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당신의 머릿속에는 부모가 산다 - 세상의 모든 자식을 위한 홀로서기 심리학
하시가이 고지 지음, 황초롱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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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다' 라는 동사를

명사화하면 '섬' 이 된다

뭍에서 멀리 떨어져

마냥 뭍을 그리는 섬

사람은

혼자서는 그때부터

섬이 되는 것이다

-문무학, 섬

현실이 지치고 괴로울 때마다 자주 생각하게 되는 시이다. 혼자서는 그때부터 섬이 되는 우리는 각자의 섬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몸뚱아리는 섬인데 마냥 뭍을 그리는 섬은 정신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자아를 의미하는것같다. 이 책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완전히 심리적으로 성장하는 법, 스스로 바로서는 법"이다. 혼자서 오롯이 하나의 섬으로 설 수 있는 법. 처음 제목을 봤을 땐 머릿속의 부모란 무엇일까, 어렸을 때의 트라우마 치료와 관련한 내용일까싶었다. 얇은 두께에 금방 술술 읽혀 출퇴근 시 지하철에서 틈틈히 읽기 좋았다.

30년 동안 뇌과학 등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도와주던 저자는 어느 날 그가 상담하던 사람들이 모두 '부모'라는 존재와 관련하여 고통받고 있음을 깨달았다. 부모와 심한 갈등을 겪었던 겪지 않았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모두 어린 시절 부모의 한 마디에 상처받은 기억을 온전히 안고 살아간다. 내 머릿속에 내가 만들어낸 그 부모가 현재의 나를 이리저리 조종하는 것이다. 이런 비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고칠 수 있는 구체적인 심리훈련법이 담겨있다.

우리는 흔히 '다 잘될거야'라는 마음으로 애써 현실의 어려움을 이겨내려 애쓴다. 그러나 우리 뇌는 이러한 메세지를 반대로 받아들인다. '다 잘될거야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는 계속 힘든 나날이 이어져야겠구나!'라고 말이다. 뇌는 매일 방대한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에 쓸데없는 일에 에너지를 소비하려 하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소망에는 반응하지 않는 것이다. 진심으로 이것이 현실화되길 바래야지 뇌는 비로소 움직인다. 책에서는 메타무의식이라고 표현하는데 즉 생각하는 방식에 따라 뇌도 변화하는것이다. 여러 사례를 통해 각 사례자가 머릿속의 부모에게서 벗어나 온전한 나로 변화하는 과정들을 보면서 내 안의 부모는 나를 어떻게 방해했는가 생각해보게되었다. 머릿속의 부모가 나에게 전달하는 메세지에 온전히 잠식당하기보다 인생이 나에게 원하는 것, 나를 이렇게 만든것에 대해 반추해보며 진짜로 내가 나에게 원하는 게 무엇인지 살펴보는 과정은 그 자체로 스스로를 사랑하는 일이었다.

혼자 제대로 설 수 있는 하나의 섬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한번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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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엑셀을 가르쳐주지 않아요 메가스터디 X 탈잉 러닝 시리즈 1
쏘피(박성희) 지음 / 메가스터디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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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나는 이 책을 만난 뒤로 다른 엑셀 서적은 다 버렸다.' 라고 할 수 있다.

엑셀은 직장인들의 소울메이트와 같다고 볼 수 있다. 회사에서 문서를 작성하다가 수식이 잘못되거나 다 맞게 작성했는데 계속 오류가 뜨면 당황스럽기 그지 없다. 신입 때야 여기저기 물어봐도 괜찮지만, 이제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인 상태에서 누군가에게 묻기란 상당히 민망할 때가 있다. 




목차만 봐도 일반 시험대비용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닌 실전용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if함수부터 브이 룩업,피벗 테이블까지! 데이터를 다루는 직군이라면 누구나 필수적으로 울며불며 배웠을 그것!!! 설명도 굉장히 친절하고 상세하게 되어있어서 이해가 쉽다.



if함수를 못해서 슬픈 나...




