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연습 - 마음의 덫에서 벗어나는 셀프 테라피
박용철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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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보니,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에 상처받는 일이 많아지면서, 이와 더불어 사소한 일에 화를 내거나 괜히 가족한테 짜증도 많이 부리게 되었다. ‘이래서는 안 되는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버럭 짜증을 내고 또 다시 이런 내 자신이 싫어지고...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던 때, ‘감정연습’이라는 책을 북곰 사이트에서 보게 되었다. 책 제목부터가 강렬하게 내 마음을 끌어당겼다.

 

이 책은 실제 사례를 곁들여 심리 상태를 분석하고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의 심리치유 관련 서적과 유사하지만, 보다 쉬운 문체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본인의 반복적인 행동 패턴이 어렸을 때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며, 어렸을 때 느꼈던 감정이 어른이 되어서도 무의식에 남아있어서 불안할 때 발현된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덕분에 나는 불안할 때 어떤 행동을 하는지, 나의 어린 시절은 어떠했는지 살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감정을 연습하는,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안정시키는 방법으로서 그 날의 겪었던 일과 그 당시 느꼈던 감정을 적어보는 ‘일기쓰기’를 추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일기를 쓰는 편인데, 감정을 누그러뜨리거나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데 참 좋은 것 같다. 유독 화가 났을 때 썼던 일기를 다시 읽으면 어찌나 유치하던지...

 

이 책에서 제안하는 실용적인(약물 치료가 아니라 쉽게 실천이 가능한) 방법들을 통하여 모두가 자기 자신을 잘 알고 격해지거나 우울해지는 감정을 조절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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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실 기담문학 고딕총서 7
이즈미 교카 지음, 심정명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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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 쿄카 作 '외과실'은 총 4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미즈 레이코 作 '비밀'에서 인용되었던,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커다란 비밀을 누설할 것이 두렵기 때문에 절대 마취를 하지 않겠다는 백작 부인의 말 때문에 이전부터 원작 '외과실'을 무척 읽어보고 싶었다. '외과실'은 굉장히 짧은 단편이었는데, 과거 한 번 스쳤던 백작 부인과 외과 의사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였다.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 마취를 거부하고 죽음을 선택하는 백작 부인과 재회의 기쁨도 잠시 첫 눈에 반했던 그녀를 잃게 되는 외과 의사의 운명이 기묘하면서 안쓰러웠다. 그러나 감정 자체가 함축적으로 표현되어 있어서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있았다. (남편은 얼마나 속이 터졌을까...)

 

그 외 연관성 없는 단편 모두 다양한 여성상을 그리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문체가 무척 부드럽고 기묘한 느낌을 준다. (개인적으로 이즈미 쿄카가 여류 작가라고 생각했는데, 남자였을 줄이야...) 그리고 좀 난해하다...

 

일본 문학에 관심이 많거나 공부하시는 분은 한 번쯤은 읽어두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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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알바 내 집 장만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5
아리카와 히로 지음, 이영미 옮김 / 비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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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카와 히로 作 '백수 알바 내 집 장만기'는 말 그대로 한심하기 짝이 없었던 백수 청년이 가족을 위하여 새로운 집을 마련한다는 내용이다. 무엇보다 경제 불황으로 청년 실업이 심각한 요즘, 이 책의 제목부터 무척 공감이 되었다.

 

이류 대학 출신 다케 세이지는 3개월 만에 첫 직장을 그만두고, 아르바이트하며 생활한다. 하지만 자존심이 강하고 끈기가 부족하여 아르바이트도 걸핏하면 그만둔다. 물론 제대로 된 취업 활동도 하지 않는다. 게다가 권위적인 아버지와는 매번 부딪히기만 한다.  

그러나 어머니가 우울증을 앓고 있고, 그 원인이 바로 '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세이지는 정신을 차리고 본격적인 취업 활동에 뛰어든다. 공사판에서 막노동을 하면서 이전의 자신이 정말 한심하고 철이 없었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는다.

그러던 어느 날, 세이지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오는데...

 

책을 읽는 내내 웃을 수만은 없는, 복잡한 심정이었다.

나약한 젊은 세대를 풍자하고,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한 사회를 투영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올해 초부터 취업 활동을 시작했다. 대학원을 졸업했다고 하더라도 취업하기에는 이미 늦은 나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마땅한 일이 없어서 그동안 내가 공부했던 모든 것이 쓸모가 없고 허무하게 느껴졌다. 내 자신이 너무나 한심하고 비참했다. 지금은 다행이 취업이 되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그래도 주인공 다케가 나름대로 노력하면서 집을 장만하는 과정이 무척 인상적이었고, 이를 통해서 노력하면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희망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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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하이웨이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31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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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모리미 토미히코 作 `펭귄 하이웨이`는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신비로운 체험을 통하여 성장하는 한 소년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천재? 아니면 괴짜?

