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당신의 머릿속에는 부모가 산다 - 세상의 모든 자식을 위한 홀로서기 심리학
하시가이 고지 지음, 황초롱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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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다' 라는 동사를

명사화하면 '섬' 이 된다

뭍에서 멀리 떨어져

마냥 뭍을 그리는 섬

사람은

혼자서는 그때부터

섬이 되는 것이다

-문무학, 섬

현실이 지치고 괴로울 때마다 자주 생각하게 되는 시이다. 혼자서는 그때부터 섬이 되는 우리는 각자의 섬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몸뚱아리는 섬인데 마냥 뭍을 그리는 섬은 정신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자아를 의미하는것같다. 이 책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완전히 심리적으로 성장하는 법, 스스로 바로서는 법"이다. 혼자서 오롯이 하나의 섬으로 설 수 있는 법. 처음 제목을 봤을 땐 머릿속의 부모란 무엇일까, 어렸을 때의 트라우마 치료와 관련한 내용일까싶었다. 얇은 두께에 금방 술술 읽혀 출퇴근 시 지하철에서 틈틈히 읽기 좋았다.

30년 동안 뇌과학 등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도와주던 저자는 어느 날 그가 상담하던 사람들이 모두 '부모'라는 존재와 관련하여 고통받고 있음을 깨달았다. 부모와 심한 갈등을 겪었던 겪지 않았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모두 어린 시절 부모의 한 마디에 상처받은 기억을 온전히 안고 살아간다. 내 머릿속에 내가 만들어낸 그 부모가 현재의 나를 이리저리 조종하는 것이다. 이런 비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고칠 수 있는 구체적인 심리훈련법이 담겨있다.

우리는 흔히 '다 잘될거야'라는 마음으로 애써 현실의 어려움을 이겨내려 애쓴다. 그러나 우리 뇌는 이러한 메세지를 반대로 받아들인다. '다 잘될거야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는 계속 힘든 나날이 이어져야겠구나!'라고 말이다. 뇌는 매일 방대한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에 쓸데없는 일에 에너지를 소비하려 하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소망에는 반응하지 않는 것이다. 진심으로 이것이 현실화되길 바래야지 뇌는 비로소 움직인다. 책에서는 메타무의식이라고 표현하는데 즉 생각하는 방식에 따라 뇌도 변화하는것이다. 여러 사례를 통해 각 사례자가 머릿속의 부모에게서 벗어나 온전한 나로 변화하는 과정들을 보면서 내 안의 부모는 나를 어떻게 방해했는가 생각해보게되었다. 머릿속의 부모가 나에게 전달하는 메세지에 온전히 잠식당하기보다 인생이 나에게 원하는 것, 나를 이렇게 만든것에 대해 반추해보며 진짜로 내가 나에게 원하는 게 무엇인지 살펴보는 과정은 그 자체로 스스로를 사랑하는 일이었다.

혼자 제대로 설 수 있는 하나의 섬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한번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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