예시 그림과 함께 어떤 항목을 어떻게 적용 해야 하는지 상세하게 나와있다. 브이 룩업도 겨우 아는 나에게 x룩업, ifs함수 설명은 신세계였다. 구글스프레드 시트 생성법부터 엑셀 문서 인쇄법까지 자잘한 실무 전용 엑셀의 모든 것이 담긴 책이다. 엑셀로 고통받는 직장인, 신입들에게 꼭 추천하고픈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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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반야심경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시리즈
야마나 테츠시 지음, 최성현 옮김 / 불광출판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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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도서전 불광출판사 부스에서 홀린듯이 구매한 책. 아주 얇은 굵기지만 '반야심경은 이런 책이다'라고 핵심만 쏙쏙 뽑아 잘 풀어낸 책이다. 반야심경은 한 마디로 끝나지 않지만, 끝없이 한 마디에 가까운 경전이다. 우리집은 불교와 거리가 먼 집이라 불교의 불자도 모르는 내가 부처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 책이다. 이런류의 종교적 서적을 읽다보면 늘 드는 생각이 있다. 예수도 마호메트도 붓다도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제자들이 스승의 가르침이 신기루처럼 사라지는게 아쉬워 하나 둘 기록한 것들이 모인것이 경전이 아니던가?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던 진리가 오히려 우리를 옥죄는 현재, 진짜 그들은 그들의 가르침이 문자로 남길 바랬던 것일까? 제자들은 과연 올바르게 스승의 가르침을 해석했나?

아무튼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보자면 부처는 '행복'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의 가르침은 '어떻게 하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라고 집약할 수 있다. 부처는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 즉 고집멸도, 사성제를 통해 괴로움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1. '이것은 괴로움이다'라고 알아차리는 단계

  2. 이렇게 괴로움이 일어난다라고 알아차리는 단계

  3. 괴로움이 없는 상태가 어떤 것인지 알고 나도 거기에 이를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 단계

  4. 괴로움을 없애기 위한 훈련법을 실천하는 것이 행복에 이르는 길임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단계

이렇게 적고나니 굉장히 간단해보인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며 늘 나는 화라는 감정, 괴로운 감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화라는 감정은 방향이 바뀐 '욕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략)

화는 자신에게 불쾌한 것을 배제하고자 하는

충동에 지배당해 스스로를

멈출 수 없는 상태를 말하기 때문입니다.

p.64

'화'라는 감정조차 이 감정을 없애고자하는 나의 욕망임을 알아차리는 단계, 이 시작이 나포함 모두에게 어려운 것같다. 나 또한 화를 낸다는 것은 상대방이 나를 화나게 했으니 자동적으로 표출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여기서 부처는 과연 우리는 자유롭게 살고 있는가 의문을 던진다. 불쾌한 감정도, 기쁜감정도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도 이 행위를 멈출 수 없다면 조금도 자유로운 행위라고 할 수 없다고 한다. 즉 이 순간 이 감정을 느끼는 나는 무언가에 조작당하는 속박의 상태라는 것이다.

반야심경은 세 가지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 괴로움, 공(空), 반야(지혜)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불교의 주제는 '괴로움으로부터의 탈출'이다. 이렇게 놓고 보니 에피쿠로스 학파가 추구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괴로움도 공도 알겠는데 반야는 무슨 지혜를 의미하는가? 반야의 지혜란 바로 자기 자신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예를들어 미친듯이 화를 낼 때 우리의 감정에 대한 자각이 없다. 순간적으로 화를 내고, 기뻐하는 것 이것은 흔히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라 한다. 우리는 이 감정과 하나가 되어 있기에 '나는 00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없다는 것이다. 안다는 것은 곧 그 대상과 하나가 돼 있을 때는 불가능하다. 우리는 이 감정과 거리를 둘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놓고 보니 심리학에서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과정과 같기도 하다.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중략)

그것은 모두 정보라는 점에서 차이가 없습니다.

