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으로 짐작하시겠지만, 이슬이가 첫 심부름하는 이야기랍니다. 동생을 돌보고 집안일을 하느라 바쁜 엄마가 이제 다섯살이 된 이슬이에게 우유 심부름을 시킵니다. 이슬이는 지금까지 혼자 밖에 나가 본 적이 없습니다. 오백원짜리 동전 두 개를 땀이 나도록 손에 쥐고, 불러도 대답없는 수퍼 주인 아줌마를 동동거리며 기다리고, 다른 손님이 부르는 소리에 나타난 주인 아줌마가 그 손님에게만 물건을 팔고 돌아서려고 하자 자신도 놀랄만큼 큰소리로 아줌마를 불러 우유를 사고, 잔돈도 잊은 채 집으로 달려나가는 이슬이. 어릴적 누구나 경험해 봤음직한 스릴넘치는 첫 심부름을 서정적인 글과 그림으로 그려낸 이 책을 읽으며 정말 좋은 그림책이구나 생각했답니다. 제 감성에 맞는 이 책을 우리 애도 좋아할까 의아했지만, 커다란 수퍼에서 심부름을 다니겠다고 깔깔거리며 우유를 집어오며 이슬이 흉내를 내는 우리 아이를 보면, 우리 아이 역시 이 책을 좋아하는 것이 틀림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