 때문인지, 용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이것은 제 삶에 충분히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만큼은 사실이라서 앞으로도 그냥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야겠구나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이 듦이란, 이렇게 내 삶을 더 깊이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놓지 않고 살아간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삶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드는 것이 두려운 지금의 수 많은 사람들에게 꼭 추천해보고 싶은 책입니다.

특히 여성분들이 많이 읽으면 좋겠어요 이 시대의 멋진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삶 '우리, 나이 드는 존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리향 - 가족 3부작
김원 지음 / 문장의바다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해학과 위트로 풀어낸 가족의 갈등과 화해

오늘 가지고 온 책은 조금 새로울 수 있는 책인데요 바로 '희곡집'입니다.

일반적인 희곡은 무대 상연을 목적으로한 산문 문학이며, 쉽게 말해서 대본의 형태를 가진 문학 장르입니다.

소설과 다르게 장면 장면 마다의 서술적인 설명이 적고, 등장 인물들의 대사와 지문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되죠. 그래서 책으로 읽을 때는 무대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를 상상하며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이러한 특성 때문에 깊은 몰입감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 희곡을 접하는 사람들은 대사로만 이루어진 책의 내용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무대 상연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레제 드라마(읽는 희곡)'라고 불리는 희곡 작품들도 존재합니다.

괴테의 '파우스트'가 그런 레제 드라마에 속하는 대표 작품이죠.

저 같은 경우에는 대학교 시절 희곡 수업 때문에 다양한 희곡 작품들을 접하긴 했지만, 그 당시에는 재미를 느끼지 못했고, 다소 어려운 느낌이 강해서 그 뒤로는 거의 읽지 않았던 장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희곡집의 재미를 느껴보고자 읽게 되었죠


각각의 작품은 가족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갈등과 이해를 담고 있었습니다.

희곡을 단순히 무대 공연을 위한 글로만 생각한다면, 책으로 읽을 때 거리감이 느껴질 수도 있는데요

하지만 무대 위에서 펼쳐질 각 장면 장면들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읽을 때, 강렬한 감정과 깊은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확실히 극의 지문과 대사를 따라 내용을 상상 하면서 읽으면 각 인물들의 대사 속에 담긴 감정선과 갈등이 생생하게 전달되기도 했고요.

제가 마치 그 속에 함께하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만리향'을 읽으며 현대 사회에서 점점 희미해지고 어긋나는 가족의 형태와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일반적인 가족의 형태는 시대가 지남에 따라서 점차 변하고 있고, 이제는 혈연만으로 이루어진 가족이 아닌, 정서적 유대와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가족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혈연으로 이루어진 가족들이 남보다 못한 경우도 많아졌고요.

작품 속에서 가족은 단순히 혈연에 의해 묶인 관계가 아니라, 함께하는 시간과 감정의 교류 속에서 만들어지는 공동체로 그려집니다. 가족 구성원 간의 갈등과 이해를 통해 가족이라는 개념의 본질을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3부작을 읽으면서 '가족이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보기도 했습니다.

가족이라고 무조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해주기만 할까, 가족이지만 가족만도 못한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굉장히 복잡한 생각이 들었고 지금 제가 부모님에게 받고 있는 사랑이 얼마나 감사한지와

동시에 제가 미쳐 다 하지 못한 역할에 대해서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작품을 읽으면서 대사 하나 하나가 위트 있고 센스가 넘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요.

형식적이고, 딱딱한 대사들이 아니라 우리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단어들, 언어들이 등장인물들의 대사에 녹아 있어서 읽으면서도 더욱 몰입할 수 있었고, 너무 진중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절묘하게 조화가 된 작품이라는 것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모든 장면이 좋았지만 만리향에 등장하는 굿판 장면과 대사는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았는데요.

제가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분야이기도 했지만, 그 대사와 지시문들이 너무나 뇌리에 박힐 정도로 강렬했기 때문입니다.

