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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클린 자서전 ㅣ 범우 사르비아 총서 105
벤자민 프랭클린 지음, 양수정 옮김 / 범우사 / 200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보기 전 나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은 프랭클린이 피뢰침을 발명한 사람으로만 보고 있다. 벤자민 프랭클린, 그의 자서전을 보지 않고서는 어느 누구도 정치가나 외교관, 저술가 등 이러한 직함을 가질 수 있는지 의문이 들 것이다. 나도 역시 그랬다. 벤자민 프랭클린이라고 하면 피뢰침을 발명한 사람으로 생각할 뿐 딱히 다른 일을 했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다. 이번 벤자민 프랭클린의 자서전을 읽어보면서 피뢰침만 발명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는 것을 나의 기억에 저장을 해놓고 말았다. 벤자민 프랭클린이 자서전을 썼다는 것은 피뢰침 발명말고도 많은 일을 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프랭클린 자서전은 1부(1771년)가 더 재미있는 사람도 있고, 2부(1784년)가 더 재미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내가 자서전을 봤을 때는 2부가 프랭클린에 있어서 중요하다. 1부에서는 프랭클린이 일찍부터 독립을 해서 견습공으로 시작해 런던으로 인쇄소를 갖는 과정으로 크게 다룰 것은 없다. 그러나 2부에는 프랭클린이 성인으로서의 활동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가장 중요한 13가지의 덕목이 있다. 그리고 진정한 정치가로서의 진면목을 알 수 있다.
그러면 프랭클린의 성공은 시작은 어디일까? 그 것은 클럽에서의 활동이 아닐까 싶다. 프랭클린은 클럽의 장으로 회칙을 만들어 회칙을 지키게 했고, 다양한 분야 관심을 가졌다. 그 여세로 신문을 발행하고, 문구점을 열고, 도서관까지 만들 수 있게 하였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프랭클린은 외모만 어릴 뿐 생각을 성인이었다. 그래서 글도 잘 쓰고, 앞으로 있을 주 의회 의원, 주지사, 그리고 미국 독립에 있어서 최고령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프랭클린은 성인이 되면서 13가지 덕목을 만들어 실천을 하였다. 절제, 침묵, 질서, 검약, 근면, 진실, 정의, 온건, 청결, 침착, 순결, 겸양 등 이 13가지를 수첩에 적어 지키려고 노력을 하였다. 프랭클린은 한번에 13가지를 지키기보다는 단계적으로 하나 하나씩 지켜나가는데 이 것이 보통사람과 다르다. 나도 그렇고, 다른 사람도 역시 여러 가지를 완성시키기 위해 한꺼번에 계획을 잡아놓고서는 제대로 실천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나는 매년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우고는 단계적으로 처리하기보다는 한번에 처리하려는 습관 때문에 계속적으로 이어나가지 못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약 300년 전, 프랭클린은 13가지 덕목들을 한번에 하지 않고, 계획성 있게 하고 있었다.
그리고 프랭클린은 내적인 수양만큼 외적으로 활동을 많이 하였다. 신문 발행부터 도서관 건립, 대학교 설립 등 사회·문화적으로 그는 이미 저명인사다. 우리에게 익숙한 피뢰침을 발명하기보다도 더 유명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프랭클린과 비교할 만 사람이 거의 없다.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이라고 해도, 자서전을 낸 사람들을 비교해도 프랭클린만큼 자신의 양심을 지키면서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하는 모습을 보면 기부문화가 이때부터 생겨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프랭클린 자서전을 보면서 우리사회를 돌아볼 필요성을 느꼈다. 1919년 3월 1일, 대한독립선언서에 서명한 33인과 같이 1776년 7월 4일 미국의 독립을 위해 프랭클린도 자기 한 몸을 던졌다. 내적인 애국심과 외적으로 나오는 독립의 열망처럼 그 열기가 없다. 2002년 월드컵에서 1달 동안의 외침은 있었으나 그 것이 끝나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갔다. 어떤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촛불을 들고 부당한 행위에 대해서는 정당하게 대응하는 모습은 인상깊었다. 프랭클린도 마찬가지다. 영국의 식민지를 벗어나기 위해서 영국까지 직접 찾아가 독립을 위해 노력이 없었다면 미국 독립은 어려웠을 것이다.
아까 말한 대로 나는 프랭클린 같은 사람이 우리나라에 거의 없다고 말했다. 외모로 승부하고, 돈에만 집착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 인생은 한방이다, 로또 1등 등 대박 열풍에 빠진 사람들을 비교하면 성실하게 일하면서 나를 가꾸는 것이 진정한 삶이다. 공자는 익자삼우라 했다. 우직(友直), 우량(友諒), 우다문(友多聞), 즉, 정직한 벗, 성실한 벗, 박학다식한 벗으로 외모로 들어내기보다는 내적으로 진실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사람이다. 프랭클린은 익자삼우의 조건을 다 가지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도 프랭클린처럼 13가지 덕목을 지키면 유명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꼭 13가지 덕목을 지키라는 것은 아니다. 내가 부족한 것을 찾아내어 그 것을 집중적으로 닦는다면 평범한 사람이 유명하게 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것을 더 발전 시켜 습관으로 만든다면 프랭클린에 버금가는 자서전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자만에 빠져서는 안 된다. 그 것은 내적 수양을 게을리 하는 것으로 다시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가는 행위는 보잘것없는 사람으로 되돌아 갈 뿐이다.
프랭클린 자서전을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해봤다. 평범한 소년으로 태어났지만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클럽에서 장을 맡으면서 회사 경영과 공공사업 참여, 피뢰침 발명, 정치가로서의 주 의회 의원, 독립혁명가, 주지사로 화려한 삶은 살았던 프랭클린. 그냥 평범한 사람으로 사느냐 아니면 내외적인 성찰로 큰 사람이 되느냐는 생각의 차이이다. 모든 극과 극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한다. 하루 먹고 하루 사는 베짱이 생활보다는 열심히 일하면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사람이 더 훌륭하듯이 뭔가 해내려는 마음만 있다면 당장 실천하는 것도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실천만 해서는 안 된다.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여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오늘 내가 본 프랭클린이라는 인물은 나에게는 중요한 인물이다. 한낱 피뢰침이라는 발명품을 가지고 세상을 알리기보다는 미국 독립을 위해 노력한 인물로 비추고 싶다. 워싱턴, 링컨처럼 미국 대통령은 아닐지라도 도덕적인 면과 명예적인 면에서는 워싱턴이나 링컨과 나란히 해도 손색이 없다. 아니 그 이상으로 대단한 사람이다. 돈주고도 살 수 없는 시간과 인생을 낭비하지 않고, 적절한 시기에 자기가 해야할 일을 한 사람이다.
프랭클린은 우리들에게 자서전을 남기고 떠났다. 미완의 작품으로 남은 자서전은 프랭클린 사후에 완성되었다. 그러나 그의 자서전과 자서전 내에 13가지 덕목은 그의 자식뿐만 아니라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알려졌다. 자서전을 읽는 사람 하나 하나가 프랭클린이라는 위인이 존재하였고, 피뢰침만 발명한 것이 아니라 즐거운 도덕가로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실천하였다. 이 자서전을 통해 벤자민 프랭클린은 세계적인 대표적인 도덕적 정치가로 남아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