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그의 못된 버릇이 나왔다. 그 녀석은 정말로 나를 화나게 한다. 그는 미팅때마다 자신이 주도권을 쥐려하고, 다른 모든 사람들을 짓밟는다. 그리고 우리가 어리둥절한 사이에 혼자서 모든 것을 차지하는 것 같다. 이제 그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화가 치미는 정도가 되었다. 내가 화를 내면 문제해결에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알지만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다른 모든 팀원들이 똑같이 느끼고 있다는 것을 잘 안다. 나는 당신에게 그가 누구인지 다 말했다. 그를 다른 부서로 보내야할 것 같다. 당신은 내가 어떻게 해야된다고 생각하는가?"

김부장은 기획팀 이진광대리때문에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지금 회사는 합병인수때문에 범사적 TFT를 구성해 연일 강행군을 하고 있다. 그런데 기획팀에서 온 이대리는 TFT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교묘한 잔머리를 쓰고 있다. 몇번 주의를 주었지만 이대리는 안중에 없다. 팀에서 빼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고 했다. 김부장을 코칭했다.

Q. 이대리가 기획팀에서 왔다면 TFT에서 비중이 꽤 높겠군요.

A. 그렇다고 할 수 있지요. 기획팀이 이번 합병인수작업에 주체가 되고 있으니까 TFT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해도 이렇게 안하무인격으로 나오면 다른 팀원들이 일할 맛이 나지 않습니다. 공연히 들러리만 서는 꼴이 되선 안됩니다.

Q. 김부장에게 이번 일이 얼마나 중요합니까?

A. 조만간 이사승진이 있습니다. 부장급으로 이 팀에 참여한 것은 제 능력을 보이라는 윗분들의 배려라고 들었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해야 하는데 이래갖고는 어림도 없습니다. 웬만하면 나도 참겠는데 이건 제게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에 꼭 해결돼야 합니다.

Q. 이대리를 다시 돌려보내는 일은 쉬운가요? 그렇게 하면 훨씬 좋아지는 건가요?

A. 사실 돌려보내기도 골치아픕니다. 일단 기획팀과 TFT의 갈등으로 바깥에 비쳐지면 곤란합니다. 아마 이대리는 분명히 그런 방향으로 몰아가려고 할 것입니다. 기획팀장인 상무님은 회사의 실세중의 실세인데 잘못 오해할 경우, 제가 두고두고 원망을 듣게 될 것입니다. 진퇴양난이지요.

Q. 현재 TFT의 역할은 어떻게 규정 돼있습니까?

A. 첫째는 합병인수의 타당성에 대한 사내 각부문의 의견수렴 및 종합검토, 둘째, 합병인수 진행시 각 부문과의 시너지효과 창출입니다. 합병인수와 관련해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이사진에게 정리 보고하는 것이 임무입니다.

Q. 정리해볼까요. 김부장님이 원하시는 목표는 무엇입니까?

A. TFT가 맡겨진 임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완료하는 것입니다. 특정부서에 치우친 의견이 아닌 전사적 여론을 있는 그대로 경영진에 전달함으로써 합병인수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 특정부서가 목소리를 높인다거나, 이익을 독식하는 것은 절대 용납되선 안됩니다.

Q. 지금 말씀하신 내용을 다른 팀원들도 공감하나요? 어떻게 확신하십니까?

A. 다른 부서에서도 기획팀과 이대리의 전횡에 못마땅해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직 확실한 합의는 없지만 TFT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것이니 동의할 것입니다.

Q. TFT의 운영조직과 방법에도 변화가 있어야겠군요. 지금은 어떻게 구성돼있나요?

A. 아무래도 정보나 자료가 기획팀에 집중돼있기 때문에 이대리에 대한 의존도가 높습니다. 다른 팀원들은 자기 부서 입장을 섣불리 얘기하다간 이대리에게 면박을 당하기 일쑤입니다. 그렇습니다. 정상적인 논의가 안되는 것은 기획팀이 정보를 독점하고 있기 때문인가 봅니다. 지금은 그 역할을 그냥 이대리에게 맡겨놓았는데 앞으로는 필요한 자료는 TFT가 기획팀에 문서로 공식요청을 해야겠군요. 어차피 기안결재는 대표이사까지 올라가게 돼있으니,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아예 명문화해서 요청하고 그 자료를 모든 팀원들이 공유해서 모두 정확한 판단들을 할 수 있도록 하는게 좋겠습니다. TFT장이신 박전무께 당장 건의드려야 겠습니다.

Q. 좋습니다. 그런데 이대리가 반발하지 않겠습니까?

A. 그럴지도 모릅니다. 합병인수에 다들 바쁜데 공연히 TFT가 절차에만 신경쓰고 있다고 떠들어댈 것 같습니다. 그러나 TFT를 만든 이유가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합병인수의 공감대와 시너지효과를 넓히자는 취지라고 설명한다면 의견수렴에 필요한 절차와 시간을 허락하게 될 것입니다. 기획부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하면 시간문제는 전혀 없을 것임을 강조하겠습니다.

Q. 계획하신대로 추진하면 별 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만 혹시 염려하고 있는 게 있다면?

A. 아무래도 기획팀과 관계가 껄끄러워지는 것은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원만하게 처리한답시고 고개를 숙일 수도 없는 일이구요. 이대리같은 친구들이 계속 문제를 일으킨다면 기획팀과 사이가 나빠질 수 밖에 없는데 걱정입니다.

Q. 기획팀과 TFT는 적대적 관계인가요? 즉 TFT가 잘되면 기획팀이 힘을 잃는다고 생각들 하나요?

A.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물론 기획팀이 정책결정 등에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합병인수가 기획팀만의 계획대로 진행됐다가 나중에 문제가 발생하면 곤란해지기 때문에 TFT와는 책임면에서 상조하는 관계입니다. TFT가 기획팀의 도움을 받아 전사적 공감대를 만들어가고,  기획팀은 그 공감대를 저력으로 합병작업의 목표와 추진력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Q. 기획팀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정해주고 그들의 존재가치를 전제로 역할분담과 업무흐름도를 만든다면 오히려 기획팀도 편하게 생각할 것 같습니다. 오늘의 논의를 정리해주셨으면 합니다.

A. 처음엔 이대리의 방자한 성격때문에 화가 났지만 문제의 본질은 기획팀에 정보가 독점돼있어 TFT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TFT의 중요성과 주어진 역할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기획팀과의 업무분장과 협력시스템을 만드는게 중요합니다. 일단 기획팀과 윈윈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서(자료수집, 분석처리, 결론 도출, 공감대 확보 및 전파 등), 경영진에 우리 팀이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무엇을 이런 시스템으로 하겠노라고 보고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한다면 과정상에나 추후 합병인수 완료후에도 기획팀이 혼자 책임을 져야하는 일은 없을 터이니 그들도 환영할 것입니다.  이대리도 큰소리칠 건덕지가 없어질 것입니다.

Q. 합병인수가 잘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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