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무님에겐 5명의 매니저가 있다. "내 매니저들에게 회사가 채택한 관리방법을 사용하게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그 가운데 한 사람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팀워크를 활용하지 않는 것 같다. 양화선부장은 전 직장에서 사용하던 낡은 매니징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녀를 회사가 원하는 매니저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Q. 양화선부장이 과거의 관리방식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가 어디 있다고 보십니까?

A. 아마 그녀가 처음으로 정식교육을 받은 관리방식이기 때문에 아주 강하게 의식화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관리방법론도 당시엔 아주 효과적이고 논리적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매료될 만합니다. 양부장은 머리속에 잘 정리된 관리방식을 버리고 굳이 새로운 관리기법을 배워야할 필요성을 잘 못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하루가 다르게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그녀가 일했던 직장과 우리 회사는 사업내용이나 시장이 판이하기 때문에 매니저들은 새로운 관리방법을 익히지 않으면 안됩니다.  

Q. 양부장님의 그런 입장때문에 어떤 문제점이 우려되고 있는지요?

A. 우선 우리의 기업문화에 익숙해있는 직원들과 갈등이 생길 것을 가장 걱정하고 있습니다. 자기에게 숙달돼있는 방식을 직원들에게 강요할 때 상당한 불협화음이 생겨날 것 같습니다. 더우기 양부장은 신속한 업무처리와 위계질서를 상당히 강조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팀워크 프로젝트에 숙달돼있는 직원들과의 갈등이 발생할 경우, 원만하게 해결되기가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기존 간부들과도 적잖은 의견대립이 생길 것입니다. 아무래도 타자의 눈으로 보면 이상하거나 못마땅한 대목이 많이 거슬리겠지요.  

Q. 그렇다면 김상무님께선 어떻게 바뀌기를 바라십니까?

A. 양부장은 대단히 뛰어난 매니저의 자질을 갖고 있습니다. 전직장에서도 탁월한 업적을 보였던 엘리뜨입니다. 나는 그녀가 우리 회사의 새로운 시스템에 대해 선입관을 버리고 진지하게 배우는 자세로 임해주길 바랍니다. 물론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는데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그 과정에 기존 임직원들과 대립하지 말고 서로 협의하고 이해해나간다면 회사도 양부장도 윈윈하지 않겠습니까?

Q. 서로를 아는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데, 회사에선 양부장이 갖고 있는 생각 또는 불만에 대해 충분히 피력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적이 있습니까?

A. 아직 그런 자리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양부장이 나름대로 생각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우리 회사와 관련해서 얘기를 들어보진 못했습니다.

Q. 혹시 회사의 윗분들이 양부장님과 같은 신입 매니저들에게 구체적인 사안을 놓고 포괄적인 경영철학과 회사의 결정방식, 또는 조직운영원칙 등을 설명해주신 적은 있는지요?

A. 사안별로 몇번의 토론이 있었습니다만, 그것을 경영철학의 차원으로 확대시킨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간부교육과 OJT에 우리 회사의 관리방침에 대한 교육 과정이 들어 있습니다만, 회사의 비젼과 철학적 관점에서 다뤄지진 못합니다. 다소 형식에 치우친 감이 없지 않지요.

Q. 우리 회사의 경영철학에 대해 간명하게 한마디로 정리해주실 수 있습니까?

A.  RESPECT 즉 존경입니다. 직원들에 대한 존경, 주주들에 대한 존경, 고객에 대한 존경입니다. 존경하는 마음은 자발성에서 비롯됩니다. 전 임직원의 자발성을 함양하고 보호하는 것이 경영관리의 요체입니다. 그래서 팀워크도 단기적인 성과위주로 운영하기 보다, 모든 직원들을 프로젝트 매니저로 키운다는 장기적 관점을 갖고 있습니다. 

Q. 회사가 양부장을 먼저 RESPECT하는 것이 순서일 듯 한데요. 김상무님께서는 양부장을 어떻게 RESPECT하시겠습니까?

A. 존경의 기본정신은 존경하는 대상의 생각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우선 양부장의 생각이 무엇인지 경청하겠습니다. 그녀에 대한 선입관이나 오해 없이 양부장이 우리 회사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을 들어보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양부장의 발전을 위하는 마음으로  제 생각을 얘기하겠습니다. 만일 그녀의 얘기가 맞다면 주저없이 인정하겠습니다. 나는 그녀에게 우리 두사람의 생각의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잘 정리해서 최고경영자에게 보고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일선 간부의 생각이 최고경영자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것도 우리 회사의 뛰어난 경영철학이란 걸 알게 될 겁니다. 

Q. 관리자교육을 하향전달식으로 하지 않고 교육방법 안에 경영철학이 녹아들어가게 하겠다는 말씀이시군요. 즉 존경하라고 요구하기 전에 존경받는 기쁨을 먼저 맛보게 한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좋습니다. 혹시 그 과정에 어떤 걸림돌은 없을까요?

A. 점차 숙달되겠지만, 그 과정에 우려했던 갈등이 두어번 발생하면 그 뒤로는 양부장에 대해 사람들의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갖게 될까 걱정스럽습니다. 그리고 서두에 말씀하셨지만 교과서에 나오는 얘기와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것은 매우 다른 차원이기 때문에 양부장이 깨달은 바를 과연 실제업무에서도 잘 적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Q.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상무님은 어떤 도움을 주시겠습니까?

A. 양부장 주변의 간부와 직원들이 가장 편하게 도움말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이메일인 것 같습니다. 양부장 스스로 새로운 가치와 시스템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메일을 보내고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있는 말을 해준다면 감사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하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메일을 보낼 것입니다. 그런 우호적 관계가 설정되면 설사 한 두번 실수하더라도 양해하겠지요. 비판보다 함께 해결한다는 것이 또 RESPECT정신 아닙니까?  실제업무에 적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옆에서 지켜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가장 숙달돼있는 임원이나 간부들은 팀워크 매니지먼트를 어떻게 하는가를 면밀하게 보고 들을 수 있게 회의 참관, 각종 기안과 보고서 열람,  질의 응답 등의 기회를 만들까 합니다. 

Q. 양부장과의 토론은 김상무님은 물론 회사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말씀하신 내용을 정리해서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양부장이 고집세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녀의 얘기는 충분히 듣지 않았고, 우리의 얘기도 구체적으로 전달한 바 없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양부장만 우리한테 맞추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서로가 열린 마음을 갖고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양부장의 변화하는 생각들을 사장부터 직원들까지 공유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겠습니다. 주위 간부와 직원들에게 양부장이 피드백을 구하는 편지들을 먼저 보내도록 합시다. 나는 그가 실제 회사업무에 곧바로 적용하도록 하기 위해  참관하거나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할 생각입니다.

Q.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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