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박노해

 

사람들은 하루 아침에 꽃이 피었다고 말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떠오른 별이라고 말들 하지만

어느날 그 사람이 너무 쉽게 변해가고
하루 아침에 그가 무너졌다고 말들 하지만

꽃도 별도 나무도 사람도
하루 아침에 쉽게 변하지 않는다

조금씩 조금씩 변함없이 변해간다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나빠지고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좋아질 뿐

사람은 하루 아침에 변하지 않는다
세상도 하루 아침에 좋아지지 않는다

우리는 다만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작은 일을 끈질긴 사랑으로 밀어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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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인은 요즘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눔은 잘 되고 있는건가.

시인의 심성으로 결코 쉽지않은 일을 하고 있는 그에게

작은 보탬이라도 주고 싶다.

나처럼 몰인정하고 표독한 인간에게 그런 마음을 갖게 하는

박시인과 나눔의 사람들에게 감사한다.

박노해. 그의 본명은 기억나지 않는다.

분노와 좌절로 찢기고 터졌던 젊은 시절

그의 시는 흉터를 어루만지는 동료의 따뜻한 손길이었다.

다시 일어서게 붙잡아 일으키는 굳은 악수였다. 

단 한권의 시집만으로 나를 위무한 사람은

김지하도, 신동엽도, 고은도, 백무산도, 푸시킨도, 소월도 아니었다.

박시인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탄핵반대인가, 반전반핵인가, 그도 아니면

지금 무슨 생각을 해야하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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