정보로서 현실성을 가지는 것은

우리가 실제로 그것에 반응하느냐

아니냐에 달려있습니다.

p.96

결국 내가 느끼는 감정(모멸감, 수치심, 분노, 기쁨 등)은 하나의 '정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로 내가 이것에 반응하면 그것은 부정이든 어떠한 에너지로 실체를 갖는 것이고, 내가 반응하지 않으면 그저 외부에서 들어오는 하나의 정보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 생각하면 회사에서 부당한 일을 당했거나 어떤 사람때문에 미친듯이 화가나도 다시 한번 생각하고 마음을 가다듬는데 연습이 될 것같다. 정보를 현실로 만드는 것은 우리의 반응인데, 즉 나 자신이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감정을 만드는 것은 바깥 세계 정보에 반응하는 내 자아, 정신과 몸의 복합체라는 것을 알아채는 것이 반야의 지혜이다. 이렇게 바라보면 나에게 악다구니를 쓰는 사람도, 모함하는 이들에게 상처를 입는 것은 '그가 나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것에 반응하지 않으면, 그저 나를 스쳐지나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스스로 자신을 통제할 수 없을 때 우리는

괴로움을 느낍니다.(중략)

뭔가에 강하게 욕망을 느낄 때도,

기뻐할 때도 우리는 스스로를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이런 모든 상황을 붓다는

'괴로움'이라고 말합니다.

p.116

흔히 기쁘다는 것은 긍정의 에너지인데 이 또한 내가 통제하지 못하고 절제하지 못한다면 하나의 괴로움이 된다는 사실은 책을 읽다가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 부분이다. '내 의지로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한 걸음 나와 떨어져 객관적으로 내 감정을 살펴볼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행복해지기 위한 연습은 어떻게 해야할까? 여러 훈련법이 있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8정도(正道)라고 부르는 4제8정도이다.

정견 바르게보기

정사 바른 생각

정어 바른말

정업 바른행동

정명 바른생활

정정진 바른노력

정념 바른 알아차림

정정 바른마음의 통일

간단해 보이지만 매우 어려운 실천법이다. 또는 이런 생각도 든다. '바르다'는 것의 기준은 무엇인가? 사회에서 정한 통념에 따른것일까? 시대별로 달라지는 정의에는 어떻게 반응해야하는 것일까? 여러모로 삼국시대때 왕과 귀족들이 자신들의 기반을 닦는데 불교를 교묘하게 이용하기 쉬웠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훈련은 '지금,여기'에 사는 훈련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지금,여기'에 없는 것에까지

조건 지어져 버리는 존재입니다.

우리는 바꿀 수 없는 과거의 일로 평생 남을

원망하거나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일을 걱정하면서

괴로움에 빠져삽니다.

거기에서 벗어나려면 철저히

'지금,여기'를 알아차리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p.127

'현재에 집중하자'는 엄마가 나에게 준 가르침이기도 하다. 늘 오지도 않은 미래와 지레짐작하여 스스로를 구렁텅이로 밀어넣던 나에게 당장 너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라고 엄마는 말했다. '지금,여기'에 집중하는 삶. 엄마가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 중 하나가 아닐까

누군가의 말에 화가 날 때는 화의 '인'을 내가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내 안의 인이

누군가의 말이라는 '연'에 따라

마치 꽃이 피듯이 현실화하는 겁니다.

만약 내 안에 '인'이

조금도 없다면 같은 말을 들어도

화가 일어날 리 없습니다.

p.130

이 책이 나온지 30년도 더 됐다고 하던데 아직까지 사랑받는 이유를 읽으면서 깨닫게 된다. 무심하게 하지만 친절하게 반야심경이란 무엇이며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연습해야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괜시리 위로받는 느낌도 든다. 결국 아무것도 아닐(空) 것 때문에 괴로워하지 말라는 것아닌가! 한 걸음 내 감정에서 떨어져서 일희일비하지 않는 연습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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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미술관 - 이유리의 그림 속 권력 이야기
이유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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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미술관의 부제는 그림 속 권력 이야기이다. '권력' 이라함은 부자, 남성, 백인으로 대표적으로 그룹 지어볼 수 있는 현 시대의 주류인 사람들이 갖는 것이다. 저자는 권력에 따라 같은 그림도 다르게 해석되는, 결코 평등하지 못할 해석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존에 출간되는 여러 그림과 관련한 인문학 도서와 달리 이 책에서는 그림과 관련한 작가의 기존의 통념과 다르게 생각하는 인간사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이 돋보인다.



