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는 아마 알고 있을거야."
당신은 고민스러운 일을 만날 때마다 제인이 황금박쥐를 찾듯 보스라는 절대자를 찾는다. 그러다 어느새 스스로 결정하고 해결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그에게 습관처럼 돌려놓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 보스는 미안한 얘기지만 더이상 해결사가 아니다. 당신의 잘못된 습관은 꽤 유능한 당신의 상사를 결국 실패한 조직의 원흉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물론 보스가 무죄라고 항변할 순 없다. 자만심과 독재의 맛에 길든 그는 부하들의 판단능력을 마비시켰고 결국엔 조직의 전신마비를 초래하게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코칭의 기술. 책을 다 읽고 보니 제목이 약간 잘못 달려있다. 이 책은 기술보다는 패러다임, 즉 세계관의 변화를 강조한다. 보스가 아니라 부하가 문제 해결의 당사자이며 주체라는 입장이다. 경영의 핵심은 부하를 제대로 모시는 것이다. 조직의 발전은 일하는 자들의 개인적 역량이 최고조에 달할 때 실현된다. 이렇게 부하가 자아실현을 해낼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것이 상사의 직무이며, 코칭의 핵심이다.
다음은 이 책의 줄거리를 정리한 것이다.
이 책은 현대를 <해답이 없는 시대>로 규정한다. 이제까지 해답의 보유자로 군림해왔던 직장의 상사들은 자신의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단언한다.
해답은 어디 있을까? 이 책은 고객만족, 사원만족이란 단어에서 보여지듯 문제해결의 실마리, 즉 해결능력의 주체가 고객이나 사원에 있다고 주장한다. 고객이나 부하의 능력과 가능성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한 해답이 그들 스스로에게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흔들림없는 철학이요, 가치관이다.
당연히 기업은 고객/사원과의 접촉면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며 조직형태도 세로형 조직에서 가로형 조직으로, 스탭형에서 라인형으로 바뀌는 게 당연하다. 이때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달라져 <지시명령형 커뮤니케이션>에서 <쌍방향 질문형 커뮤니케이션>으로 전환되야 한다.
가로형조직에서 상사는 지위라기보다 역할 또는 기능이 된다. 즉 부하가 가진 해답을 이끌어 내는 특정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직으로 볼 수도 있다. 이런 주장은 애당초 타인을 자기 생각대로 컨트롤한다 또는 조작한다는게 불가능하다는 전제에서 비롯된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 타인을 조작하려 헛된 노력을 들일게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상사들은 <내가 하라는대로 해!> 또는 <네가 알아서 해, 난 모르겠어.>의 극단적 자세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걸까. 조작주의와 방임주의가 아닌 <제3의 길>이 있어야 한다. 상사와 부하가 협동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방식을 <코칭>에서 찾는다.
코팅의 정의는 <개인의 자아실현을 서포트하는 시스템>이다.
자아실현부터 따져보자. 인간의 욕구에는 5단계가 있다. 가장 하위욕구부터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애정과 소속에 대한 욕구, 인정과 존경의 욕구, 마지막 최고 단계가 자아실현의 욕구다. 즉 자신이 지닌 능력이나 가능성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이다.
서포트의 뜻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헬프와의 차이점에 주목해본다. 맨홀에 빠진 사람을 도와주는 것은 후자요, 흔들리는 사다리를 붙잡아달라고 하는 것은 전자다. 즉 무력한 상태의 상대방이 마이너스에서 제로로 가는 것이 헬프라면, 서포트는 유력한 상태에 있는 상대방을 제로에서 플러스로 가게 돕는 것이다. 코칭은 한마디로 유력한 부하를 도와서 그의 자아실현을 이루게 하는 행위인 셈이다.
시스템은 단순히 기술이나 방법론만을 뜻하지 않는다. 코칭에는 <3대철학>이 있다 1. 모든 사람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2. 그 사람에게 필요한 해답은 모두 그 사람 내부에 있다. 3.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파트너가 필요하다. 즉 시스템은 코칭의 철학에 근거한 협동적인 인간관계까지 포괄한다.
3대 철학에서 세번째 해답을 찾는다, 즉 해답을 찾기 위해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코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에 주목한다. 사람의 의식은 마치 빙산처럼 드러난 현재의식보다 물밑의 잠재의식이 훨씬 더 중요하다. 사람은 보통 현재의식을 통해 문제해결을 하려들지만 정작 해답은 잠재의식에서 비롯될 때가 많다. 그래서 의식의 화살표를 거꾸로 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잠재의식을 들여다보는 거울이 바로 질문이다. 코치는 질문을 통해서 부하의 잠재의식에 들어있는 해답을 스스로 끄집어 내도록 유도하는 사람이다.
코칭의 다섯가지 핵심스킬을 소개한다.
첫째가 질문스킬이다. 코칭에 반드시 필요한 질문스킬은 확대질문(특정질문), 미래질문(과거질문), 긍정질문(반대질문)이 있다.
확대질문은 질문받은 사람이 즉석에서 대답할 수 없는 질문, 혹은 예, 아니오로 대답할수 없고, 둘이상의 해답이 있는 질문이다. 확대질문의 강점은 잠재의식으로 화살표를 확 돌려놓는 효과가 있다.
