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보슬비 > 세계명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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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zente des Sommers V Artist: Franz Heigl Size: 16x20 inches 1 Gerbera Spectrum by Allen Fine 2 Cobalt Collection by Carol Rowan 3 Cobalt Collection by Carol Rowan 4 Believe, Hope, Dream Wall Poster 5 Still Life with Dahlias by Henri Matisse 6 Vase Avec Marguerites et Conquelicots (Daisies & Poppies) by Vincent Van Gogh 7 Les Iris (Editor's Choice) by Vincent Van Gogh 8 Patty's Tulips by Carol Rowan 9 Patty's Tulips by Carol Rowan 10 Grande Vaso di Fiori by Pierre-Auguste Renoir 11 Reflections of the Past by Harvey Edwards 12 Reflections of the Past by Harvey Edwards 13 Tulips in a Vase by Pierre-Auguste Renoir 14 A Vase of Roses, 1890 by Vincent Van Gogh 15 Red Anemones III by Amy Melious 16 Lace Flowers by Masao Ota 17 Lace Flowers by Masao Ota 18 Magnolias and Hydrangeas by Joe Anna Arnett 19 Magnolias and Hydrangeas by Joe Anna Arnett 20 Tulips in White Vase by Danhui Nai 21 Yellow Tulip by Judy Mandolf 22 Asian Influence I (textured paper) by Alfred Gockel 23 Asian Influence I (textured paper) by Alfred Gockel 24 Vase with Oleanders and Books by Vincent Van Gogh 25 Vase with Oleanders and Books by Vincent Van Gogh 26 Iris Strauss, 1890 (Editor's Choice) by Vincent Van Gogh 27 Iris Strauss, 1890 (Editor's Choice) by Vincent Van Gogh 28 Anemones by Henri Matisse 29 Anemones by Henri Matisse 30 Fresh Cut Flowers II by Heinz Voss 31 Morning Arrangement, 1987 by Patton Wilson 32 Lilacs in Window by Mary Cassatt 33 Crimson Poppies by Beverly Jean 34 Apple Blossom by Pauline Campanelli 35 Apple Blossom by Pauline Campanelli 37 Tige d'Amandier Fleuri (Blossoming Almond Branch) by Vincent Van Gogh 38 Bouquet of Flowers by Pierre-Auguste Renoir 39 Nantucket Blue by Robert Duff 40 Nantucket Blue by Robert Duff 41 Toothpaste, Ferns, & Sink by Bettina Bunce 42 Toothpaste, Ferns, & Sink by Bettina Bunce 43 Mixed Flower Tub by Charlene Olson 44 Mixed Flower Tub by Charlene Olson 45 Table with Peonies by Judy Mandolf 46 Table with Peonies by Judy Mandolf 47 Tulips by Shirley Felts 48 Ensemble I by Richard Henson 49 Tulips in a Vase by Pierre-Auguste Renoir 50 Pansies and Forget Me Not by Albert Tibulle Lavault 51 Pansies and Forget Me Not by Albert Tibulle Lavault 52 Nature's Glory II by Albert Williams 53 Nature's Glory II by Albert Williams 54 Hydrangeas Arrangement by Peggy Sibley 55 Spanish Still Life by Henri Matisse 56 Spanish Still Life by Henri Matisse 57 White Tulip by Judy Mandolf 58 Poppies, 1886 by Vincent Van Gogh 59 Purple Gem by Y Ichikawa 60 Purple Gem by Y Ichikawa 61 Grasses in Red Vase by Carol Rowan 62 Life's Passions (signed) by Harvey Edwards 63 Purple Anemones Claire Winteringham 64 Tournels (Two Cut Sunflowers 1887) by Vincent Van Gogh 65 Tournels (Two Cut Sunflowers 1887) by Vincent Van Gogh 66 Simple Pleasures (signed) by Harvey Edwards 67 Simple Pleasures (signed) by Harvey Edwards 68 Five Green Flowers by Emma Davis 69 Pink Tulips and Ivory Cup by Silvia Vassileva 70 Les Arums, 1941 by Tamara De Lempicka 26x40 inches 71 Daisies by Bob Timberlake 72 Daisies by Bob Timberlake 73 Callas Dans un Vase by Virginia Huntington 74 Bouquet of Mixed Roses by Abbott Graves 75 Still Life I by Y Ichikawa 76 Single Red Flower by Emma Davis 77 Soft Light I by Sally Wetherby 78 Gerbera by Judy Mandolf 79 Solo Tulip by D. Stefanich 80 The Language of Color 81 Shower, Palms, & Shampoo by Bettina Bunce 82 Shower, Palms, & Shampoo by Bettina Bunce 84 Crimson Poppies by Beverly Jean 85 Lilies in Red by Sangita 86 Still Life with Pink and Red Roses by Jean Capeinick 87 Still Life with Pink and Red Roses by Jean Capeinick 88 May Baskets by Pauline Campanelli 89 May Baskets by Pauline Campanelli 90 Ivy Geraniums by Philip Craig 91 Ivy Geraniums by Philip Craig 92 Wild Rose Berries, 1987 by Pauline Campanelli 93 Wild Rose Berries, 1987 by Pauline Campanelli 94 Interieur a la Fenetre Ouverte by Raoul Dufy 95 Interieur a la Fenetre Ouverte by Raoul Dufy 96 by John Singer Sargent 97 Yellow Roses with Cage of Parakeets by Henri Matisse 98 Yellow Roses with Cage of Parakeets by Henri Matisse 99 Sax & Vase Wall Poster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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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혜경님>이 만든 문서입니다.