몸을 찢어 낳은 핏줄 하늘에 뺏겼으니 원통함을 어이할까

두 팔 걷어 키운 새끼 이미 강을 건넜으니 내가 입을 가졌던들 무슨 위로 할까나

두 눈에 피눈물이 가슴엔 피고름이 입에선 원통함이

꽃 피지도 못하고 세상 빛도 보기 전에 이미 강을 건넜으니 원통하다 원통해

작가님은 저런 한 서린 대사는 어떻게 생각해내셨을까? 직접 겪지 못하면 차마 표현하지 못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과 함께 감탄마저 들어서 몇 번이나 6장을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이렇듯 읽다 보면 그 재미를 알게 되는 희곡이지만 정작 찾아 읽는 사람들이 없다는 점은 꽤 아쉬운 부분입니다. 물론 저 역시도 어렵다고 느꼈기 때문에 뭐라 할 수는 없지만요.

사람들은 인기 드라마의 대본집은 흥미롭게 접하지만, 희곡은 보다 어려운 문학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희곡 역시 대본집과 마찬가지로 인물들의 대사와 장면 구성을 통해 이야기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작품이라는 동일점이 있기 때문에 한 번 그 선을 넘으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희곡이 보다 대중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기를 바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희곡 작품들을 읽고 희곡만의 매력을 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처음 희곡집을 접하는 분들도 한 번, 두 번 다시 읽으면서 대사를 곱씹으며, 나 자신이 등장인물이 된 것처럼 그 장면을 해석하고, 상상해보시길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주식회사 타임캡슐
기타가와 야스시 지음, 박현강 옮김 / 허밍북스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과거와 현재의 교차점에서


과거의 나와 마주한다는 내용만 들으면 시간 여행에 대한 건가 싶기도 하지만 이 소설은 시간 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책의 제목에서도 보이듯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매개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게 진짜 타임캡슐은 아니라 조금은 더 단순한 매개체지만요.

사람은 누구나 과거나 미래의 자기 자신과 대화하고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순수한 꿈을 꾸며 미래를 상상하던 그때의 시절이나 막막한 현실의 벽 앞에서 선택을 하기 전 수많은 갈등을 하던 순간이나 누군가에게 전하지 못한 미련의 말이 남아 있을 때라던가 그것도 아니라면 과거의 나에게 이런 선택을 하지 말라는 후회의 순간도 있겠죠.


'주식회사 타임캡슐' 속에선 편지 배달부가 과거의 내가 미래에 나에게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꿈이 담겼던 편지를 전달합니다.

그 편지의 내용엔 미래엔 그래도 지금보단 나아지겠지라는 희망도, 꿈도 그것도 아니라면 어쩔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는 나를 위한 위로가 적혀 있을 수도 있죠.

실제로 저런 회사가 존재하면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게 될까? 란 의심도 생기지만 어쩌면 마음 한편에서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위한 위로를 위해서 많이 이용하진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종종 1년 뒤의 나에게 편지 쓰기 같은 이벤트가 보이긴 하지만 굳이 그걸 적지 않기 시작한 건 아마도 그만큼 동심을 잃은 탓이겠지만,

그래서 저도 저런 회사와 서비스가 생기면 이용하게 될지는 미지수지만, 아직 꿈을 잃지 않은 사람들은 많으니까요.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면 학창 시절의 타임캡슐이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많이 했던 건 아니고 초등학교 시절 한 번쯤 해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타임캡슐이라는 건 직접 경험해 보지 못했던 분들도 어렴풋하게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고 계실 거예요.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자주 등장했기 때문이죠. 약간 옛 시절의 정취가 묻어 있는 느낌이랄까요?

작은 상자나 캔, 유리병 속에 친구들과의 사진과 단순하지만 나에겐 그리도 소중했던 물건들

그리고 유치하게 느껴질 만큼 원대한 꿈들이 적힌 편지까지 정성스럽게 넣고 쌓아 땅속 깊은 곳에 묻어두었다가

몇 년 후 상자를 열었을 때, 그 편지를 쓴 어린 나 자신과 마주하며 웃음도, 후회도, 그리고 뭉클함도 함께 느꼈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빗물 등이 들어가서 망가진 물건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그것조차도 그때는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 속 편지 배달부들이 끝끝내 사람들을 찾아내서 전달하는 편지는,

그저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바로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이어주는 따뜻한 시간이 담긴 그대로 타임캡슐 그 자체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그런 편지를 받은 인물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얻는 감동 때문만은 아닙니다.