자궁혐오, 성녀vs창녀, 공간의 제약 등 뿌리깊은 여성차별의 역사는 그림을 통해서 단적으로 볼 수 있다. 


존 에버렛 밀레이의 눈먼 소녀라는 그림에서부터 미국의 어글리법, 장애인 차별 그 중에서도 여성 장애인은 사회적으로 어떤 이미지로 그려지고 있었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헬렌켈러는 예쁘니까 괜찮아', 장애와 순결함의 조합은 대중에게 환영받을 수 있었다. 혹자는 21세기인데 이제는 이런 야만적인 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얼마 전 있었던 지하철 장애인 시위를 바라보는 여러 사람의 시선을 통해 주눅 들고 불쌍한 존재, 동정 받는 존재여야만 하는  장애인들이 자신의 소리를 내고 행동하자 '니가 감히?' 라는 반응을 보이던 사람들...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어글리 법이 없다고 할 수 없는가 다시 고민하게 된다. 



얀 스테인의 의사의 왕진, 헨드릭 혼디위스의 몰렌베이크의 무도병 여자들 그림을 통해 여성의 몸에 대한 혐오의 역사는 그 형태는 달리하지만, 아주 오래전 옛 사람들이 가졌던 그릇된 인식은 현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여성의 안에는 이성을 잃게 만드는 증기가 가득 차있어 차가운 강물에 처넣어야 병을 고칠 수 있다던 어처구니 없던 처방부터 현재 '저 사람은 생리때문에 예민해'같은 호르몬에 장악되어 컨트롤을 못하는 여성이라는  그릇된 관념으로 그동안 여성들은 사회가 규정한 박스안에 스스로 갇혀야만 했다. 여성의 몸은 안과 바깥 모두 통제당하고 오해받아야 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은 1920년 주세죽이 잡지 신여성에 기고한 글을 보면 알 수 있다.



나는 단발을 주장하는 것이 하등 새 사상이나 주의를


표방함이 아니오. 또한 일시 신유행에 감염되어


기분으로나 양풍, 중독으로서 주장함이 아니외다.


실생활에 임하여 편리하고 또한 위생에


적합한 여러가지 이점을 발견한 까닭입니다.


남자들이 양복을 입은 것은 편리한 점이 있기 때문이외다.


여자의 단발도 역시 그렇습니다. 나는 이러한 의미에서


단발을 주장합니다. 또 단발로써 많은 편리를


얻는다는 것을 더욱 말하여 둡니다.



p.128


백년 전 모던걸들은 남성들이 원하는 모습이 되지 않는다하여, 단발을 했다는 것으로 마녀사냥을 당해야 했다. 백년 전 그녀들이 단발을 주장하는 이유가 편하기 때문에 숏컷을 했다는 그녀들의 이유와 같다는 것을 보면 여성의 시간은 백년 전 그 자리에 멈춘것일까하여 서글퍼진다.  숏컷을 했다는 이유로 조리돌림을 당하는 현 시대의 모습이 백년 전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에 통탄할 따름이다.



하워드 밀러의  우리는 할 수있다! 그림은 여러 매체에서도 나왔었고, 디자인으로도 많이 활용되어 누구나 알아볼 수 있다. 세계2차대전 당시 남성들의 빈 자리를 대신하여 여성들이 사회진출을 하게 되었고, 그때 이것을 독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포스터, 전쟁이 끝나자 여성들은 '너희들은 임시노동자였으니 이제 가정으로 돌아가라'는 가부장제 사회의 메세지를 받고 내쳐지게 된다. 이에 대한 더 깊은 이야기는 '왜 여성은 사회주의 사회에서 더 나은 섹스를 하는가'라는 책도 함께 읽어보면 좋다.