아이들에게 이 내용을 어떻게 활용하는게 좋을지 생각해봅시다.(엄마 제 말좀 들어보세요. 공감하는 항목에 별붙이기. 데일리콜에 참고하기 등등 ) 아이들과 선생님간의 공감대와 신뢰관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선생님들의 교육방법에도 많은 참고가 되겠군요.

1. 저를 버릇없는 아이로 내버려두지 마세요. 부모님을 시험하기 위해 여러가지 요구를 하지만 다 얻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2. 저에게 단호한 태도를 보이는 것을 망설일 필요는 없어요.

3. 저에게 나쁜 버릇이 생길 때까지 내버려두지 마세요.

4. 제가 어리다고 업신여기거나 무시하지 마세요. 우습게 여기면 저는 터무니없이 다 자란 척하거나 잘난 척하거든요.

5. 가능하면 사람들 앞에서 나무라지 마세요. 조용히 둘이 있을 때 지적해 주시면 저는 더 잘 알아들을 수 있어요.

6. 제가 저지른 잘못의 결과에 대해 너무 보호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고통스러워도 제가 저지른 일에 대해선 책임을 느껴야하거든요.

7. 저의 실수가 죄악인 것처럼 말하지 마세요. 죄책감은 저의 존재 가치를 좀먹으니까요.

8. '엄마 미워' 라고 했을 때 너무 화내지 마세요. 제가 미워하는 것은 엄마가 아니라 절 윽박지르는 엄마의 권위니까요.

9. 제가 아프다고 할 때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실 필요는 없어요. 가끔씩은 관심을 끌려고 괜히 한 번 그래 보기도 하거든요.

10. 전 정말 잔소리가 싫어요. 그렇게 계속 잔소리 하시면 저는 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귀먹은 척 할 거에요.

11. 저에게 경솔한 약속은 하지 마세요. 부모님이 약속을 못 지키시면 저는 실망한답니다.

12. 저는 정확하게 표현할 능력이 아직 없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 주시면 차차 잘하게 될 테니까요.

13. 제가 정직하지 못하다고 너무 몰아세우지 마세요. 저처럼 어린 아이들은 겁이 많아서 쉽게 거짓말을 하니까요.

14. 제가 질문할 때 회피하지 마세요. 안 가르쳐 주시면 저의 큰 호기심은 사라지거나 엉뚱한 데에 가서 다른 답을 찾으려고 할테니까요.

15. 제가 무서움을 잘 탄다고 바보 취급하지 마세요. 어린아이들은 무서워할 때가 많다는 것을 이해해 주세요.

16. 어른들은 완벽하거나 결점이 없다고 말하지 마세요. 부모님이 완벽하지 못하고 결점을 드러낼 때 제가 너무 충격을 받게 되니까요.

17. 일관성이 없으면 곤란해요. 이랬다저랬다 하시면 부모님을 신뢰할 수 없어요.

