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명 앗아가주오Arrancáme la vida

앙헬레스 마스트레타 장편소설 | 강성식 옮김 | 문학동네

 

 

라틴아메리카의 노벨문학상인

로물로 가예고스상 수상작가, 앙헬레스 마스트레타  

 

멕시코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불꽃같은 삶을 꿈꾸었던 한 여인의 열정적인 목소리  

 

성에 대한 빛나는 유머와

솔직함이 돋보이는 작품 _북매거진

 

 

통속소설같은 이 작품은 한 여인의 결혼과 삶을 그린 작품이다.

멕시코라는 라틴아메리카와 정치적인 색이 조금 들어갔다는 점에서

이사벨 아옌데의 『영혼의 집』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부패와 부조리로 가득한 혁명기 과정을 배경으로

권력 중심의 타락과 비인간적인 폭력성까지 남성중심의 이야기를

카탈리나라는 한 소녀의 시점으로 시작하여 그녀의 삶을 보여준다.

때론 순종적이면서 때론 당찬 여인, 카탈리나.

불꽃같은 삶을 꿈꾸었다는 한 여인의 열정적인 목소리를

한번 들어보시길!

 

 

 

 

_ “<내 생명 앗아가주오>.” 방 안을 돌며 혼자 계속 춤을 추던 내가 곡을 청했다.

“내 생명 앗아가주오, 내 심장을 꺼내버려요.” 카를로스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토냐가 노래를 불렀다.

내 생명 앗아가주오, 고통이 그대에게 상처를 준다 해도.

난 다시 카를로스의 옆에 앉으며 그들과 합세했다. 안드레스가 옳았던 것이 난 그들의 노래를 망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만은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 238쪽

 

 

 

만일 『내 생명 앗아가주오』가 여성주의 소설로 읽힐 수 있다면 그것은 이 소설이 카탈리나의 솔직한 성적 욕망을 드러내보였기 때문이 아니라, ‘바로 그 옷’을 찾으려는 여성적 환상(이 환상 속에서 ‘바로 그 옷’을 입혀주는 남자의 도움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이 환상은 사실 여성적이라기보다 가부장적이다)에서 가면을 벗겨내고 그 아래의 ‘벌거벗은 몸’을 보여주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웨딩드레스에 삼가 조의를. ‘바로 그 옷’을 거절한 여성적 모험의 출발에 축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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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내 생명 앗아가주오』는 화자이자 주인공인 카탈리나가

열다섯 나이에 자신보다 스무 살이나 많은 안드레스 아센시오와 결혼하면서부터

남편이 사망할 때까지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는 이야기이다.

통속소설의 면모를 가졌지만, 사실 그 이면에 지극히 정치적이고 역사적이며

 사회적인 측면을 품고 있는 소설이다. 또한 전통적인 성 규범에 당당히 맞서는 여성의 모습을

 그려내며 멕시코 혁명이라는 혼란기를 여성의 시각으로 서술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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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계破戒

시마자키 도손 장편소설 | 노영희 옮김 | 문학동네

 

 

“이 소설은 후세에 남겨야 할 명작이다.”

_ 나쓰메 소세키

  

현실적이고 사회적인 문학세계를 구축해낸

일본 자연주의 문학의 선구자, 시마자키 도손 대표작

 

 

 

일본 근대작품들은 흥미롭다. 비교적 현실적이고 사실적이어서 그런 듯.

『파계』역시 일본 자연주의 문학의 선구자라 불리는 작가의 작품이어서

내용 속에 나오는 지극히 현실적인 고민들과 글들이

마치 내가 그 시대에 살았다면 내 주변에 꼭 그런 사람이 한 명 정도는

있었을 그런 내용이다. 그래서 더 공감이 간다.

 

백정 출신의 주인공이 계급사회가 사라지고 있음에도

차별받는 상황에 관한 고뇌(!)를 어찌나 잘 표현했는지

읽으면서 내내 마음을 졸였다. 그만 말해버렷! 이라고 혼자 무수히 되뇌었다.

 

개인적으로 세상엔 비밀이란 존재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해주기도 한 책이다.

