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 걸즈 (dts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야구치 시노부 감독, 우에노 주리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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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줄거리] 

일본 동북 지방의 어느 작은 마을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스즈키 토모코(鈴木友子)는 여름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성적으로 인하여 보충 수업을 받게 된다. 그러나 산만한 교실 분위기와 무더위로 인하여 공부는커녕 졸음만 쏟아질 뿐... 그녀는 창밖을 내다보며 야구 시합을 응원하기 위하여 떠나는 합주부에게 부러운 눈길을 보낸다. 합주부를 실은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도시락 가게 아저씨가 도착한다. 그는 합주부가 주문한 도시락을 배달하지 못했다며 매우 곤란해한다. 이에 토모코는 수업을 빼먹을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담당 수학 교사인 오자와 타다히코(小澤忠彦)에게 자신들이 합주부 도시락을 대신 배달하고 오겠다고 말한다. 

보충 수업을 함께 받는 13명의 소녀들은 도시락 꾸러미를 들고 합주부가 있는 야구 시합장으로 향하지만... 그녀들은 식욕을 이기지 못해 도시락 하나를 훔쳐먹는다. 그리고 내려할 역을 지나쳐서 걸어가다가 웅덩이에 빠져 근처 냇가에서 빨래를 하느라 1시간 이상 지체하고 만다. 결국 그녀들이 배달한 도시락을 먹은 합주부 부원 43명은 식중독에 걸려 실려가고 만다.  

합주부의 단체 식중독으로 인하여 2주 후에 있을 야구 시합 응원을 위하여 긴급하게 새로운 부원을 모집하게 된 합주부의 유일한 생존자 나카무라 타쿠오(中村拓雄)는 식중독의 원인 제공자인 토모코에게 모든 책임을 지라고 요구한다. 토모코는 합주부원이 되면 보충 수업을 빠질 수 있다는 생각 하에 친구들과 함께 그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다. 그러나 음악은커녕 악기를 처음 만져보며 장난을 치는 그녀들을 보며 나카무라는 앞길이 막막해진다. 게다가 야구부 3학년 선배는 반드시 합주부의 응원이 필요하다며 압박해오자 그는 'BIG BAND'로서 JAZZ를 연주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후 나카무라는 초보자인 그녀들을 하나부터 차근차근 훈련시킨다. 점차 음악과 JAZZ 연주에 흥미를 보이는 그녀들... 하지만 식중독에서 완쾌한 합주부 부원들이 돌아오고 그녀들은 갈 곳을 잃게 된다. 

비록 임시 합주부는 무산되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을 버릴 수 없었던 토모코는 중고 색스폰을 구입하게 되고 얌전한 모범생이자 굉장한 폐활량을 과시하는 트럼본 담당 세키구치 카오리(関口香里), 외모에 관심이 많은 트럼펫 담당 사이토 요시에(斉藤良江), 먹을 것을 좋아하는 드럼 담당 타나카 나오미(田中直美), 그리고 합주부에서 퇴부한 나카무라와 함께 그들만의 BIG BAND "SWING GIRLS"를 창설한다. 우여곡절 끝에 돈을 모아 중고로 악기를 장만하지만 서툰 연주로 인하여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부원들조차 하나 둘씩 떠나간다. 하지만 JAZZ를 사랑하는 수학 교사 오자와의 지도에 의하여 SWING GIRLS는 새롭게 태어나는데... 

 

[감상]  

"Let's Swing!"  

클래식보다는 쉽지만 다소 생소함이 없지 않은 JAZZ라는 음악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전혀 무겁거나 어렵지 않다.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 마을과 굵고 은은한 느낌의 JAZZ 음악이 굉장히 좋은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으며, 고등학생 특유의 발랄함과 엉뚱함이 더해져서 재미와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다. 당시 실제 10대 소녀들이었던 배우들이라서 여고생 연기가 자연스러웠다. 그리고 우에노 주리(上野樹里) 씨의 발랄함 역시 영화의 재미에 한몫을 했다. 어쩐지 친숙하고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타케나카 나오토(竹中直人) 씨의 감칠맛나는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영화를 찍기 위하여 악기를 배웠다는 배우들의 노력과 열정에 감탄했다. 처음에는 서툴고 그저 '음'에 지나지 않았던 그녀들의 연주가 점점 발전하는 모습이 묘하게 현실감 있었던 것은 이 때문이 아닐까.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여고생 시절이 그리워졌다. 그리고 '나도 악기 하나 배울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음악이 있으면 비록 반복되는 지친 일상이라도 지루하게만 느껴지지는 않겠지... 