18. 저에게 사과하는 것을 자존심 상해하지 마세요. 솔직한 사과는 부모님을 더 신뢰하고 좋아하게 하니까요.

19. 저는 이것저것 실험해 보기를 좋아해요. 그런 시도 없이는 잘 할 수 없으니 이해해 주세요.

20. 제가 얼마나 빨리 성장하는지 잊지 마세요. 어려우시겠지만 제가 자라는 것처럼 부모님도 성장하세요.

21. 저는 부모님의 사랑과 이해 없이는 살 수가 없어요. 제가 아침저녁으로 말씀드리지 않아도 잘 아시잖아요.

 

 ## 위의 충고 21가지는 물론 어른이 쓴 글이겠지만, 아이들에게 직접 예쁜 편지지라도 주면서 엄마 아빠에게 하고 싶은 충고를 적어달라고 해 보면 어떨까. 물론 전부 수용하겠다는 개방적인 분위기가 전제되어야 실효가 있을 것이다.

20번의 충고는 정말 마음에 새겨두어야겠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이들을 따라 부모도 성장하여야한다. 아이들의 발걸음에, 아이들의 눈높이에, 아이들 나름의 싱싱한 가치관에 뒤처지지 않는 엄마가 되기 위해, 우리 가훈이 뭐냐고 묻는 아이에게 난 서슴치않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라고 말해주었다.

10번의 충고는 얼마전 이야기를 나눈 학생의 엄마와 나누었던 이야기랑 같은 경우다. 3학년 남자아인데, 전혀 남의 말에 귀를 귀울이지 않는다. 어쩌다 하는 대답도 근성이고 상대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고 이해하고 그에 적절한 반응을 하려고 하지 않아, 수업 내내 나의 애를 태우는 아이다. 한달을 두고 보니, 아이가 귀기울여 듣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그런 능력이 소진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충고를 하면 오히려 자기가 들은 게 맞고 선생님이 그렇게 말하지 않았냐면서 도리어 억지를 부리곤 했다. 아주 난감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해서, 먼저 전화를 걸어온 그 어머니에게 그런 문제점을 슬그머니 꺼냈더니 봇물 터지듯 이야기를 풀었다. 그 분도 그런 아이의 태도로 고민을 많이 했던 눈치였다.

그 어머니는 자신의 태도에 잘못이 있다는 것을 얼마 전부터 알고 요즘은 잔소리를 자제하려고 엄청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무슨 잔소리를 그렇게 할 게 있냐고 하는 내 물음에, 그저 보기만 해도 뭐든 동생보다도 느려서 속이 터진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채근하고 윽박지르고 결과에 대해 칭찬보단 동생과 비교하여 핀잔주고 잔소리 하고, 그랬다고 한다. 이제라도 원인을 알았으니 되도록 잔소리를 줄이고 있단다. 듣는 건 세상을, 사람을 이해하는 데 기본이라 생각한다. 나도 때로는 귀먹은 척 하고 살 때가 있지만...  이 아이의 마음의 병이 서서히 사라져가는 걸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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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보슬비 > 이외수님의그림 감상과 글



 





          안개꽃은 싸락눈을 연상시킵니다.
          그대가 싸락눈 내리는 날 거리에서 고백도 하기 전에
          작별한 사랑은 어느날 해묵은 기억의 서랍을 떠나
          이세상 어딘가에 안개꽃으로 피어나게 됩니다.
          아무리 방황해 보아도 겨울은 끝나지 않습니다.
          불면 속에서 도시는 눈보라에 함몰하고 작별은 오래도록
          아물지 않는 상처가 됩니다. 그러나 정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랑이 꽃으로 피어나게 된다면
          그대가 싸락눈 내리는 날 거리에서 고백도 하기 전에
          작별한 사랑은 아무래도 안개꽃으로 피어나게 되지 않을까요.












            어디쯤 봄이 오고 있을까
            잠결에도 내다보는 유리창 바깥
            그대 홀로 먼 길을 떠나는 겨울이
            아직도 깊어 걸음마다
            백엽식물로 번성하는 성에의 수풀











          비록 절름거리며 어두운 세상을 걸어가고 있지만요.
          허기진 영혼 천길 벼랑 끝에 이르러도
          이제 절망 같은 건 하지 않아요.
          겨우내 자신의 모습을 흔적없이 지워 버린 민들레도
          한 모금의 햇빛으로 저토록 눈부신 꽃을 피우는데요.
          제게로 오는 봄 또한 그 누가 막을 수 있겠어요.