물론 과거의 나와 마주하는 그 자체로써 감동이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것 같긴 하지만 이 책은 그것보다 더 많은 걸 담고 있어요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결정을 내리고, 그 선택에 따라 현재가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때때로 우리는 현재의 자신이 과연 과거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지,

혹은 너무 멀리 와버린 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생각하게 됩니다. 삶은 매 순간 선택이고 후회이니까 매번 돌아보고 또 돌아보게 되죠.

이 책은 그런 매 순간의 선택과 후회에 대해서 우리가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나의 자괴감을 덜고 좋은 선택이었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해요.

그래서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 10년 전 자신이 보낸 편지를 받으며 겪는 감정의 변화는 책을 읽는 내내 크게 와닿습니다.

기쁨, 후회, 아쉬움, 그리고 잊고 살았던 나의 꿈에 다시 한번 도전하고 싶은 용기까지 모든 게 닮아 있어서요.

물론 마지막 순간까지 ‘그때 내가 다르게 선택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지만, 그게 단지 후회로 인한 생각은 아닐 수 있도록 해 줍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꿈과 기억’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 주기도 합니다. 우리는 바쁘게 살아가며 과거의 꿈을 잊고, 현실에 치여 현재를 소홀히 하곤합니다.

하지만 가끔은 멈춰 서서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하기도 해요.

흔히들 초심을 잃지 말라고 하죠? 하지만 바쁜 시대를 따라가고 삶을 살다 보면 그 초심이 무엇이었는지 까맣게 잊게 돼 곤 합니다.

'주식회사 타임캡슐'은 바로 그런 순간 초심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건네는 응원의 메시지는 때론 가장 강력한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해 줍니다.

책을 덮고 "만약 10년 전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보낸 편지를 받는다면, 나는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10년 전 어떤 미래를 꿈꾸던 내가 있었겠지. 아마도 나는 그 꿈을 이루지 못했을 확률이 더 높을 거야, 삶은 힘들었고 내 꿈을 이어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으니까,

그래도 나 역시도 10년 전엔 참 많은 꿈을 가진 사람이었던 것 같아. 여전히 지금도 하고 싶은 꿈은 존재하지만 그때랑 같은 꿈인지 기억이 나지 않아.

그때는 아마도 나에 대한 꿈보다는 아이들에 대한 꿈을 더 많이 키웠던 것 같은데, 3년 사이에 나는 많은 것들이 바뀌게 되었거든.

과연 나는 지금 이루고 싶은 꿈이라도 이룰 수 있을까? 지금의 나는 10년 뒤의 나에게 뭐라고 외치고 싶을까?"라는 다소 복잡한 생각이 계속 머리를 떠돌았죠

이 책은 저 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삶은 언제나 변화하고 있지만, 과거의 나와 대화하는 시간은 현재를 더욱 소중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언젠가 10년 후의 나 자신이 보게 될 또 다른 타임캡슐을 기대하며, 오늘 하루도 의미 있게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한 번 더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지금보다 조금이나마 꿈을 이루었길 염원하면서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장난감 괴물
김정용 지음 / 델피노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기억 속에서 사라진 장난감처럼

오늘은 델피노에서 나온 '장난감 괴물'이라는 책을 가지고 왔습니다

이 책은 '붉은 상자'의 저자인 김정용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표지에 보이는 체스는 아마도 이 책의 내용을 보았을 때 누군가의 계획으로 인해 움직이는 운명을 표현한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천재적인 능력을 지닌 소년 이준입니다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이준이는 천재의 삶에 지쳐 회의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천재 소년에서 벗어나서 사람들에게 잊히길 바랐지만 주변 환경은 그런 이준이의 생각을 비웃는 듯 그를 더욱 천재로 몰아가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준은 어머니에게조차 보호받지 못하고 어른들의 이기심과 무관심으로 인해 상처를 받게 되었죠 그 상황은 마치 지옥과도 같았습니다