음악과 함께 하는 일상의 잔잔한 변화와 감동을 느끼고 싶으신 분이라면 한 번 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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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8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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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타케 나나미(若竹七海) 作 '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는 하자키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로서, 가상의 도시 하자키(葉崎)에서 발생한 세 가지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일주일 사이에 벌어진 온갖 불행에 대한 분풀이를 하기 위하여 하자키의 해변에 온 아이자와 마코토(相沢真琴)가 바다에 떠밀려 내려온 의문의 익사체를 발견하는 것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체의 제1발견자라는 이유만으로 작은 도시에 발이 묶이게 된 마코토는 우연히 헌책방 '어제일리어'를 방문하게 되고, 헌책방 주인이자 하자키의 명문 '마에다(前田)' 가의 어른인 '마에다 베니코(前田紅子)' 여사의 마음에 들어 그녀가 병원에 입원하는 동안 헌책방과 로맨스 축제 준비을 맡아줄 임시 점장으로 긴급 채용된다. 한편 경찰은 마코토가 발견한 사체가 가지고 있었던 편지로 미루어보아 그가 십여년 전에 실종된 마에다 가의 장손 '마에다 히데하루(前田秀春)'일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고, 히데하루의 고모이자 하자키 시의 금융권을 장악하고 있는'마에다 마치코(満知子)'는 사체 확인을 하자마자 서둘러 히데하루의 장례식을 치루려는 수상쩍은 움직임을 보인다. 그러나 곧이어 헌책방 어제일리어에서 마치코가 변사체로 발견되고 사건은 복잡해진다. 이에 의문을 품은 형사 고마지와 이쓰키하라, 그리고 베니코의 은혜를 입은 하자키 출신들이 각자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하고 마에다 가문을 둘러싼 뜻밖의 진실을 알게 된다. 

푸르고 시원하게 펼쳐져 있는 바다를 배경으로 하여 은은한 커피향이 맴도는 카페, 숨겨진 보물이라도 발견할 것 같은 헌책방, 그리고 군침이 절로 돌게 만드는 중화요리집 등 우리 이웃들이 운영하는 작은 가게들이 모인 가상의 해변 도시 '하자키'는 조용하고 친숙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개성이 넘치고 매력적이다. 특히 악운이 겹칠대로 겹친 여자 마코토와 로맨스 소설을 사랑하는 괴짜 베니코 여사가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 두 사람의 로맨스 소설에 관한 대화는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리고 불운 속에서 만난 마코토와 이쓰키하라 형사의 티격태격에서 피어난 사랑은 흐뭇한 웃음을 자아냈다.

'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는 코지 미스터리 작품답게 그다지 잔혹하지 않은 사건이 너무나 평범해서 쉽게 놓치고 지나갈 수 있는 일상적인 단서로 인하여 해결되기 때문에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추리 면이 시시한 것은 절대 아니다. 문장 하나 하나에 복선이 깔려 있으며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숨겨져 있다. 그리고 에필로그에 밝혀지는 결코 단순하지 않은 사건의 진상은 살짝 소름이 돋았다... 

전체적으로 흥미롭고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추리소설과 와카타케 나나미 씨의 유머러스하면서 담담한 문체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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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 고양이 홈즈의 추적 삼색 고양이 홈즈 시리즈
아카가와 지로 지음, 한성례 옮김 / 태동출판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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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가와 지로 作 삼색 고양이 홈즈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 '삼색 고양이 홈즈의 추적'은 2년 전 고급 맨션에서 살해된 젊은 여성과 관련된 연쇄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  

형사 가타야마의 여동생 하루미가 근무하고 있는 교양센터에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중년 여성이 30개의 강좌를 '카네사키 사와코(金崎沢子)'라는 이름으로 모두 수강하고, 이를 수상하게 여긴 하루미는 가타야마에게 그녀에 관한 조사를 부탁한다. 가타야마는 선배 형사 네모토(根下)로부터 카네사키 사와코가 미종결 사건의 피해자라는 것을 알게 되고, 상관 구리하라(栗原)로부터 정식으로 2년 전 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명령받는다. 한편 '카네사키 사와코'라는 수강생 이름에 다소 민감한 반응을 한 교양센터 강사들이 한 명씩 차례차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카네사키 사와코가 살해당한 맨션에서 지내고 있던 그녀의 여동생 료코(涼子)까지 무참히 살해당한다. 범인은커녕 단서조차 없는 막막한 상황에서 하루미까지 살해 위협을 받는다. 이후 가타야마는 홈즈의 소소한 도움으로 뒤늦게 2년 전 사건의 복수로 보이는 연쇄 살인 사건의 전모를 밝혀낸다. 

이번 편에서 홈즈는 '존'이라는 검은색 고양이를 만나게 된다. 두 고양이는 가타야마와 하루미를 위기에서 구해주지만 사건 해결에는 다소 무심한 행동을 보인다. 마치 일이 성사될 때까지 침묵하겠다는 무언의 약속처럼... 그래서 전편처럼 홈즈의 활약이 자세히 그려지지 않고 마지막 가타야마의 해설에서 잠깐 언급될 뿐이다. 한편 인간의 경우에는 어째서인지 가타야마는 연상과 연하의 여성에게 관심을 받고,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는 하루미는 새롭게 등장한 메구로 서 형사 이시즈(石津)의 구애를 받는다. 은근히 이성에게 인기가 많은 가타야마 남매... 항상 끝이 행복하게 끝나지는 않지만 계속될 가타야마의 애정 행로와 이시즈의 활약이 기대가 된다. 