가능성을 이끌어내는 것이 코칭이라면 그 가능성의 시간축은 현재에서 미래로 달려가는 미래형이다. 따라서 부하의 화살을 계속 미래로 향하게 해야 한다. 과거질문은 대부분 과거의 실패 또는 자아실현의 좌절을 떠올리게 한다.
부정적인 질문을 던지면 부하들은 그 질문에 충실히 반응해서 부정적으로 사고하기 쉽다. 자동차경주에서 드라이버는 벽에 부딪혀선 안된다는 부정적 생각을 해선 안된다. 그러면 벽을 지나치게 의식해서 결과적으로 벽에 충돌하는 경우가 곧잘 발생한다. 부하의 가능성을 이끌어낼 때는 긍정질문을 통해 긍정적인 해답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가 경청스킬이다.1단계는 <부하의 이야기를 귀로 듣는다.> 경청의 첫걸음은 부하의 말을 들을 때 그에게 의식의 화살을 돌리는 마음가짐이다. 내 머리를 비우라는 것이다. 2단계는 <부하의 이야기를 입으로 듣는다.> 부하가 이야기하는 동안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지되 나를 위한 질문이 아닌, 부하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3단계 <부하의 이야기를 마음으로 듣는다.> 그 전제는 마음으로부터 부하의 자아실현의 주체는 그 자신이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않는다. 그리고 부하의 척도로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부하의 척도는 그 사람 입장에서 사물과 사람을 보는 것이다.
세째가 직관스킬이다. 부하의 잠재의식과 가장 거리가 먼 곳에 상사의 현재의식이 있다. 즉 부하의 잠재의식을 깨우려면 상사는 현재의식을 가동시켜선 안된다. 그래서 첫째 상사는 생각하면 안된다. 즉 열심히 머리를 굴리게 되면 상사는 그동안 자기 생각을 하게 되고 결국은 일을 하는 셈이다. 그러면 부하는 일을 하지 않게 된다. 코칭에서 일은 부하가 해야한다. 질문이라는 공을 받으면 재빨리 순발력있게 부하에게 되돌려줘야 한다.
둘째, 예측해선 안된다. 상사들은 "부하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해답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잘못된 강박에 사로잡혀 있다. 부하들과의 대화에서 결론을 예측한다면 상사의 생각으로 유도하려는 기제가 작동하게 된다. 결국 부하들은 문제해결을 스스로 찾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아는 체하지 말고 솔직히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해답이 존재하는 부하의 잠재의식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생각하는게 옳다.
셋째, 리드하지 말라. 그냥 따라가면 된다. 부하가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이다. 그 힌트는 조금전에 그가 한 말중에 있다. 부하가 헤맨다고 절대로 흥분하거나 뭔가를 지시 또는 강권하려 들지 말라.
네번째, 자기관리스킬이다. 상사가 부하를 위해 100% 자기 자리에 있으려면 세가지를 다잡아야 한다. 첫째 머리를 관리한다. 앞에서 머리를 비우라 했는데 그만 깜박 생각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집착하거나 당황하지 말고, 영화에 자막 지나가듯이 흘려버린다. 둘째, 마음 즉 감정을 관리한다.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혀 있을 때 코칭하지 말라. 부정적 요소들을 확인하거나 해결 또는 잊을 수 있도록 사전에 조정해야 한다. 세째, 몸을 관리한다. 부하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부하가 편하게 말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자세나 표정을 관리하는 것이다.
다섯째, 확인스킬이다. 부하의 미래, 현재, 과거에 대한 확인이며, 동시에 부하의 가능성을 확실하게 인정하기 위한 기술이기도 하다. 인간은 스스로를 인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문에 외부로부터의 확인절차가 필요하다. 부하의 미래부터 확인한다. 다함께 미래를 꿈꿔보자. 부하가 가고자 하는 곳, 즉 미래의 비전이나 꿈이다. 부하가 목표를 잊었다면 그것을 상기시키고 자신감을 상실했다면 격려해줘야 한다. 둘째 부하의 현재를 객관적으로 확인한다. 이때 중요한 확인기준이 가치관이다. 어떤 것에 가치를 두는지 확인한다. 매일 수많은 선택을 해야할 때 어떤 기준으로 결정할 것인가. <자네의 가치관에 비춰볼 때 올바른 선택은?>이라는 질문을 던진다. 세째, 부하의 과거를 확인한다. 실패담이 아닌 성공담,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를 상기하게 해서 의식의 화살표를 과거로 꺾지 말고 계속 미래를 지향하도록 한다.
이렇게 코칭을 해서 얻어질수 있는 성과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쌍방향으로 달라지고, 패러다임도 X축(부하는 당근과 채찍으로 부린다)에서 Y축(사람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부하가 문제해결의 당사자다)으로 변화한다. 코칭은 상사-부하의 관계에만 존재하지 않고 모든 관계에 적용될 수 있다. 사내에서 코칭관계가 확산되어 모든 개인이 자아실현을 하게 된다면 그 회사는 발전할 수 밖에 없다.