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 Beck 1
사쿠이시 해럴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몇 년동안 이 만화를 봐왔는지 모르겠다.
첫 몇 권. 자극적이지 않지만 지루하지 않은
이야기에 푹 빠졌다. 그 후 계속 보고 있다.
지난 1년간 못봤던 10권 분량을 추석을 틈타
섭렵했다.
 
이 만화 밴드를 꿈꾸는 한 소년의 성장에 관한 이야기다.
슬램덩크가 단지 농구에 있지 않듯이
벡도 단지 밴드의 이야기에 머물지 않는다.
 
풋내기 빨간 머리 강백호는 농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자신의 재능을 발견해가는 과정에서
소년에서 사나이로 성장한다.
 
벡의 주인공 유키오. 일본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듯 하루하루
정처없이 살아가던 그가 꿈을 가지는 순간 삶이 바뀐다.
기타를 배우고 숙명처럼 인디밴드에 속하고 무대에 서고
그 열광에 휩싸인 후 더욱 꿈에 빠져든다.
 
슬램덩크에서 강백호가 패스해달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듯,
피아노의 숲에서 카이가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가 울려퍼지듯,
벡에선 유키오의 노래가 울려퍼지는 순간
나는 그의 목소리를 듣는다.
 
내 상상 속에서 벡의 음악은 그 자체로 살아숨쉰다.
유키오의 목소리도 그 자체로 살아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원작소설보다 재미없듯이,
만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도 원작만화보다는 재미없다.
그의 목소리가 궁금하긴 하지만 애니메이션이 꺼려지는 이유다.
 
해롤드 사쿠이시라는 국적불명의 이름을 가진 만화가가 그려나가는
음악의 세계는 자극적이지 않지만 재미있다.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리게 만드는 힘이 있다.
 
내가 키튼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듯이,
벡을 향한 홀림도 당분간 계속되기를 원한다.
 
일본의 저력은 확실히 이런 다양함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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