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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와 구라의 빵 만들기 ㅣ 내 친구는 그림책
나카가와 리에코 지음, 야마와키 유리코 그림 / 한림출판사 / 1994년 12월
평점 :
<구리와 구라의 빵 만들기>는 올들어 가영이가 가장 열광한 책이랍니다. 동네 도서관에서 너덜너덜해진 헌책을 빌려와서 읽어 주었는데, 평소 헌책을 싫어하던 가영이가 앉은 자리에서 몇번씩 읽어달라는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답니다. 그런데 사실 이 책은 제가 작년부터 점찍어놓은 책이었던지라, 가영이의 반응에 전 어깨가 으쓱했죠.
제가 이 책을 주목하게 된 것은 순전히 <어린이와 그림책>의 저자 마쯔이 다다시 때문입니다. 마쯔이 다다시가 <구리와 구라>에는 어린이가 좋아하는 비밀이 담겨 있다며 극찬을 하고 있는 걸 읽었거든요. 그의 글을 읽고 나니 구리와 구라가 읽고 싶어졌고, 서점에 들려 읽고나서는 '아하~! 정말 그렇구나!!'하며 무릎을 치게 되더라구요.
<구리와 구라의 빵 만들기>에는 정말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요소가 가득 담겨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요리 만들기와 먹는 일, 노래와 나들이, 새롭고 신기한 것의 발견, 동물친구들이랍니다. 이런 것들은 대부분의 아이들이 좋아하는 요소인데 한데 모여있으니 그야말로 인기 폭발인 것입니다.
우선 <구리와 구라의 빵 만들기>의 주요 사건은 요리 만들기와 먹는 일입니다. 커다란 카스텔라 빵을 만들어 동물친구들과 나누어 먹는 이야기이니까요. 아이들이 좋아할 만 하죠. 먹을 것에 대한 아이들의 관심과 집중이 대단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좀 크면 직접 만들겠다고 참견도 하고... 가영이가 여자아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가영이는 음식 만들기를 참 좋아한답니다. 같이 밀가루 반죽도 하고, 만두도 만들고, 마늘도 까고... 그래서 <구리와 구라의 빵 만들기>를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두번째는 노래와 나들이. 구리와 구라의 등장은 꼭 노래로 불러줘야 할 것 같은 '우리들 이름은 구리와 구라 / 세상에서 제일 좋은 건/ 요리 만들기와 먹는 일. / 구리 구라, 구리 구라.'라는 구절과 숲 속으로의 나들이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책을 읽어주다 보면 저절로 노래조로 읽게 되는 구절이 몇군데 있습니다. 이게 바로 재미죠. 그리고 숲 속으로 도토리며, 밤, 버섯을 따러가는 나들이... 역시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요소입니다.
세번째는 새롭고 신기한 것의 발견. 바로 커다란 알의 발견입니다. 이 대목에서 가영이는 약간 흥분합니다. 엄청나게 커다란 알을 발견하고 이것을 어떻게 옮길까 고민하는 대목이 재미있는 모양입니다.
네번째는 동물친구들. 이건 더 말씀 안드려도 되겠죠. 가영이는 이건 사자, 이건 악어, 이건 늑댄가? 하며 동물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즐거워한답니다. 전 구리와 구라가 동물친구들과 함께 빵을 나누어 먹는 것이 더 흐뭇하지만요.
이 외에도 구리와 구라에는 아이들이 빠져들만한 매력이 많이 있습니다. 어디선가 아이가 구리와 구라의 일본어판을 처음 보고 구리와 구라를 구별해냈다는 이야기를 본 것 같은데 그건 표지의 글씨색과 구리구라의 옷색깔이 같기 때문이죠(구리-->파란색 글씨/파란옷, 구라-->빨간색 글씨, 빨간옷).
또 다 먹은 알껍질의 재활용도 재미있답니다. 사실 가영이는 구리와 구라가 커다란 알껍질로 무엇을 만들었을까요? 하는 대목에서 가장 열광합니다. 구리와 구라는 무엇을 만들었냐고요? 직접 읽고 확인해보세요. 아이와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