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자씨는 작년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들어왔다. 청년실업난이 좀처럼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요즘 김씨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심상찮은 소문이 들려왔다. 회사가 다른 쪽에 인수된다는 것이었다. 인수후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감원이 있을 거라고 한다.
"이 회사는 온통 불안하다. 당신과 이 상황을 점검해보고 싶다. 이 회사가 다른 회사로 넘어갈지 모른다고 한다. 그것이 사실인가? 항상 소문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정말 나를 불안하게 한다. 주말에도 그 걱정을 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마음이 안정될 수 있겠는가?"
Q. 그 소문이 어느 정도 신빙성있는 얘기인가요?
A. 그동안 내색하지 않던 부장님도 "짐쌀 때가 된 것 같아"라고 하시는 걸로 봐선 임박한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 회사는 자금난때문에 이대로 가다간 부도를 못면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넓혀온 시장과 브랜드가 있기 때문에 인수라도 되는 거랍니다.
Q. 아직 확실치는 않지만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얘기해봅시다. 회사가 인수합병됐을 때 어떤 일이 생길 것 같아 불안해하십니까?
A. 구조조정과 감원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저희 부서는 우선대상이 될 것 같습니다. 이제 실업자가 되면 취직도 더 어렵고, 여자친구와 결혼도 해야하는데 정말 걱정입니다.
Q. 감원은 개인의 문제를 떠나서 회사차원의 일이라, 원한다고 해서 될 일은 아니겠지요. 만일 불가피하게 해고가 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A. 저야 사업 같은 것을 할 자본도 없고, 당장 가족을 부양해야하는 입장이니 서둘러 취직준비를 해야할 겁니다. 그런데 요즘같아서는 취직도 힘들 것 같아요. 아직 경력이 쌓이지도 않아서 거의 신입사원과 다름없는데 누가 뽑아주겠어요?
Q. 빨리 취업해서 안정을 되찾는 것이 김선생님의 목표로군요. 그런데 경력이 일천하고 취업난이 악화돼서 취업하기 어렵다는 얘기입니까?
A. 예. 그렇습니다.
Q. 하지만 지금같은 상황에서도 회사들은 좋은 인력을 계속 뽑고 있습니다. 김선생님께서는 이미회사를 다닌 경험이 있기 때문에 좋은 인력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시지 않습니까?
A. 물론입니다. 예전에는 컴퓨터와 영어를 잘하고, 지식이 많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회사생활을 해보니 고객마인드가 잘 갖춰져 있고 대인관계가 원만한 사람이 훨씬 필요하더군요. 그런 점에서 일년동안의 경험이 있으니 완전 초보보다는 낫겠지요.
Q. 좋습니다. 만일 이력서를 쓰신다면 일년전보다 어떤 점을 더 강조하시겠습니까?
A. 현장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곧바로 실무에 투입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겠습니다. 그만큼 회사가 원하는 것을 빨리 포착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구요, 부장님이나 이사님의 추천도 필요하다면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분들이 저를 키워주셨거든요.
Q. 요즘 회사들이 신입사원을 뽑을 때 가장 중점을 두는 사항입니다. 현장실무능력이 신입사원들보다 월등하다는 점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A. 아직 관리자로 훈련받지는 못했지만, 그분들을 모시고 일하면서 배운 것이 많습니다. 특히 고객서비스의 중요한 원칙들은 잘 알고 실천해왔습니다. 그리고 서비스요원 훈련을 어떻게 시켜야 하는지, 관련부서와 어떻게 일해왔고 주요 실적은 어떤 것이었는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겠군요. 면접때 3분정도 시간을 달라고 요청해서 제 성공사례를 소개해보겠다고 하는 겁니다. 그리고 고객서비스 파트에서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자신있게 요청하는 건 어떨까요?
Q. 좋은 생각입니다. 김선생님은 취업전선에 다시 들어간다해도 매우 뛰어난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본인이 자기의 강점을 잘 모르시기 때문에 불안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 어떤 회사에 들어가길 원하십니까? 그 회사에 어떻게 접근하시겠습니까?
A. 사실은 이번에 저희 회사를 인수한다는 동현엔지니어링에 가고 싶었습니다. 그 회사는 경영자들의 수완도 좋고, 자금력이 풍부해서 사업추진력이 월등하다고 들었습니다. 인수후에 전 직원대상으로 인터뷰가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때 주눅들지 말고 제가 준비한 것을 설명할까 생각중입니다.
Q. 그대로 좋겠지요. 그렇게 하시는데 혹시 걸리는 건 없으십니까?
A. 사실 감원되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저혼자 살아보겠다고 그러는게 자존심도 상하고 주변에 눈치도 보입니다. 그냥 대세에 따르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Q. 다른 분들은 인수될 경우 모두 회사를 그만두거나 포기할 생각들이신가요? 혼자 살아보겠다고 그러는 것 같다고 하시길래 물어보는 겁니다.
A. 그렇지 않겠지요. 가능한 남아있으려고 하겠지요. 저마다 노력할 겁니다. 경영진들은 한 사람이라도 고용승계를 하게 해주려고 노력할거구요.
Q. 그렇다면 회사에 계속 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요. 그런 노력을 비난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설사 있다해도 귀기울일 필요가 없겠지요. 대개의 경우 대세를 따라 다같이 그만둘 수는 있지만 그 이후에도 함께 행동하는 경우는 드물더군요.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A. 제가 감상적으로 흘렀던 것 같습니다.
Q. 오늘 코칭한 결과에 대해 정리해주시겠습니까?
A. 많이 답답했습니다. 민감한 문제라 윗분들한테 상의를 드릴 수도 없고. 저만 아무 대책없이 이러고 있는게 아닌가 당황했습니다. 제 목표는 감원을 당하더라도 빨리 취직해서 안정을 찾아야갰다는 것이었고, 제가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건 아직 경력이 일천해 강점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코칭을 받다보니 그 경력이 신입들로서는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강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고 많은 위안을 받았습니다. 자신도 생기구요. 가능하면 저희 회사를 인수할 곳에 제 생각을 표현해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것이 창피한 일이 결코 아니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