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중반의 경영자인 임사장은 직원들과 세대차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다. 회사의 업무특성상 직원들 평균연령은 28세이니 임사장이 아버지뻘 되는 셈이었다. 임사장 딴에는 자식 또래의 직원들에게 편안하게 대해주려고 노력했지만 직원들 입장에서는 불편한 모양이다. 한 과장이 하는 말에 따르면 사장이 너무 어려워 직원들이 할 말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온화한 모습을 보이려 애썼고 직원들과 대화시간을 많이 가져 나름대로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Q. 임사장은 젊은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하고 바라시는 것 같은데요?
A. 그렇습니다.
Q. 어떤 얘기를 하고 싶고, 어떤 얘기를 듣고 싶으신가요?
A. 할 얘기는 많지요. 직장생활했던 경험이나 회사의 비전 같은 것들. 듣고 싶은 것은 요즘 젊은 사람들의 생각과, 회사에 대한 건의사항, 좋은 회사를 어떻게 만들 수 있나 하는 것들이겠지요.
Q. 그런데 직장의 젊은 친구들은 좀처럼 사장님앞에서 얘기를 꺼내려 하지 않는다지요? 그 이유가 뭘까요?
A. 아무래도 나이차가 크니까 어려운 모양입니다. 더구나 사장과 부하직원이라는 위계질서도 작용하겠지요. 물론 얘기를 하다보면 훈계조가 되기도 해서 듣기 싫을 수도 있겠구요.
Q. 다른 임원이나 간부들은 잘 하고 있던가요? 혹시 직원들끼리는 인화가 잘된다고 보십니까?
A. 임원이나 간부중에서 연배가 좀 젊고 같이 어울릴 만한 사람들은 부하직원들과 잘 통하는 것 같습디다. 직원들끼리는 일과후에도 같이 어울리고 동호회도 활성화돼있는 편입니다.
Q. 사장님이 보시기에 요즘 젊은 사람들은 어떤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즐겨 이용하고 있던가요? 그들이 주로 주고받는 화제는 어떤 것입니까?
A. 대부분의 의사소통을 이메일로 많이 하던데요. 전화는 잘 안쓰고 MSN으로 계속 대화를 주고 받는 걸 봤습니다. 화제는 잘 들을 기회가 별로 없어서 모르겠지만, 주로 직장생활. 이를테면 복지나 대우의 문제, 직장상사 얘기, 이성교제, 재테크, 아이들 교육이나 육아문제, 연예 등등인 것 같습니다.
Q. 만일 사장님께서 단기간내에 젊은 직원들과 활발한 의사소통을 하기 원한다면 무엇이 준비돼야한다고 보십니까?
A. 직원들이 편하게 자기 의견을 정리해서 내게 전달할 수 있도록 내가 이메일이나 MSN같은 그들이 애용하는 미디어를 숙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최소한 면전에서 우물쭈물하는 것보다 많은 얘기를 들을 수 있겠지요. 이메일은 가끔 썼지만, MSN은 전혀 해보질 않아 좀 배워놓아야겠습니다. 또 공통의 관심사를 만드는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은 내가 정한 주제를 갖고 얘기를 하다보니 나만 말하고 다른 사람들은 듣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주제는 사실 내가 즐겨 얘기하지 않는 것들입니다.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선 친화력이 생겨야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가 말하기 보다 질문을 통해 그들이 말문을 활짝 열수 있도록 유도하는게 좋겠군요.
Q. 계획과 실천의 내용이 좋습니다. 혹시 실천하시는데 장애요인은 없을까요?
A. 이메일이나 MSN같은 뉴미디어에 익숙하지 않아서 고생할 것 같습니다. 혹시 중도에 그만두지 않을까 벌써 약간 걱정이 됩니다. 그리고 미디어와 주제를 그들의 취향에 맞춘다해도 잠시 그 때 뿐, 사람들이 마음을 활짝 열어 속에 있는 이야기를 하기는 힘들 것같습니다. 즉 편한 관계가 지속돼야겠지요.
Q. 장기적으로 관계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교감과 감정이입이 돼야합니다. 가급적이면 젋은 직원들과 즐겁게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마련해서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게 좋겠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대해서도 직원들에게 맞추기위해 배운다고 생각하지 말고 본인에게 꼭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높인다고 동기부여를 하시기 바랍니다. 이미 사장님께선 남들보다 훨씬 늦은 연세에 컴퓨터를 배우셔서 훌륭하게 정보화에 성공하셨지 않습니까.
A. 사실 직원들과 터놓고 지낸다는 것은 제겐 이상적인 목표라고 봅니다. 잘 해나가다 한번만 분위기를 경직시켜놓으면 도로아미타불이 되지 않을까요?
Q. 사장님께선 자제분들에게 엄하게 대하는 편인가요, 아니면 친하게 잘 어울리시나요?
A. 다른 사람들보다는 아이들과 대화도 잘하고 격의없이 지냅니다. 주위에서 부러워하지요.
Q. 평소엔 친하게 지내다가도 가끔 혼내실 때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한 다음에 어떻게 풀어주시나요?
A. 아하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사실 그 다음에 항상 우물쭈물하곤 했습니다. 제가 혼낼 때는 무섭고 따끔하게 합니다만 어색해진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는 역할은 대부분 아이들 엄마가 하곤 합니다. 외식을 한다든가, 게임을 한다든가해서 아이스브레이킹을 하지요. 그런 역할을 할 사람이 있으면 좋겠네요. 저와 직원들간에 연결고리가 될만한 직원이나 간부들이 도와주면 한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Q. 오늘 말씀 나눈 건에 대해 한번 정리해보시기 바랍니다.
A.부하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의사소통하기 위해선 현실적 문제, 즉 그들에게 전혀 익숙하지 않고 부담스러운 소통방식과 나 중심적인 대화주제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 즉 그들에게 편한 미디어와 주제들을 숙달해서 시간을 갖고 호의적 관계를 만들어가야겠다. 미디어를 익힐 때는 나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향상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워놓으면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에게 말할 기회를 많이 주기 위해 그들에게 익숙한 주제에 관한 질문을 많이 준비해야겠다. 아무래도 직장생활하다보면 분위기가 경직될 때가 있을텐데 그럴 때엔 아이스 브레이킹에 능한 간부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Q. 좋습니다. 오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저와의 코칭시간에 대해 피드백을 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