https://blog.naver.com/peach0605/222558870284



에두아르 마네의 버찌를 든 소년 그림에 대한 뒷이야기가 특히 충격적이었다. 마네에게 심하게 혼난 소년은 자책을 하다가 자살했다는 이야기, 그러나 가난했던 가족은 아이가 목을 맨 밧줄을 팔아서 돈을 벌 궁리만 했다는 이야기는 그동안 어린이라는 존재는 인간의 역사속에서 얼마나 무시받았는가 다시금 깨닫게 된다. 어린이는 '어린이답게'를 강요당한다. 부족한 인간이라며 나중에 크면 알게된다. 너는 가만히 있어라 라는 요구를 받다가 특수한 상황에서는 어른다움을 강요받는다. 어린 나이에 데뷔했던 보아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없다는 표현을 썼다는 것으로 어린이답지 않다며 질타를 받았던 것만 봐도 어린이는 독자적 정체성을 부정당한다.  아동혐오는 유독 요즘 시대에 더 심해지는 것같다. 특히 노키즈존. 지금은 노키즈존이지만 이것은 앞으로 세분화되어 차별의 세분화를 불러올 것이다. 우리도 어린이였다. 어른의 기분권때문에 아이들이 제한당하지 않는 세상이길 소망한다.


이 외에도 뒤틀린 권력에 복종했던 화가들과 그림부터 선전도구에 저항하는 예술가들까지 차별과 저항이라는 기울기를 왔다갔다하며 그림에 담긴 진짜이야기를 보라고 말한다. 의문을 갖는다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하니포터 4기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기울어진미술관 #이유리 #한겨레출판 #하니포터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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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욱의 고고학 여행 - 미지의 땅에서 들려오는 삶에 대한 울림
강인욱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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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욱 교수가 출간하는 책들은 나의 관심분야라 새로운 책이 출간되면 꼭 읽어보고는 한다. 이번 책은 고고학 여행이라는 제목답게 역사에 문외한이라도 흥미를 붙이고 한 걸음 내딛을 수 있는 기초안내서같은 느낌이다. 고고학이라고 하면 먼 옛날, 캐캐묵은 이야기라고 생각하게 된다. 저자는 고고학은 오랜 시간 공들여 과거를 관찰하고 또한 과거를 통해 현재를 비추어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1. 죽은 이를 위한 사랑의 흔적


2. 불에 깃든 황홀과 허무


3. 술, 신이 허락한 음료


4. 신에게 가까이 가기 위해


5. 마음을 울리는 소리 없는 음악


6. 빛바랜 유물에 숨어 있는 화려함


7. 지난 세월의 향기


8. 발해인들도 돼지고기를 좋아했을까


9. 중국 황제도 반한 고조선의 젓갈


10. 몸에 새겨진 시간의 기억


11. 파괴와 복원, 고고학 발굴의 패러독스


12. 고고학을 꽃피우게 한 제국주의


13. 전쟁 속의 고고학


14. 문명은 짧고 인생은 길다


15. 그들은 왜 유물을 위조했는가


16. 고고학자의 시행착오와 해프닝


17. 황금 유물을 둘러싼 운명들


18. 고고학이 밝히는 미래


에필로그. 어디에도 없는 혹은 어디에나 있는




목차만 봐도 흥미롭기 그지없다. 우리는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으로 향한다. 저자는 삶과 죽음 전반에 걸친 고고학 유적과 유물을 음악, 음식, 무덤 등 세부 주제를 통해 쉽게 설명한다. 죽음은 이야기하는 것이 터부시 되었지만, 우리 삶의 여정의 한 부분이므로 필연적으로 언급할 수밖에 없다. 옛 사람들의 무덤 양식을 살펴보면 떠나보내는 이에 대한 살아남은 자들의 애틋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박물관에서 그냥 스치듯 보고 지나가는 무덤출토 유물등에도 애틋한 이야기가 담겨있음을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



p. 30


그런 의미에서 무덤은 죽은 자가 다시 태어나는 제2의 자궁과 같은 곳이다.(중략)독무덤은 전 세계적으로 어린아이가 죽으면 넣어서 묻는 풍습으로 널리 퍼져 있다. 그렇다면 왜 사람의 관을 항아리 모양으로 만들었을까. 항아리는 곧 어머니의 자궁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죽어 다시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가듯 몸을 구부려서 넣는 독무덤만큼 무덤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잘 표현하는 유물도 없다.