 

 

 

 

 

_ “설령 어떤 경우를 당하더라도, 어떤 사람을 만나더라도 결코 백정이라고 고백하지 마라. 한때의 분노나 비애로 이 훈계를 잊으면 그때는 사회에서 버려지는 거라 생각해라.” - 16쪽

 

_ 아아, 백정이라는 불행만 없다면, 이 정도로 깊게 사람을 그리워하지도 않으리라. 이 정도로 절실하게 인간 세상의 즐거움을 부러워하며, 많은 청년이 느끼는 것의 두 배 세 배에 달하는 처절함도 몰랐을 것이다. - 181쪽

 

_ 지금은 새처럼 자유롭다. 우시마쓰는 12월의 차가운 공기를 마시면서, 겨우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되살아난 듯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바다에서의 긴 여행을 마치고 육지로 올라온 뱃사람은 땅에 입을 맞출 정도로 그리움을 느낀다고 한다. 우시마쓰의 마음이 꼭 그랬다. 아니, 그보다도 훨씬 기뻤고, 한층 슬펐다. 밟을 때까지 사박사박 소리가 나는 눈 위가 분명히 자신의 세계처럼 느껴졌다. - 359쪽

 

 

 

 

그런데 읽어보니 신분 문제를 다뤘다. 백정 집안 출신의 한 남자가 사범학교를 마치고 교사가 되었는데 천한 계급 출신이라는 것을 들킬까봐 전전긍긍한다는 내용이다. 상당 부분 지리멸렬하다. 그럴 수밖에. 석회처럼 굳어진 봉건시대의 위계를 단번에 뛰어넘는 사람은 없으니까. 정신의 DNA에 박혀 있는 유전인자 같은 것이니까. 그래서 끙끙 앓는 심정이 매번 위태롭고 절절하다. 지리멸렬도 이 정도면 호소력 있다. 풍경과 심리묘사의 연결도 뛰어나다. 그만큼 주인공 우시마쓰의 불안이 깊다는 소리이면서 전근대의 유물이 얼마나 끈질긴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_한창훈(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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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파계』는 시마자키 도손의 첫 장편소설이자 대표작이다.

일생의 계율을 깨뜨리려는 청년 교사의 고뇌를 그린 소설로

천민 차별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출간 당시 일본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나쓰메 소세키로부터 “후세에 남겨야 할 명작”이라는 극찬을 받았으며,

현실을 직시하는 적나라한 묘사와 건조하고 기교 없는 문체로

일본 자연주의 문학의 막을 연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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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롤 가비에로의 모험

La Nieve del Almirante·Llona llega con la lluvia·Un bel morir

알바로 무티스 소설 | 송병선 옮김 | 문학동네

 

 

 

마술적 사실주의를 현대 인간의 문제와 연결시킨

콜롬비아 최고의 시인이자 소설가 알바로 무티스의 대표작!  

 

“무티스는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하나다.”

_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가망 없는 목표와 불가능한 꿈을 향한 무한한 도전,

현대판 『돈키호테』, 마크롤 가비에로의 모험이야기! 

 

 

 

알바로 무티스, 작가도 처음 알았지만

콜롬비아 소설도 많이 읽어보질 않아서 좀 낯설었다.

하지만 세계의 소설은 모두 공통점이 있고, 그렇다면

그 낯설음도 금방 극복해내리라 생각했다.

 

젊은 시절, 누구나 모험을 즐기고 꿈을 향해 끊임없는 도전을 한다.

그런다고 해서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면 그건 또 원하는 삶이 아닐 것이다.

현대판 돈키호테라 할 수 있는 마크롤 가비에로의 끝없는 도전과 모험은

그래서 어쩌면 누구나 겪는 꿈 같은 일일 수도 있겠다.

 

전반적으로 모험소설이라 낯선 환경들이 이국적이긴 한데 무겁고 어둡고

때론 신비로우면서도 우울하다. 암튼, 독특한 콜롬비아 소설!

 

 

  

 

_ 나는 갑자기 또 다른 삶이 내 옆으로 거침없이 지나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또 다른 삶이 바로 내 옆에 있었는데, 나는 그것을 알지 못했다. 그것은 그곳에 있고, 계속 거기에 있다. 그 삶은 내가 그 길모퉁이를 거부했거나 또 다른 가능한 출구를 잊어버렸던 모든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 31쪽 (「제독의 눈」)

 

_ 물론 삶이란 그 어떤 꿈보다도 더욱 복잡하고 예측할 수 없는 놀라운 선물을 항상 간직하고 있으며, 그 선물을 받을 수 있는 비결은 공중에 누각을 세워 막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오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 244쪽 (「비와 함께 오는 일로나」)

 

_ 모든 기다림, 협상이나 절차, 여행, 혹은 공백의 나날들, 잘못된 여행 일정과 같은 미련한 행동 속에서 사용했던 이름 없는 시간의 무의미한 행위. 죽음을 향해 살며시 나아가는 상처 입은 어둠 속에서,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용하지 않고 남은 것들을 지금 요구하는 그런 모든 삶. - 496쪽 (「아름다운 죽음」)

 

 

 

 

