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색 고양이 홈즈의 추리 ㅣ 삼색 고양이 홈즈 시리즈
아카가와 지로 지음, 정태원 옮김 / 태동출판사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아카가와 지로 作 '삼색 고양이 홈즈의 추리'는 삼색 고양이 홈즈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로서, 다소 어리바리한 형사 가타야마(片山)가 주인을 잃은 신비한 삼색 고양이 홈즈의 도움을 받아 세 가지 사건을 해결한다.
매춘 아르바이트를 하던 여대생이 칼에 찔려 무참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살해당한 여대생이 다니던 여자 대학의 영문과 교수 모리사키(森崎)가 여자 기숙사에 자리잡고 있는 매춘 조직에 관한 조사를 경찰에 의뢰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상관 미타무라(三田村)의 명령으로 억지로 이 사건을 맡게 된 말단 형사 가타야마는 모리사키 교수가 키우는 삼색 고양이 홈즈와 처음으로 조우한다. 이윽고 두 번째 여대생 살해 사건이 발생하고 모리사키 교수까지 밀실에서 살해당하는 등 사건이 점점 복잡해지고, 가타야마는 범인은커녕 사건 해결의 실마리조차 잡지 못한다. 그러나 그 때마다 우연히 삼색 고양이 홈즈를 통하여 결정적인 힌트를 얻게 되고, 이로써 사건을 차례대로 해결한다.
'삼색 고양이 홈즈'가 이 작품의 진정한 주인공이지만 그가 직접 화자가 되지는 않는다. 그저 인간인 가타야마에게 행동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암시할 뿐이다. 때문에 더욱 신비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형사로서는 결점이 많은 '가타야마'라는 인물 또한 묘한 매력이 있다. 여자 앞에서 벌벌 떨고 피를 보면 바로 기절하는 나약한 인물이지만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랄까. 홈즈의 행동을 통하여 점점 형사다운 면모를 갖추게 되는 점이 흥미롭다.
세 가지 사건을 복잡하게 얽히게 만든 것처럼 트릭이 기발하다. 다만... 가능성은 있지만 설정이 다소 비현실적이라서 쉽게 공감은 되지 않았다. 게다가 요코미조 세이시 作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에 대적할 정도로 잇따른 범인들의 자살로 인하여 씁쓸한 기분이 남는다. 그러나 이러한 억지스러움에도 불구하고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끝을 볼 때까지 손을 놓을 수 없는 굉장한 흡인력과 재미를 갖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