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계破戒

시마자키 도손 장편소설 | 노영희 옮김 | 문학동네

 

 

“이 소설은 후세에 남겨야 할 명작이다.”

_ 나쓰메 소세키

  

현실적이고 사회적인 문학세계를 구축해낸

일본 자연주의 문학의 선구자, 시마자키 도손 대표작

 

 

 

일본 근대작품들은 흥미롭다. 비교적 현실적이고 사실적이어서 그런 듯.

『파계』역시 일본 자연주의 문학의 선구자라 불리는 작가의 작품이어서

내용 속에 나오는 지극히 현실적인 고민들과 글들이

마치 내가 그 시대에 살았다면 내 주변에 꼭 그런 사람이 한 명 정도는

있었을 그런 내용이다. 그래서 더 공감이 간다.

 

백정 출신의 주인공이 계급사회가 사라지고 있음에도

차별받는 상황에 관한 고뇌(!)를 어찌나 잘 표현했는지

읽으면서 내내 마음을 졸였다. 그만 말해버렷! 이라고 혼자 무수히 되뇌었다.

 

개인적으로 세상엔 비밀이란 존재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해주기도 한 책이다.

 

 

 

 

 

_ “설령 어떤 경우를 당하더라도, 어떤 사람을 만나더라도 결코 백정이라고 고백하지 마라. 한때의 분노나 비애로 이 훈계를 잊으면 그때는 사회에서 버려지는 거라 생각해라.” - 16쪽

 

_ 아아, 백정이라는 불행만 없다면, 이 정도로 깊게 사람을 그리워하지도 않으리라. 이 정도로 절실하게 인간 세상의 즐거움을 부러워하며, 많은 청년이 느끼는 것의 두 배 세 배에 달하는 처절함도 몰랐을 것이다. - 181쪽

 

_ 지금은 새처럼 자유롭다. 우시마쓰는 12월의 차가운 공기를 마시면서, 겨우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되살아난 듯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바다에서의 긴 여행을 마치고 육지로 올라온 뱃사람은 땅에 입을 맞출 정도로 그리움을 느낀다고 한다. 우시마쓰의 마음이 꼭 그랬다. 아니, 그보다도 훨씬 기뻤고, 한층 슬펐다. 밟을 때까지 사박사박 소리가 나는 눈 위가 분명히 자신의 세계처럼 느껴졌다. - 359쪽

 

 

 

 

그런데 읽어보니 신분 문제를 다뤘다. 백정 집안 출신의 한 남자가 사범학교를 마치고 교사가 되었는데 천한 계급 출신이라는 것을 들킬까봐 전전긍긍한다는 내용이다. 상당 부분 지리멸렬하다. 그럴 수밖에. 석회처럼 굳어진 봉건시대의 위계를 단번에 뛰어넘는 사람은 없으니까. 정신의 DNA에 박혀 있는 유전인자 같은 것이니까. 그래서 끙끙 앓는 심정이 매번 위태롭고 절절하다. 지리멸렬도 이 정도면 호소력 있다. 풍경과 심리묘사의 연결도 뛰어나다. 그만큼 주인공 우시마쓰의 불안이 깊다는 소리이면서 전근대의 유물이 얼마나 끈질긴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_한창훈(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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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파계』는 시마자키 도손의 첫 장편소설이자 대표작이다.

일생의 계율을 깨뜨리려는 청년 교사의 고뇌를 그린 소설로

천민 차별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출간 당시 일본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나쓰메 소세키로부터 “후세에 남겨야 할 명작”이라는 극찬을 받았으며,

현실을 직시하는 적나라한 묘사와 건조하고 기교 없는 문체로

일본 자연주의 문학의 막을 연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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