알바로 무티스의 소설이 꼭 그런 맛을 낸다. 뭔가 복잡한 맛이고, 뭔가 교묘한 맛이고, 뭔가 모순되어 사람을 어리둥절하게 하는 맛이다. 여기다 이것을 섞어놓으면 대체 어쩌자는 거지? 하고 묻게 되는 맛이다. 그런데 온갖 것들이 섞여버린 이 소설은 놀랍게도 맛있다. 알바로 무티스의 소설 속에선 어떤 인물도 단순하게 등장하지 않는다. 그의 소설 속에선 바텐더도, 하숙집의 맹인 주인아줌마도, 선장도, 기관사도, 창녀도 모두들 저마다 밀림처럼 복잡한 사연이 있다. 알바로 무티스는 그들의 꼬리를 쳐내고 내장을 발라내서 먹기 좋게 만들지 않는다. 위선을 잘라내서 더 사랑스럽게 만들지도 않고, 교묘함을 잘라내서 더 친절하게 만들지도 않는다. 그래서 알바로 무티스의 소설 속 인물들은 사랑스러우면서 비열하고, 친절하면서도 교묘하며, 달콤하면서도 역겹다. _김언수(소설가)

(미리보기 알림 페이지로 바로가기▶ http://cafe.naver.com/mhdn/47336  

 

마크롤 가비에로의 모험』은 작가가 자신의 세계관과 열정을 그대로 투사해

스스로 ‘분신’이라 일컫는 ‘마크롤 가비에로’를 주인공으로 하는

 일곱 편의 작품 가운데, 「제독의 눈」 「비와 함께 오는 일로나」 「아름다운 죽음」을 묶었다.

알바로 무티스 작품의 중심 주제는 대개 가난, 절망, 파멸, 죽음, 향수, 여행, 우정, 사랑,

그리고 불가능한 것을 성취하기 위한 투쟁 등이다.

이런 주제들은 주인공 마크롤의 모험을 통해 적절히 표현되는데,

여기에 우연과 운명이 곳곳에 위치하면서 문학적 역할을 수행한다.

현대 라틴아메리카 문학계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무티스는

이 작품으로 1989년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2001년 세르반테스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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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Der Prozess

프란츠 카프카 장편소설 | 권혁준 옮김 | 문학동네

 

 

 

20세기가 물려준 위대한 ‘문학’유산!  

 

현대문학의 방향성을 새로이 제시하고 정립한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 프란츠 카프카의 대표작  

 

이 얼마나 진기하고 흥분되며

독창적이면서 또 즐거움을 주는 책인가! _헤르만 헤세

 

 

 

『소송』을 읽으면서 처음엔 미치는 줄 알았다(-.-).

도대체, 왜? 무슨 일로? 그들이 갑자기 찾아와서 그러는지

명확하게 말을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딴엔 뭐라 말을 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세상엔 말도 안 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고

그런 점을 이해한다면 K와 같은 상황을 겪는 사람도 한둘이 아닐 터

그게 한쪽 머리에선 이해가 가면서도, 어느 날, 내가, 만약? 이라는 문제에 접했을 때

나는 과연 어떻게 행동할까, 다른 한쪽 머리에선 의문부호만 남겼다.

카프카는 '비현실적인 세상에서 가장 적나라한 현실'을

이 책 『소송』에서 보여주었다고 한다. 읽는 내내 이 문장이

아니었으면 그만 읽었을지도 모른다. 이런 부조리한 세상에서 불안과 외로움을 느끼며

살아가야 하는 일은 너무 힘들고 아프다.

이 책이 왜 20세기가 물려준 '문학' 유산이라고 하는지 알겠다.

 

 

 

 

 

_ 이 거대한 조직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무고한 사람들을 체포하고, 그들을 상대로 무의미하며 제 경우에서처럼 대개 아무 성과도 없는 소송을 벌이는 것입니다. 이 모든 일이 이렇게 무의미한데, 어찌 관리들이 완전히 부패하는 것을 피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최고재판관이라 한들 혼자서는 어떻게 해볼 수가 없는 일입니다. - 65쪽

 

_ 누굴까? 친구일까? 좋은 사람일까? 관련된 사람일까? 도와주려는 사람일까? 한 사람일까? 아니면 전체일까? 아직 도움이 가능한 것일까? 생각해내지 못한 반대 변론이라도 있는 걸까? 틀림없이 그런 것이 있을 것이다. 아무리 확고부동한 논리라 하더라도 살려고 하는 사람을 당하지는 못하는 법이다. - 287쪽

 

 

 

 

 

나는 어쩐지 『소송』에 대해 이야기하려 애썼지만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못한 기분이 든다. 생전에 카프카는 책을 사랑했다고 한다. 그는 행복해지기 위해 책을 읽었던 것은 아닌 듯하다.  카프카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책이 “우리를 몹시 고통스럽게 해주는 불행처럼, 우리 자신보다 더 사랑했던 사람의 죽음처럼, 우리가 모든 사람을 떠나 인적 없는 숲속으로 추방당한 것처럼, 자살처럼, 우리에게 다가오는 책”이라고 했다. 그는 “한 권의 책은 우리들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이어야만 한다”고. 바로 그러한 책이 『소송』이다. 소설을 쓰는 사람으로서, 책을 사랑하고 싶은 독자로서, 나약하고 모순적인 한 인간으로서 『소송』을 이제라도 읽을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_김숨(소설가)

(미리보기 알림 페이지로 바로가기▶ http://cafe.naver.com/mhdn/47262 

 

소송』은 20세기 최고의 문제 작가 카프카의 대표작이다.