          구제불능이지요.
          아무리 세공을 해 보아도 보석이 되지는 않아요. 다만
          햇살 따가운 봄날에 그대 집 마당가로만 데려다 주세요.
          눈길 한번 주지 않아도 종일토록 흐르는 강물소리.
          누구의 영혼을 적시는지 가르쳐 드리겠어요.











          온 세상 푸르던 젊은 날에는 가난에
          사랑도 박탈당하고 역마살로 한 세상 떠돌았지요.
          걸음마다 그리운 이름들이 떠올라서 하늘을 쳐다보면
          눈시울이 젖었지요. 생각하면 부질없이 나이만 먹었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알 수 있지요. 그리운 이름들은 모두
          구름 걸린 언덕에서 키 큰 미루나무로 살아갑니다.
          바람이 불면 들리시나요. 그대 이름 나지막히 부르는 소리.











          아무리 정신이 고결한 도공이라도
          영원히 깨지지 않는 도자기를 만든 적이 없듯이
          아무리 영혼이 순결한 사랑이라도
          언젠가는 금이 가고 마는 줄 알면서도
          칸나꽃 놀빛으로 타오르는 저녁나절
          그대는 무슨 일로 소리죽여 울고 있나요.











          유년의 여름날 초록 풀밭에 누우면 생시에도
          날아가는 새들의 영혼이 보였다. 그 시절에는
          날마다 벽에다 금을 그으며 내 키를 재 보았다.
          그러나 내 키는 조금도 자라지 않았다. 단지
          날아가는 새들의 영혼만 조금씩 길어지고 있었다.











          지난 밤 그대에게 보내려고 써 둔 엽서.
          아침에 다시 보니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어 성냥불을 붙였다.
          끝까지 타지 않고 남은 글자들. 외. 로. 움.











          마음을 비우면 인생이 아름다워진다는 말을 누가 믿으랴
          젊은놈들은 모두 구정물처럼 혼탁해진 도시로 떠나버리고
          마을 전체가 절간처럼 적요하다 기울어지는 여름풍경 속에서
          하루종일 허기진 그리움으로 매미들이 울고 있다
          평상에 홀로 앉아 낮술을 마시는 노인의 모습
          이따금 놀빛 얼굴로 바라보는 먼 하늘이 청명하다
          인생이 깊어지면 절로 구름의 거처를 묻지 않나니
          누가 화답할 수 있으랴 부처가 연꽃을 들어 보이지 않아도
          노인이 먼저 입 가에 떠올리는 저 미소











          가을밤 산사 대웅전 위에 보름달 떠오른다
          소슬한 바람 한 자락에도 풍경소리 맑아라
          때로는 달빛 속에서 속절 없이 낙엽도 흩날리고
          때로는 달빛 속에서 속절없이 부처도 흩날린다
          삼라만상이 절로 아름답거늘 다시 무슨 깨우침에
          고개를 돌리랴 밤이면 처마 밑에 숨어서
          큰스님 법문을 도둑질하던 저 물고기 지금은
          보름달 속에 들어앉아 적멸을 보고 있다











          이제는 마른 잎 한 장조차 보여 드리지 못합니다
          버릴수록 아름다운 이치나 가르쳐 드릴까요
          기러기떼 울음 지우고 떠나간 초겨울 서쪽 하늘
          날마다 시린 뼈를 엮어서 그물이나 던집니다
          보이시나요 얼음칼로 베어낸 부처님 눈썹 하나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지나간 날들은 망실되고
          사랑한 증거도 남지 않았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
          자폐증에 빠져 있는 겨울풍경 속으로 눈이 내린다
          눈이 내리면 시간이 깊어진다 인생은 겨울밤
          얼음 밑으로 소리죽여 흐르는 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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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보슬비 > 바스키아의 그림들..