평소 박물관에가서 넋놓고 유물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독무덤을 보고는 왜 하필 항아리일까 의문을 가졌었는데, 이렇게 풀이될 수 있다니! 예전 사람들은 새는 하늘의 정령이라고 믿었으니 항아리를 곧 알이라고 봐도 될 것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다시 알 속으로 들어가 하늘로 올라가 재생하기를 바라는 기원이 담긴 무덤형태가 아닐까? 




P. 105


역사 기록에 따르면 발해의 음악은 당시 일본과 중국에도 널리 퍼졌다. 발해의 사신이 전한 음악은 일본 도다이지에서 공연할 정도이고, 지금도 전해지고 있다. 중국의 송나라에서는 발해의 음악이 너무 유행해 이를 강제로 금지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도대체 발해의 음악에는 어떤 매력이 있어서 이렇게 주변 나라의 사람들을 매혹시켰을까 궁금했다. 구금이 등장한 것을 보니 발해는 초원, 중국 그리고 고구려의 여러 음악을 조화시켰던 건 아니었을까. 비록 과거의 음악은 복원하여 듣기 어렵지만, 그들이 이루었던 문화의 힘은 지금도 느낄 수 있다.



음악, 맛, 향기는 시간에 취약하다. 때문에 고고학에서 밝히기 가장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다. 고고학에서 빛바랜 유물과 지금은 알수 없는 소리를 추적해가는 과정은 흥미롭기도하고 영겁의 시간을 읽어내는 학문이라는 생각에 매력적이다.




P. 210


우리에게 일본 제국주의의 문화재 침탈과 그 영향은 현재 진행형이다. 우리 주변의 유적과 문화재에는 그들이 남긴 흔적이 너무나 크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학계에서 일본의 제국주의에 동조한 학자들을 비판하면 ‘그들의 연구 성과는 좋다’ 혹은 ‘인격적으로는 훌륭하다’는 식의 일본 측 의견을 대변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사실 우리가 비판해야 할 것은 개개인 학자의 성격이나 인격에 대한 평가가 아니다. 바로 국가 권력에 앞장서서 다른 사람을 억압할 때에 그에 암묵적인 동조를 하고 따라갔던 그 모습을 비판해야 한다.



고고학은 아이러니하게도 발굴과 동시에 파괴하는 학문이다. 제국주의가 세계를 재패했을 때 특히 고고학은 발달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신라시대 유물이나 백제 유물 등이 제대로 소중하게 발굴되지 못한 것은 아쉬울 따름이다. 특히 일본은 고고학을 통해 한국은 미개한 국가로 왜곡하는 것에 꽤 공을 들여 작업했다. 이 때문에 현재 한국의 고고학자들은 일제강점기때 잘못 정리된 유물과 내용을 다시 정리하고 있다고 한다. 재정리되는 과정에서 새롭게 바뀌는 것들이 더 많아지리라 기대한다.



P. 9


고고학의 매력은 어디에 있을까요?

저는 바로 유물을 통해 죽어 있는 과거에 새로운 삶을 부여하는 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고학적인 연구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가장 우선적으로 그 유물들이 원래의 기능을 잃고 땅속에 묻혀야 합니다. 즉, 죽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죽고 난 다음에 고고학자들은 다시 그들을 꺼내어 부활시킵니다. 생동감 있는 삶의 모습을 밝히기 위해서는 먼저 죽어야 하는 셈입니다.



고고학은 과거를 살펴보지만 미래를 지향하는 학문이다. 고고학을 통해 우리의 미래가 한층 더 나아가는 방향으로 바뀔 수 있을까?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문득 궁금해진다. 고리타분한 고고학이라는 학문을 재미있고 친근하게 만나볼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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