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8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와카타케 나나미(若竹七海) 作 '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는 하자키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로서, 가상의 도시 하자키(葉崎)에서 발생한 세 가지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일주일 사이에 벌어진 온갖 불행에 대한 분풀이를 하기 위하여 하자키의 해변에 온 아이자와 마코토(相沢真琴)가 바다에 떠밀려 내려온 의문의 익사체를 발견하는 것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체의 제1발견자라는 이유만으로 작은 도시에 발이 묶이게 된 마코토는 우연히 헌책방 '어제일리어'를 방문하게 되고, 헌책방 주인이자 하자키의 명문 '마에다(前田)' 가의 어른인 '마에다 베니코(前田紅子)' 여사의 마음에 들어 그녀가 병원에 입원하는 동안 헌책방과 로맨스 축제 준비을 맡아줄 임시 점장으로 긴급 채용된다. 한편 경찰은 마코토가 발견한 사체가 가지고 있었던 편지로 미루어보아 그가 십여년 전에 실종된 마에다 가의 장손 '마에다 히데하루(前田秀春)'일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고, 히데하루의 고모이자 하자키 시의 금융권을 장악하고 있는'마에다 마치코(満知子)'는 사체 확인을 하자마자 서둘러 히데하루의 장례식을 치루려는 수상쩍은 움직임을 보인다. 그러나 곧이어 헌책방 어제일리어에서 마치코가 변사체로 발견되고 사건은 복잡해진다. 이에 의문을 품은 형사 고마지와 이쓰키하라, 그리고 베니코의 은혜를 입은 하자키 출신들이 각자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하고 마에다 가문을 둘러싼 뜻밖의 진실을 알게 된다. 

푸르고 시원하게 펼쳐져 있는 바다를 배경으로 하여 은은한 커피향이 맴도는 카페, 숨겨진 보물이라도 발견할 것 같은 헌책방, 그리고 군침이 절로 돌게 만드는 중화요리집 등 우리 이웃들이 운영하는 작은 가게들이 모인 가상의 해변 도시 '하자키'는 조용하고 친숙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개성이 넘치고 매력적이다. 특히 악운이 겹칠대로 겹친 여자 마코토와 로맨스 소설을 사랑하는 괴짜 베니코 여사가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 두 사람의 로맨스 소설에 관한 대화는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리고 불운 속에서 만난 마코토와 이쓰키하라 형사의 티격태격에서 피어난 사랑은 흐뭇한 웃음을 자아냈다.

'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는 코지 미스터리 작품답게 그다지 잔혹하지 않은 사건이 너무나 평범해서 쉽게 놓치고 지나갈 수 있는 일상적인 단서로 인하여 해결되기 때문에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추리 면이 시시한 것은 절대 아니다. 문장 하나 하나에 복선이 깔려 있으며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숨겨져 있다. 그리고 에필로그에 밝혀지는 결코 단순하지 않은 사건의 진상은 살짝 소름이 돋았다... 

전체적으로 흥미롭고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추리소설과 와카타케 나나미 씨의 유머러스하면서 담담한 문체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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