장미셀 바스키아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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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천국의 아이들>을 보면서 착한 누이를 생각했다. 이 영화에 나온 알리의 누이동생 자라처럼 내 누이도 착하고 부지런한 꼬마였다. 위로 두억시니처럼 거친 오래비가 둘이고 누이는 고명딸이었다. 하지만 남아선호로 똘똘 뭉친 어머니 밑에서 누이는 마음고생도 참 많았다. 

알리네 집처럼 가난하진 않았지만 우리 집도 궁상맞기는 매 일반이었다. 시골에서 이불짐 하나 이고 올라오신 어머니는 가난을 벗기 위해 모진 고생을 감내하셨다. 노량진 본동 산꼭대기 지붕에 루핑얹은 판자집에서 곁방살이를 하면서 어머니는 아버지가 하루걸러 집에 들어올 때만 숯불을 피워 밥을 하셨다. 한겨울에도 방에 군불 한번 안때고 밥도 밥먹듯 거르면서 말그대로 안먹고 안입는 원시적 자본축적을 이루어내셨다. 그렇게 석삼년만에 그림같은 양옥집을 사서 이사를 갔고, 십년이 못돼서 고래등같은 이층집을 지었다. 하지만 빛나는 자수성가의 과정은 여전히 처절한 절약과 궁핍의 연속이었다.

나는 지금도 한낮에 누워있으면 세스나 경비행기의 우웅하는 프로펠러 소리가 환청처럼 들린다. 아마 오후 2시쯤일게다. 어머니는 늦은 아침을 먹이고 점심을 건너뛰기 위해 그때쯤 삼남매를 억지로 낮잠재우려 했던 모양이다. 오지 않는 잠을 청하노라면 어디선가 우웅하는 비행기 소리가 들렸다. 매일 그 소리를 들으면서 잠에 빠져들었던 기억때문에 그 후론 있지도 않을 그 소리가 거짓말처럼 들리곤 했다. 

배고팠다. 늘 군침이 돌고 눈이 횅했다. 점심을 건너뛴 저녁밥상은 늘 수제비 아니면 떡라면이었다. 지금 라면스프처럼 생긴 것이 미제 깡통에 가득 들어있었는데 그걸 두어숫갈 물에 풀고 수제비를 떠서 한사발씩 먹었다. 삼십년이 넘도록 그 냄새가 잊혀지지 않는다. 떡라면도 정말 징글징글했다. 아무리 먹어도 끝이 없었다. 아이들이 밀가루 음식에 넌덜머리를 내자 어머니는 드디어 찬밥을 물에 말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도 이상한 일은 어째 뜨거운 밥은 없고 양은 밥통 가득히 찬밥만 있느냐 말이다. 여름엔 찬물에, 겨울에는 뜨거운 물에, 반찬은 김치 한보시기가 끝이었다. 나는 지금도 딴건 몰라도 찬밥만큼은 절대 사절이다. 도시락도 찬밥이면 절로 이맛살을 찌푸린다. 

동네아이들이 아이스케키나 뽑기 같은 군것질을 할 때면 우리 남매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집안으로 뛰어들어왔다. 그걸 물끄러미 보고있는게 어린 나이에도 너무 자존심상하는 일이었다. 그거 한번 배터지게 먹어봤으면, 아니 그냥 가끔씩 한입 만 먹을 수 있다면. 참다 못해 어린 동생은 아이들이 먹다 땅에 떨어진 게 있으면 주워먹기도 했다. (그걸 땅그지라고 한다더군.) 어머니는 그런 눈물없이 볼 수 없는 참상을 짐짓 모르는체 하면서 우리에게 <그렇게 살면 거지된다>고 가르쳤다. 아이들이 먹을 것을 갖고 잘난체 하는 꼴을 참다못해 <우리엄마가 니네집 망한대, 거지된대>라고 쏘아붙였다가 동네싸움 날 뻔 한 적도 있었다. 우리 남매의 어린 시절은 하루종일 심심하고 배고팠던 기억만이 목욕탕안의 수증기처럼 가득하다. 