또래 아이들보다 성숙하고 엉뚱한 초등학교 5학년 아오야마는 어느 날 아침 마을 놀이터에 나타난 수십마리의 펭귄들을 목격한다. 그 날 이후 펭귄들은 마을 이곳저곳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호기심이 많은 아오야마는 이를 의아하게 여긴다.

어느 날, 아오야마는 평소 좋아하는 치과 누나가 펭귄을 만들어내는 것을 우연히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치과 누나로부터 펭귄과 누나의 비밀에 대해서 밝혀달라는 의뢰를 받게 된다. 아오야마는 친구 우치다와 함께 펭귄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고, 초원에서 '바다'를 발견한 같은 반 하마모토까지 이 연구에 합세하게 된다.

아오야마 탐험대의 연구가 진행될수록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신비한 일이 벌어지는데... 도대체 펭귄의 비밀은 무엇일까?

 

우선 주인공 '아오야마'가 너무나 사랑스럽다.

정말 초등학교 5학년답지 않은, 애늙은이 같은 말투와 생각 방식에 웃음이 절로 난다. (내가 초등학교 5학년이었을 때를 되돌아보면, 아오야마처럼 모든 것에 의문을 가지며 심오한 생각을 하기는커녕 그냥 아이들과 어울리며 노는 것이 즐거웠던 것 같은데...) 그리고 아오야마가 치과 누나를 좋아하면서 여자 '가슴'에 대한 호기심을 갖는 과정의 묘사가 사춘기 소년의 모습과 감정을 잘 그리고 있다. (조숙하다고 해야할지... 성숙하다고 해야할지...)

 

또한 스즈키 제국과의 대립 역시 재미있었다딱 그 나이 때 같이 행동하는 스즈키와 인생의 진리를 모두 깨달은 듯이 달관한 태도의 아오야마... 스즈키가 연적으로서 아오야마를 싫어하는 것도 있겠지만, 시비를 걸어도 반응하지 않는 태도에 더 열받아 하는 듯... 이해가 갔다.

 

아오야마가 과학적으로 절대 설명할 수 없는 경험을 하면서 펭귄과 치과 누나에 대한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결국 나름대로의 해답을 얻게 되는 과정이 가슴 뭉클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사춘기 소년이 감당하기에는 조금 가혹할지도 모르는 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대견하게 느껴졌다. 

만약 내가 아오야마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아마 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속 울지 않았을까?

 

아오야마와 아버지의 대화 중에서

 

"밝히지 않는 것이 좋은 진실도 있다. 그러나 주변에서 그렇게 놔두지 않는 경우도 있다."

 

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모리미 토미히코 작품으로서는 처음으로 교토가 배경이 아니라는 점이 굉장히 신선했고, '아오야마'라는 괴짜 소년을 통해서 자신의 사춘기 시절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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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이야기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수첩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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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모리미 도미히코 作 '여우 이야기'는 총 네 가지 에피소드 단편으로 구성된 기담집이다.

 

'방련당'이라는 교토의 골동품 가게와 여우 가면, 환상적이고 기괴한 체험담이 적힌 노트를 줍게 된 선배 이야기, '마(魔)'에 홀린 이야기, 괴팍한 성격이었던 할아버지 장례식에서 벌어진 기묘한 이야기까지... 이러한 단편들 사이에는 전혀 연결성이 보이지 않으나, 그 내용을 읽다보면 '방련당'을 중심으로 소재 하나 하나가 꼬리를 물 듯이 연결되는 묘미를 발견할 수 있다. 또한 모두 '나'의 시점에서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

 

기담답게 전체적으로 기묘하고 살짝 소름이 돋을 정도의 오싹한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 '마(魔)'가 인상적이었다. 어떤 의미로 반전의 묘미를 느꼈달까...? '심지어 비가 오는 날의 끈적하고 축축한 느낌과 짐승 냄새가 나는 착각까지 들 정도였다. (절대 단정적으로 확실하게 묘사하지 않은, 환상적이고 오묘한 분위기의 문장 하나 하나가 상상력을 자극하게 만드는 것 같다.)

 

한편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교토의 아름다운 매력을 문장만으로도 흠뻑 느낄 수 있었다. 마치 내가 직접 교토 거리를 구석 구석을 걷는 듯 했다. 그리고 갑자기 아무도 알지 못하는 수수께끼 같이 오묘한 미궁 속으로 빠질 것만 같은...

 

앞으로 나올지 모르는 모리미 도미히코의 또 다른 기담 이야기도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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