아마도 작가님은 천재 소년으로 불리는 이준이가 겪는 고통을 통해, 사회가 어떻게 개인을 압박하고,

그로 인해 개인이 어떻게 몰리게 되고,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결국 이준이 자신의 운명을 벗어나기 위해 내린 순간의 선택의 끝에 벌어진 사건은 이준에게 상당히 큰 충격을 주었죠 박용재를 따라가기로 결정했던 이준이의 선택을 누구도 쉽게 비난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쉽게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어린 이준이의 선택은 결국 비극을 낳았지만 이준이 그걸 알고서 선택한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우리는 종종 선택의 결과에 대해 후회하거나, 그 선택이 운명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소설 속 이준을 통해서 그런 선택과 결과에 대해서 후회하는 사람들의 복잡한 감정을 잘 표현하고 있었죠

김정용 작가님은 붉은 상자에서도 그렇지만 장난감 괴물에서도 사람의 감정선의 묘사나 행동의 묘사를 굉장히 세심하게 표현을 해주시는데요 당장에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수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작가님이 희곡작가와 연출가 활동까지 하는 분이라서 영상화에 최적화되는 소설을 쓰시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다시 우연이다.

우연 말고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는 일들이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난다.

작품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여러 가지 상황들이 단순한 우연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고, 그 연결 속에서 우리는 때로는 운명처럼 느껴지는 선택을 하게 되죠

하지만 사실 그런 것이 누군가의 철저한 계획 속에서 진행된 일이라면 어떨까요?

이것은 계획된 우연일까요 아니면 진짜 계획된 운명인 걸까요..


우연과 운명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건 필연과 우연이 삶의 과정에서 운명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라고 하는데요 어떤 것이 필연이고 어떤 것이 우연인지 우리는 쉽게 알지 못합니다 책 속의 등장인물들도 모두 다 그 경계에서 헤매고 있었죠


모든 걸 알고 있던, 모든 걸 기억했던 천재 소년도 차마 알지 못했던

운명을 가장한 우연들, 우연을 가장한 운명들....


이 소설은 단순히 모든 걸 잃고 변해가는 천재 소년의 이야기가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의심하고 우연과 운명 속에서 선택을 하며 살아야 하고

그 선택이 후회로 다가올 수 있음, 그 선택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알려주는 성장통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고, 앞으로의 삶을 살면서도 수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지금 나의 선택이 우연일까? 필연일까? 이 선택이 맞는 걸까?"


영화나 드라마로 나오면 정말 좋을 것 같은 작품입니다


등장인물들도 모두 매력적이고 스토리를 통해서 생각을 할 수 있는 부분도 많고, 반전도 있고,

마지막까지도 눈을 뗄 수 없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아마도 영상화되면 정말 재밌을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랑스 드빌레르의 스무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철학의 위로 - 일상 언어에 숨어 있는 ‘왜’를 찾아 위대한 철학자들과 나누는 내밀한 위로
로랑스 드빌레르 지음, 김태권 그림, 이정은 옮김 / 리코멘드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철학, 삶의 방향을 찾는 나침반

성인이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알아두면 좋을 게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는데요

그중의 하나는 법이고 또 하나는 바로 철학입니다

다양한 상식도 좋지만 철학가들의 사상을 알고 배워가면 스스로를 위로하고 마음을 달래고 성장하는 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죠

저도 예전에는 철학은 정말 재미없는 학문이고 우리 삶에 굳이 필요한 것일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지만

다양한 철학책을 접하고 읽다 보니 힘들 때 사람의 마음에 힘을 줄 수 있고 삶에 큰 도움이 되는 분야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리고 올해를 시작하면서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 철학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바로 로랑스 드빌레르의 스무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철학의 위로라는 책입니다


로랑스 드빌레르는 프랑스의 최고 철학자라고 불리는 인물로 무려 여성 철학자였습니다

철학자라고 하면 보통 남자 철학자들을 많이 떠올리다 보니 저도 로랑스 드빌레르가 남성 철학자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여성 철학자라는 사실에 너무 놀랐어요 거기다가 프랑스 최고 철학자라고 불릴 정도라니... 너무 대단하더라고요