은행의 부장으로 있는 요제프 K는 서른번째 생일날 아침

하숙집에서 두 명의 감시인에게 갑자기 체포된다.

그 후 그는 자신도 알지 못하고,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어떤 죄로 인해

소송에 휘말려 지내다가 결국 서른한번째 생일날 밤에 처형당한다.

끊임없는 구속과 억압, 관료주의가 지휘하는 부조리한 현대사회에서

개인이 겪는 무력감을 담아낸 소설 소송』은

20세기 가장 중요한 소설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으며,

카프카를 위대한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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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잡이

Левша·Тупейный художник·Запечатлений ангел

니콜라이 레스코프 소설 | 이상훈 옮김 | 문학동네

 

 

가장 러시아적인 작가이자 천재적인 이야기꾼,

레스코프 걸작선 

 

레스코프 특유의 풍자와 유머가 가득한 작품 「왼손잡이」

비인간적인 농노제 사회의 비극 「분장예술가」

러시아적 영혼의 한 단면 「봉인된 천사」 

 

니콜라이 레스코프, 그야말로 진정한 작가!

_ 레프 톨스토이

 

그동안 러시아 소설은 읽어내기 힘들 거라고만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그 선입견을 깬 작품이 바로

레스코프의 이 책, 『왼손잡이』였다.

'언어의 연금술사', '천재적인 이야기꾼'에 걸맞는

그의 작품을 읽는 동안 웃음과 가슴 절절한 아픔이 동시에 느껴졌더랬다.

러시아인이 제일 좋아한다는 레스코프,

러시아의 길고 긴(!) 장편소설에 질린다면

감히 이 책을 추천해본다.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_이것이 그들의 서사시, 그것도 매우 ‘인간적인 영혼’을 지닌 서사시인 까닭이다. _ 79쪽 (「왼손잡이」)

 

_ 나는 평생 이보다 더 무섭고 가슴을 찢는 추도식은 본 적이 없다. _ 137쪽 (「분장예술가」)

 

_ 천사란 그런 존재이지! 천사는 인간의 영혼 속에 살고 있지만, 인간의 헛된 생각으로 인해 봉인되어 있지. 그리고 그 봉인을 파괴할 수 있는 것은 사랑이라네. _ 233쪽 (「봉인된 천사」)

 

 

 

<러시아 만화가 그룹 쿠크리닉시가 그린 『왼손잡이』의 삽화(1974)>

 

 

레스코프의 말대로 우리는 이미 전설이 사라진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말보다 문장이 우선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우리가 말을 할 때 짓는 주름과 눈빛, 손짓과 잔기침은 모두 문장과 문장 사이로, 강철 같은 인과관계 틈 사이로 녹아들고 말았다. 설령 새로운 전설이 우리 귀와 귀 사이로 흘러 들어온다고 해도, 우리는 그것을 다시 140자로, 리트윗으로 처리하고 말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아직까지 이런 이야기에 매혹되고 마음을 내주는 까닭은, 우리 모두의 왼손에 적힌 한 글자 때문인지도 모르겠다(그 글자가 궁금하면 지금 당장 당신의 왼쪽 손바닥을 가로로 펼치고 거기에 적힌 손금을 읽어보라. 거기 분명 한 글자가 적혀 있다). 그 글자가 우리에겐 유일한 희망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들 개인 개인이 전설을 만들 수 있는, 누군가에게 그 전설을 들려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_이기호(소설가)

 

(미리보기 알림 페이지로 바로가기▶ http://cafe.naver.com/mhdn/47192  )

 

 

러시아에서는 주로 ‘언어의 연금술사’,

서구에서는 ‘천재적인 이야기꾼’으로 알려져 있는 니콜라이 레스코프,

그의 작품『왼손잡이』에는

러시아인이 제일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이자 러시아적 정서의 원형을 보여주는 「왼손잡이」,

농노제도의 부조리와 농노들의 한(恨)을 비극적으로 형상화한 「분장예술가」,

러시아의 종교와 예술에 대한 작가의 풍부한 지식과 애정이 문학으로 승화된 「봉인된 천사」

 수록되어 있다, 이 중 「분장예술가」와 「봉인된 천사」는 국내 초역되는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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