다들 왜 그렇게 극성맞았는지 우리들은 엄청나게도 싸워댔다. 형제는 하루가 멀다하고 툭탁거렸고 그 바람에 휘말려 막내누이까지 노상 얻어맞고 울곤했다. 어머니는 장남이 잘돼야 집안이 제대로 선다고 생각하는 양반이었기 때문에 동생들은 못난 형이요 큰오빠에게 모든 것을 양보해야 했다. 좋은 옷 맛난 음식 학용품 과외 등등... 동생들은 옹졸하고 이기적이며 절대로 베풀 줄 모르는 맏이에게 끝없이 양보하고 또 양보했다. 특히 누이의 희생은 절대적이었다. 몇년전 명절이라 다들 집에 모였는데 누이가 옛날 눈물났던 얘기를 우스개소리처럼 꺼냈다. 어느날 밤 자기는 자고 오빠들은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뭔가 먹을 것을 사들고 오셨더란다.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눈이 번쩍 뜨였지만 얼마나 어머니가 때려잡았는지 도저히 눈치 보여 일어날 수가 없더란다. 그때 어머니가 자기는 깨우지 말라고 하면서 오빠 둘한테만 먹을 것을 나눠주는데 쩝쩝 소리하며 맛있는 냄새하며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지만 끝내 일어나지 못했단다. 그날 속으로 울면서 얼마나 어머니와 오빠들을 원망했는지 모른다고 했다.

그 말끝에 누이는 평생 가장 창피했던 기억이라며 웃지못할 에피소드 하나를 더 꺼냈다.  초등학교때 어느날 갑자기 신체검사를 하게 됐단다. 다들 빤쓰바람으로 한줄로 서라고 하는데 미치겠더란다. 오빠가 입던 남자 삼각빤쓰를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앞에 뻥 뚫린 삼각빤쓰, 그것도 너덜너덜 구멍이 난 것을 선생님과 아이들 앞에서 보여야 한다니. 와 하늘이 샛노랗더란다. 누이는 그날 자기가 어떻게 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고 했다. 워낙 당황하고 놀라서 아무 생각이 없었고, 다만 그런 걸 딸에게 입힌 어머니를 지독하게 원망했던 기억만 또렷하다고 했다.

누이는 참 착했다. 어렸을 때 코수술을 여러번 받아야 했다. 한번 수술 받을 때 몇시간씩 전신마취를 해야할 만큼 큰 수술이었다. 누이가 입원치료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가방 가득히 맛있는 것을 넣어오곤 했다. 병원에 있을 때 받은 것을 안먹고 가져오는 것이다. 미군부대에 다니던 아저씨가 넣어준 캠벨 양송이스프의 그 고소한 맛을 지금도 잊지못한다. 그때의 감동때문에 지금도 마켓에 가면 꼭 한두개씩 집어 넣지만 입맛이 변했는지 정작 먹지는 않고 냉장고 안쪽에 처박아둔다. 언젠가 누이가 아팠을 때(홍역이었나) 아버지가 약으로 바나나 한덩어리를 사오셨다. 그게 보통 물건이건가. 당시 바나나는 감히 우적우적 베어먹을 수 있는 그런 먹거리가 아니었다.  아 바나나!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 아니던가. 그 향긋한 바닐라 맛의 상아색 알맹이를 살짝 깨물면 입안에 착 달라붙던 속살의 그 촉감. 갈갈이처럼 속껍질을 갉아먹은 후에도 하루종일 껍질을 들고다니며 그 이국적인 남양의 잔향에 황홀해하기도 했던 시절. 고작 열살도 안됐을 어린 누이는 자기 약으로 사온 바나나를 내게 주면서 어서 먹으라고 했다. 그 바나나를 빨면서도 지지리 못난 오래비 녀석은 왜 누이한테 한 입 먹어보란 얘기도 못했을까.    