사실 비교적 가까운 시대까지도 여성의 사회 진출이나 지식인으로써의 활동이 많이 힘든 남성 중심의 사회였기 때문에 서양 쪽에서도 여성 지식인들의 비율이 많이 적었던 것 같은데요 (물론 동양보다는 여성 지식인의 비율은 상당하지만요) 이제는 시대가 변해서 다양한 분야에 다양한 여성 지식인들을 만날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너무 행복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다른 철학 책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었어요 철학 책들은 심오한 문장을 사용하면서도 그 내용을 천천히 뜯어보면 한없이 다정한 말로 사람들을 위로하고 있는데 이 책 역시도 단호하고 심오하면서도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겐 한없이 다정한 이야기를 건네고 있었어요

무뚝뚝해 보이는 사람이고, 투박한 말투로 말을 해도 그 진심이 전해지는 사람 같은 느낌이요

그것이 바로 철학 책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고민에 대해서 투명하게 이야기하고, 정확하게 답변을 해주어서 오히려 둥글게 둥글게 이야기해주는 책들보다 명확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도 해요

그리고 어떻게 철학자들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읽은 것처럼 이렇게도 잘 알고 있을까? 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물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다 비슷한 고민과 걱정을 안고 살아갈 거라서 그런 고민을 고르기도 고민에 대한 답을 늘어놓기도 쉽겠지만 그래도 대답 속에 다른 철학자들의 사상을 인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단 누군가 먼저 그 고민에 대해서 심도 있게 생각을 했었다는 게 증명이 되니까 조금 더 믿음이 생기는 것 같고 100퍼센트의 정답이 되지는 않겠지만 누군가에게 90퍼센트의 정답이나 길잡이는 될 수 있겠구나란 생각이 듭니다

소설처럼 길게 이어지는 형식이 아니라 주제 주제 마다의 짧은 이야기가 모아진 책이라서 잠시 잠깐 여유가 필요할 때 읽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단점이라면 역시 철학적 용어나 외국 단어나 그런 게 많이 등장한다는 것인데 설명도 잘 되어 있고 읽는데 이해하기 쉽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들에 대해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

하지만 더욱 중요한 사실은 그것들이 아무 쓸모가 없다는 점,

바로 '무용성'이다.


이 책에서 참 좋았던 말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문단인데요 '어린 왕자'에도 나왔던 그 이야기죠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즉 마음이라는 것이요 그런데 여기선 한 발자국 더 나아갑니다 그것들이 아무 쓸모가 없다는 것이요

우리는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씁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때도 사람들의 시선과 평판을 신경을 쓰기 마련이죠 저 역시도 제가 좋아하는 걸 하다 보면 주위에서 온갖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명예훼손적인 모욕들도 서슴지 않는 무례한 사람들도 많고 단순하게 철이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그들의 말과 행동들보다도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나의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볼 때 '행복'이나 '즐거움'이라는 건 정말 쓸모가 없어 보일 거예요 그것보다는 '돈'이 더 가치 있고 중요하다고 생각하겠죠 하지만 그 '돈'도 결국 목적과 목표가 있어야 얻을 수 있고, 잘 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삶을 살아가는 것 그 모든 것의 기반은 바로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이고 '욕구'라는 것이고 행복도 다르지 않은 것이죠


그래서 이 문장이 너무 좋았고, 너무 와닿았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고 쓸모가 없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역시 나의 '마음'이라는 것을 또 한 번 깨달았죠

누군가의 행위에 있어서 비난을 하기 전에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누군가의 행복과 목적에 뭐라고 할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를요



책의 중간중간 철학자들의 간단한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저는 철학자 중에서는 니체를 가장 좋아해서 니체의 부분을 가지고 와보았어요 짧지만 철학자에 대한 중요한 부분은 잘 적어 놓았기 때문에 책을 잘 따라가면 36명의 철학자들에 대한 기초적인 부분은 알고 넘어갈 수 있을 거예요

철학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 분들이나 철학을 좋아하는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바라며, 삶에 위로와 조언이 필요한 분들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철학과의 시간은 꽤 심오하고 낭만적이라서 경험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철학의 매력에 빠지고 말 거라고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