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올해 나의 목표는 네가지다. 첫째, 집안 대사를 성공적으로 완수한다. 둘째, 신나는 아이들의 컨텐츠를 생산한다. 세째, 전문코치가 될 수 있도록 내공을 쌓는다. 네째, 건강과 체력을 강화한다.
전주에서 올라온 후 지난 두달동안 집안 대사와 신나는아이들의 컨텐츠 제작에 몰두했다. 다행히 두 사안 모두 무난한 출발이 예상된다. 이제 세번째 목표인 전문코치가 되기 위한 내공쌓기를 시작해야겠다. 1월 27~28일 코칭 클리닉 이후 한동안 미뤄두었던 관련서적 읽기를 어제(3월1일)부터 시작했다. <코칭경영의 도><사장이 직원을 먹여살릴까><코칭리더십>등이다.
<코칭경영의 도>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적절한 코칭 스타일 선택-기술/의지 매트릭스>. PCSI를 통해 코치나 피코치의 성향을 분석하고 어떤 스타일의 코칭이 유효한가를 점검해본 적은 있다. 그러나 계속 의구심이 드는 점은 상대가 어떤 유형이든 간에, 기술적 수준이 낮고, 의지가 약한 경우엔 일상적인 코칭이 잘 먹히지 않으며, 상대방도 좀 더 적극적인 지도를 오히려 원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책에선 기술/의지 매트릭스를 통해 (높은 의지, 높은 기술=위임)(높은 의지, 낮은 기술=지도)(낮은 의지, 높은 기술=격려)(낮은 의지, 낮은 기술=지시) 등 4가지로 나눈다. 즉 코칭을 하거나 경영을 하던 간에 피코치자의 임무 준비상태(기술과 의지)와 코치의 상호작용 스타일을 서로 잘 조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들을 읽다가 느낀 점이 있다. 이제까지 경험상 케이스 스터디는 아무리 열정적으로 탐독한다해도 한계가 있다. 내가 직접 실천해 본 후에 나와 전문가들의 방법론과 결론을 견주어 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코칭은 자신이 의식적으로 연습하려들면 수많은 케이스를 접할 수 있다. 어쩌면 코칭의 참효과는 유료코칭때만 발현되는게 아니라, 일상생활의 행복을 가져오는 효과적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점에서 더 반짝이는 가치를 갖는다.
그래서 여러 책에서 나오는 케이스를 내 코칭 상대라 가정하고 내 나름대로 코칭해보는 습관을 들여볼 생각이다. 일상적으로 만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의식적으로 코칭을 시도해보자. 그리고 그 때 마다 발생하는 문제점과 해결 방법, 창조적 코칭과 경청습관에 대해 기록하는 코칭노트를 만들어야 겠다.
우선 기본텍스트로 <사장이 직원을 먹여살릴까>라는 책에 나온 케이스들을 하나씩 다뤄보기로 한다. 그 첫번째 사례.
A사의 김차장은 말했다. "인사이동으로 상사가 바뀔 때마다 저는 참 곤란한 일을 겪습니다. 똑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 전임 상사는 이렇게 처리하라고 했는데, 신임상사는 무슨 일을 그렇게 처리하느냐며 야단을 칩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방법대로 새로운 지시를 내립니다. 예를 들어, 전임상사는 모든 결재는 순서를 밟아서 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는데, 이번에 온 상사는 급한 일일 때는 자신에게 직접 가져오라고 말합니다. 언젠가 순서를 밟느라 결재가 지연된 적이 있는데 무섭게 화를 내더군요. 도대체 원칙이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Q. 촛점을 맞춰봅시다. 우리 미팅이 어떤 결과를 내기를 바랍니까? 김차장님이 원하시는게 무엇이지요?
A.새로 온 상사와 원만한 관계를 갖는 것입니다. 회사에 가는 것이 죽을 맛입니다.
Q. 좋습니다. 지금의 상태를 다시 한번 정리해봅시다. 상사의 근무스타일과 관리방식에 어떤 특징이 있는 것 같습니까?
A. 상사는 성격이 급하고, 효율성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관료주의적인 행동과 사골를 몹시 싫어하지요. 한번 지시한 사항에 대해선 매우 빠른 피드백을 원합니다.