어렸을 때 총기가 대단했던 어머니는 시원찮아 빠진 남동생 둘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소학교 졸업으로 학교와 영영 이별을 해야했다. 학교에 보내달라고 울고불고 매달렸던 어머니는 끝내 자기 소원을 들어주지 않은 외할아버지를 용서하지 않았다. 어머니가 그렇게 모질고 악착스럽게 돈을 모아야했던 첫번째 이유는 자식들에게 원없이 공부를 시키기 위해서였다고 하셨다. 어머니 말씀대로 무지막지한 돈을 과외비로 쓸어넣었다. 꼭 그렇게 해야 했을까 싶을 정도로 어머니는 다른 집 아이들이 하는 과외라면 하나도 빼놓지 않고 끼워넣었다. 고등학교 3년동안 갖다바친 과외비만해도 집 한채 값이 넘었을 게다. 과외방으로 쓰이던 우리집에 숱하게 드나들던 아이들중에는 정주영씨의 손자들도 있었다. 빗나가는 얘기지만 그 아이들이 국사과외를 하러 왔는데 맨발에 금목걸이를 하고 온 것이 너무 신기해서 내내 곁눈질했었다. 그 아이들을 태워온 자가용들이 좁은 골목길을 빼곡하게 채웠던 장면도 기억이 난다. 얼굴은 기억이 안나는데 그중 한 아이가 정세영씨 아들로 현대자동차사장을 했다가 사촌형 몽구한테 뺏기고 현대정공 사장으로 간 친구다. 눈주위가 부석부석한 것이 하나도 안변해서 금방 알아보았다. 어머니는 지금도 현대그룹 손자들하고 과외했던 얘기를 하시면서 내심 당신의 교육열에 흡족해하신다.

그렇게 과외를 하고도 재수를 거쳐 대학에 들어갔다. 나만큼은 아니어도 역시 어머니의 적잖은 교육투자를 받았던 동생은 무난히 같은 대학에 입학했다. 어머니는 둘을 서울대에 넣고 나서 이제 다 끝났다라고 해방감을 느끼셨던 모양이다. 그러다가 여태 눈에 들어온 적 없던 막내딸이 고2가 된 것을 아시고는 누이에게 한마디 하셨단다. 오빠들한테 다 빨리고 더이상은 못버티겠다. 네가 가겠으면 가거라. 그동안 오빠들 공부하는데 여벌로 끼어 한구석에 앉아있다가 끄덕끄덕 졸면 저 계집애가 오빠들 방해나 한다며 저리가서 자라고 핀잔이나 듣던 누이. 중학교때 반에서 십등 안에는 들었는지 조차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던  그녀는 주위의 상대적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이대에 당당히 합격했다. 어머니는 그런 누이를 처음으로 대견하다며 칭찬하셨다. 거저 키웠는데 이대를 가네. 남들은 별 난리를 치고도 못가는 이대를 그냥 들어가네 글쎄. 그러다가도 이대가 별거 아닌거 아녀. 그렇게 공부하고도 들어가니 이대가 뭐 그려. 라고 공없는 말씀으로 말끝을 흐리셨다.   

착한 그 누이가 이제 마흔의 중년이 됐다. 두 아들의 어머니요, 시부모를 한집에 모시고 사는 외며느리로 집안의 대들보 노릇을 하고 산다. 고등학교 선생을 십수년하면서 학생들한테 가장 인기있고, 선생들 사이에서도 싹삭하다고  인정받을 만큼 친화력이 좋은 사람이다. 그 누이가 지금은 많이 힘들어 하고 있다. 몇년전만해도 집안이 윤기가 반질했는데 얼마전에 어머니가 갔다오시더니 예전같지 않더라고 하셨다. 생활고도 있고, 시부모님과 아이들에 치이는 일도 많은가보다. 남편이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한다고 밖으로 도는 것도 걱정스러운 모양이다. 가끔 투정처럼 오빠가 잘되서 좀 도와주라고 하지만, 제 앞가림하기 바쁜 멍충이 오빠는 지금도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여전히 엉거주춤할 뿐이다.

오빠가 구두를 잃어버렸다고 하자 그럼 난 어떻해라고 하며 금방 눈물이라도 주루룩 흘러내릴 듯한 눈으로 쳐다보던 자라. 오빠의 큰 운동화를 신고 달려가다 도랑에 한짝을 빠뜨리자 그걸 잡으려고 도랑을 따라 종종걸음치며 연신 헛손질을 해대던 가련한 누이. 늘 설겆이를 하거나 아기동생을 돌보면서도 힘들다고 투정한번 부리지 않는 누이. 커다란 눈망울의 알리는 누이에게 오빠만 믿어 하면서 발이 터지고 찢기도록 달음박질을 했는데 이 오빠는 이날 입때까지 무엇하나 해주는게 없구나. 이렇게라도 몇줄 적으면 반성이라도 될까 싶어서, 혹시 네가 조금이라도 마음이 좋아질까 해서 한밤중에 쓴다. 내일 전화라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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