이번 편에서는 죽어 마땅할 파렴치한 녀석들이 모두 죽었기 때문에 후련하기도 하지만 안타까운 죽음도 있어서 다소 씁쓸하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범인이 체포되고 전체적으로 밝고 희망적인 느낌이 든다. 그리고 점점 형사다운 면모를 갖추면서 성장해가는 가타야마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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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 고양이 홈즈의 추리 삼색 고양이 홈즈 시리즈
아카가와 지로 지음, 정태원 옮김 / 태동출판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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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가와 지로 作 '삼색 고양이 홈즈의 추리'는 삼색 고양이 홈즈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로서, 다소 어리바리한 형사 가타야마(片山)가 주인을 잃은 신비한 삼색 고양이 홈즈의 도움을 받아 세 가지 사건을 해결한다.  

매춘 아르바이트를 하던 여대생이 칼에 찔려 무참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살해당한 여대생이 다니던 여자 대학의 영문과 교수 모리사키(森崎)가 여자 기숙사에 자리잡고 있는 매춘 조직에 관한 조사를 경찰에 의뢰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상관 미타무라(三田村)의 명령으로 억지로 이 사건을 맡게 된 말단 형사 가타야마는 모리사키 교수가 키우는 삼색 고양이 홈즈와 처음으로 조우한다. 이윽고 두 번째 여대생 살해 사건이 발생하고 모리사키 교수까지 밀실에서 살해당하는 등 사건이 점점 복잡해지고, 가타야마는 범인은커녕 사건 해결의 실마리조차 잡지 못한다. 그러나 그 때마다 우연히 삼색 고양이 홈즈를 통하여 결정적인 힌트를 얻게 되고, 이로써 사건을 차례대로 해결한다.  

'삼색 고양이 홈즈'가 이 작품의 진정한 주인공이지만 그가 직접 화자가 되지는 않는다. 그저 인간인 가타야마에게 행동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암시할 뿐이다. 때문에 더욱 신비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형사로서는 결점이 많은 '가타야마'라는 인물 또한 묘한 매력이 있다. 여자 앞에서 벌벌 떨고 피를 보면 바로 기절하는 나약한 인물이지만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랄까. 홈즈의 행동을 통하여 점점 형사다운 면모를 갖추게 되는 점이 흥미롭다.  

세 가지 사건을 복잡하게 얽히게 만든 것처럼 트릭이 기발하다. 다만... 가능성은 있지만 설정이 다소 비현실적이라서 쉽게 공감은 되지 않았다. 게다가 요코미조 세이시 作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에 대적할 정도로 잇따른 범인들의 자살로 인하여 씁쓸한 기분이 남는다. 그러나 이러한 억지스러움에도 불구하고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끝을 볼 때까지 손을 놓을 수 없는 굉장한 흡인력과 재미를 갖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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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도 난 우아한 게 좋아
야마다 에이미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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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돈 없어도 난 우아한 게 좋아'는 주변으로부터 '태평하다'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 다소 철이 없는 40대 남녀 '사에키'와 '지우'의 독특하고 꾸밈 없는 사랑 이야기로서 남녀간의 사랑은 젊은 사람들만의 특권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대학에서 철학과를 졸업했지만, 마흔이 넘도록 변변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가 아버지 퇴직금을 빌려서 친구와 함께 겨우 꽃가게를 마련한 '지우'와 학원에서 국어를 가르치며 낡은 전통집에 혼자 남게 된 이혼남 '사에키'는 타인의 시선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당장 내일 죽을 사람들처럼 서로를 사랑한다'라는 말이 너무나 잘 어울릴 정도로 자유롭고 최선을 다하여 서로를 사랑한다. 다소 철이 없고 어린 아이 같은 두 사람의 모습이 한심하다기보다는, 물질적으로 서로에게 바라는 것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저 서로가 서로의 안식처가 되어주기만을 바라는 모습이 순수하고 귀여웠다. 사회적으로 하나가 되었음을 인정을 받는 '결혼'이라는 형식적 절차가 없을 뿐이지 그들은 이미 정신적으로 분리할 수 없는 '하나'라고 느껴졌다. 게다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통해서 부족하지만 조금씩 어른스러워지고 좋은 방향으로 변화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과연 나도 사에키와 지우 같이 물 흐르듯이 편안함을 추구하는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대답은 아마도 NO. 솔직히 외모와 경제력 등의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순수하게 그 사람의 내면만을 보고 사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어른들이 자주 하는 말처럼 사랑만으로는 정말 살 수가 없다. 아니면 혹시 내가 지금까지 진정으로 사랑한 적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 어쨌든, 아직 젊은 축에 속하는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다소 씁쓸하고 안타깝다. 

하지만 앞으로 나이를 먹어가면서 서로 닮아갈 수 있는 사람과 사에키와 지우처럼 귀엽고 알콩달콩한 사랑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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