Q. 김차장님이 칭찬을 한다면 어떤 점을 높이 사고 싶습니까?
A. 그분을요? 글쎄요. 통솔력이 매우 강하지요. 스탭들을 몰아부치지만 확실하게 책임을 져줍니다. 믿고 일할 수 있게 하지요. 성과를 내는데 가장 효과적인 분입니다.
Q. 김차장님은 어떤 스타일이신가요? 매우 치밀한 성격같은데. 동료들은 뭐라고 합니까?
A. 남들이 다 꼼꼼하다고 합니다. 전 성격상 대충 넘어가는 건 싫습니다. 뭔가 빼놓고 지나가는 것 같아 영 찜찜하지요. 덕분에 내부감사는 걱정없다고들 합니다.
Q. 그래서 전 상사와는 매우 좋은 관계였나 봅니다. 김차장님의 중요성을 아직 상사가 모르시는 것 같은데요. 상사와 가끔 이야기할 기회가 있습니까?
A. 아직 개인적인 관계는 없습니다. 만나면 무슨 얘길 해야할 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구요. 그 분 스타일에 안맞는 얘길 했다가 안하느니만 못하게 될 것 같아 걱정입니다.
Q.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 상사도 김차장님과 좋은 관계를 원할 겁니다. 그런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을 테니까요. 어떤 얘기를 하고 싶은지 저한테 한번 연습해보시지요.
A. 쑥스럽군요. (음음..) 저는 제 일하는 방식에 원칙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직 안에는 앞에서 열심히 밀고 나가는 사람도 있고 뒤에서 잘 챙기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성격이나 업무 스타일로 볼 때 아무래도 후자인 것 같습니다. 상사께서 앞으로 나가실 때 뒤는 제가 맡겠습니다. 적어도 상사가 벌려놓은 일이 대충 마무리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Q. 정말 훌륭하군요. 상대방을 진심으로 배려하는 마음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감동하겠는걸요. 상사에게 좀더 구체적으로 부탁할 사항을 정리해보세요.
A. 우선 결재라인은 원칙적으로 꼼꼼하게 밟도록 하겠습니다. 조직원 각각의 책임과 권한을 분명히 정리해놓는 행위가 결재라고 생각합니다. 결재라인이 무너지면 기강과 함께 책임감도 떨어지게 됩니다. 물론 시간이 급박한 경우는 예외가 있을 수 있습니다만, 이 경우에도 구두보고라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판단은 일선 관리자들에게 맡겨주셨으면 합니다.
Q. 그대로 말씀하시면 되겠습니다. 상사에 대한 피드백 효과도 있겠습니다. 물론 그 경우엔 정중하게 피드백 제안을 먼저 한 후에 받아들여지면 하는게 좋겠지요. 혹시 이렇게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과정에 장애요인은 없을까요?
A. 지금은 저한테 별로 좋은 감정이 아닐텐데 무작정 얘기를 꺼내는게 과연 현명할까요? 화를 내거나 불쾌하게 생각하면 어쩌지요?
Q. 코칭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선 서로 호의적인 관계가 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조건입니다. 지금 상태로 그냥 계속 지내는 것은 상황을 호전시킬 수 없을 겁니다. 처음 만났을 때 칭찬을 먼저 시작하십시오. 상사가 와서 우리 조직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가를 호의적으로 말씀하십시오.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의 말은 경청하는 법입니다. 그리고 김차장님의 말이 그 상사 입장에서도 유익하게 받아들여지도록 하시면 됩니다. 상대방 입장에서, 호의적으로, 그러나 솔직하고 정확하게. 그러면 될 것 같습니다.
A. 잘 알겠습니다. 제가 정리해보겠습니다. 상사와 솔직한 대화를 하는게 중요하다. 우선 상사의 장점을 칭찬해서 호의적 환경을 조성한다. 내 성격과 업무스타일을 설명하고, 상사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결재방식에 대한 내 생각을 전달한다. 이때 상사가 우려하는 사항에 대해선 대안을 갖고 간다. 어떻습니까?
Q.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